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가 끝나고 교회는 신앙의 자유를 누리게 되어서 많은 목자들과 학자들에 의하여 신학의 발전을 보게 되었다. 로마제국의 동부에서는 그리스어가 주로 사용되었기에 이지역의 저술가들을 희랍교부라 부르고 서부에서는 주로 라틴어를 사용하였기에 이 지역의 저술가들은 라틴교부라 부른다.

◆희랍교부들의 교회론

대교부들이 배출되면 4ㆍ5세기에는 그리스도께 대한 교리가 주관심사였으니 희랍교부들의 교회론은 그리스도론의 일부 내지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에 의하면 하느님은 성자의 강생을 통하여 인간에게 내려오시고 인간은 성자를 통하여 하느님께 나아가는데 성령은 하느님과 인간의 친교를 가능케 하시는 힘이시다. 그래서 성령을 통하여 성자의 은총을 받은 사람들은 성자와 한 몸을 이루니 이것이 교회이다.

그래서 교회의 신비는 강생의 신비의 연장 또는 완성이라 한다.

◆강생신비의 완성

4세기의 성 아타나시오는 성자께서 강생하심으로써 받은 은총을 성령을 통하여 우리에게 부어주심으로써 우리가 성자를 닮아서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셨으니 그리스도의 신적 생명을 인간에게 전수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라 하였다.

4세기 후반기에 활약한 성바실리오、나지안즈의 성 그레고리오、니싸의 성 그레고리오등의 주장도 비슷하다. 말씀께서 인간성을 취하시어 인류의 인간성에 참여하셨고 인간은 그리스도의 인간성에 연결되어서 하느님과 통하게 되었는데 이 친교의 사실을 그들은 과감하게 신화(神化)의 가능성을 얻었다 한다. 신자는 그리스도께 신앙으로 일치하여 이 신화를 달성하게 되니 이것이 바로 교회라 한다.

5세기의 성 치릴로는、성령께서 그리스도의 강생을 이루신 것처럼 은총으로 우리를 신화시킨다. 같은 성령을 받은 그리스도와 신자들은 한 몸을 이루며、영성체로써 신자는 그리스도와 일치하고 같이 영성체한 형제들과도 일치하여 한 몸을 이루기 때문에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라 한다고 설명하였다.

◆교계제도 실천

이렇게 희랍교부들은 그리스도론의 일부로서의 교회를 논하였고、교회의 가시적 구조나 제도에 대하여 별로 논하지 않았으나、실제에 있어서 반대나 박해를 받을 때에 로마 교황에게 호소하는 방식으로 교계제도를 실천하였고、특히 성 요한 금구는 교회의 사제직엔 관하여 상세하게 논하였다.

◆라틴교부들의 교회론

라틴교부들은 일반적으로 그리스도의 구속의 신비에서 교회를 연역하고 있다.

교회는 구속사업의 결과로 탄생되었으니 우리는 구속의 은총으로 그리스도와 결합된 한몸이며、이 몸의 지체의 자격으로 그리스도의 구속사업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4세기의 성 암브로시오는 교회와 국가를 구별하여 신앙문제는 교회에 일임해야 되고 국가는 영생의 길을 가르치는 교회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하였다. 또 베드로가 있는 곳에 교회가 있고 교회가 있는 곳에 영생이 있다 하면서 교회의 구심점이 로마교회임을 주장하였다.

같은 시기의 성 예로니모는 성서의 참뜻을 보장하고 가르치는 교회가 바로 신앙의 규범이며、그 중에서도 로마교회는 노아의 배와 같은 것으로서 누구든지 이 배 안에 들어있지 않으면 홍수에 침몰할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그는 고대교부들 중에서 유일하게 교계제도의 중심을 사제단이라 하였다.

◆구속사업의 결과

5세기의 성 아우구스티노는 처음으로 종합적인 교회관을 전개하였다. 그 이전의 교부들의 주관심사는 그리스도론이었으나 그는 그리스도론의 결과인 은총론과 교회론을 통하여 본격적으로 그리스도교 인간론을 추구하였다.

성서가 그리스도께 대하여 말할 때에 우리는 세가지 경우를 구별해서 이해해야 된다. 첫째 경우는、그리스도의 신성(神性)만을 지적하는 경우가 있고、둘째로는 강생하신 그리스도를 말하는 경우인데、이 때에는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로서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중재자로 이해하여야 한다. 셋째 경우는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지적인 교회를 합하여 전체적인 그리스도를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체적인 그리스도를 생명체로 유지하는 힘은 성령이시다. 아우구스티노는 성령과 교회의 관계를 인간의 영혼과 육신의 관계와 비슷하다 하였는데、후세에서 그를 교회의 혼은 성령이라 하는 교설의 창시자로 보고 있다.

현세교회의 모든 가시적 제도는 천상에 이르기까지의 보조수단에 불과하지만 특히 세례、성체、신품을 거론하고 있다.

세례성사는 왕의 도장을 찍는 것과 같아서 교회 안에 충실한 신자에게는 은총도 되고 표지도 되지만、배교자에게는 은총은 없어지고 표지만 남는다고 하여 후세의 인호론(印號論)의 효시가 되었다.

성체성사는 그리스도와 신자와의 일치뿐 아니라 신자 서로 사이의 일치의 성사이므로 현세교회의 일치의 중심성사라 하였다.

신품성사는 사람을 축별(祝別)하여 그리스도의 도구로 삼는 성사로서、주께서 인수받은 성직자를 통하여 행위하시기 때문에 교역자 개인의 성덕과 성사의 효력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였다. 이 주장은 후대의 사효성(事效性) 원리의 근거가 되었다.

◆신자의 자격

신자의 자격에 대하여 일부 이단자들이 교회는 성인들의 친교이니 죄인들은 교회에서 배제된다고 하였지만、현세교회는 순례도중에 있기에 밀과 가라지가 섞여있게 마련이고、하느님만이 어떤 양들이 교회밖에 있는지 어떤 늑대들이 교회 안에 있는지 아신다고 강조하였다.

참된 신앙의 규범에 대하여 그는 이렇게 주장하였다. 우리가 믿는 진리는 어느 학자나 회의가 주장하는 것이 아니고 사도적 전통에 충실한 교회가 가르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가톨릭교회가 그 권위로써 보장하지 않는다면 복음성서도 믿지 않겠다고 갈파하였다.

그래서 로마성좌(聖座)는 사도 베드로부터 이어 오는 주교직의 계승을 가지고 있으므로 교회의 보편적 유일성의 표지요 근거가 된다고 하면서 로마교황의 계보를 열거하였다.

교회와 국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성 암브로시오의 주장을 답습하면서도 국민간의 평화를 위하여 국가는 종교문제에 대해서 관용정책을 쓰라고 권고하였다.

끝으로 교회는 현세에서는 고향으로 나아가는 순례자이고 천국에서 일치와 사랑이 완성되는 종말지향성을 가지고 있음을 명백히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