여름장마에 저는 지쳐 쓰러졌고 요구르트 배달을 그만 두게 되었으며 또다시 둘째 사내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주님은 때가 되었는지 둘째 아이를 통해 깨닫는 기회를 주셨지만 전 깨닫지 못했습니다. 둘째 아이는 6개월이 되자 심한 기관지염으로 밤마다 무척 고통스러워 했습니다. 전 그때마다 이런 기도를 했습니다. 『주님! 제가 죄인이라면 저에게 벌을 주시고 우리애기를 낫게 해 주세요』죄인이 죄인인지조차 깨닫지 못한 참으로 미련한 기도였습니다. 세상것을 주님보다 우선으로 생각하며 추구하는 삶이 죄된 삶이라는 것을、쉬고 있는 생활이 신앙생활 아닌 죄된 생활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 어리석은 자였으나 그래도 자상하시고 인자하신 주님은 둘째 아들을 좋은 병원으로 인도하시어 빨리 완쾌되게 해 주셨습니다. 얼마 후 우리는 애아빠의 직장을 따라 지금 살고 있는 이곳、성남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아들이 돌을 지낸 후 저는 아빠를 남겨 둔 채、두 아이를 데리고 여수 아파트촌에 가서 양품가게를 했습니다.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돈을 벌기 위해서 3년 동안 떨어져 있자고 서로 합의한 후 저는 또 돈벌레처럼 돈을 버는데 급급했습니다. 주님께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으셨던지 이제 더욱 가까이 제게 다가와 부르시기 시작 했습니다. 저의 지친 건강과 아빠와의 갈등으로 저는 방황하게 되었고 그 순간 주님을 찾지 않으면 더 이상 위로해줄 사람이 없을 것만 같고 꼭 미쳐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정리해서 다시 성남 애아빠 곁으로 옮겼습니다. 또 한편으론 제 마음엔 빨리 주님 곁으로 나가야겠다는 일념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집에 활동은 레지오 단원 자매를 발견하고 맨발로 뛰쳐나갔으며 저도 천주교 신자라고 얘기하여 도움을 청했습니다. 곧 신부님과의 면담이 이루어 졌으며 혼배성사날을 잡아 주셨습니다. 고백성사를 보기전 마음을 정리하면서 지난날을 돌이켜 보니 주님께 대한 부끄럽고 감사한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 내렸습니다. 자상하신 본당 신부님의 배려로 그토록 소망하던 혼배 성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5월22일!
그날은 제게 너무나 가슴 벅차고 너무나 기쁜날이었습니다. 그동안 마음 한편에 무거움과 그늘진 곳이 있었는데 이제는 어디든지 훨훨 날을 것만 같은 홀가분한 마음이었습니다. 여인네의 꿈을 아시고 소망을 아신 우리 주님께서는 우리들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을 이루워 주셨습니다. 멋장이신 주님은 우리가 첫사랑을 서로 고백했던 날이 5월22일이라는 것을 기억해 놓으셨다가 바로 이날을 축복의 날로 정해주셨다는 것을 생각 할 때 놀라우신 역사에 가슴이 벅차옴을 느낍니다. 『너희들이 나를 떠나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성서 말씀이 제게는 교훈의 말씀으로 남아 있으며 실지로 이 귀한 말씀은 우리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뼈 빠지게 노력했어도 주님 곁을 떠나서는 물질을 얻지 못했읍니다.
그러나 혼인성사를 받고는 점차 가정 형편이 좋아졌으며 애아빠는 승진까지 하게 되었으며 원하던 내 집 마련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 그렇게도 자주 앓았던 둘째도 영세 후는 아주 건강하게 잘 자라 주었으며 우리 가정은 애아빠까지도 세례를 받게 되어 항상 기쁨과 평화가 넘치는 행복한 생활이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병든 내육신과 상처 투성이었던 내 영혼까지도 말끔히 치유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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