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교회 음악의 침체와 부진을 극복하고 꼬딕 성당의 빛깔 유리창을 바로끄 성당의 도움을 아름다운 성가의 합창으로 진동시킨 그 옛날로 돌아가게 할 방도는 없을 것인가.
복고가 아니 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전례 참여를 바란다는 것이다.
또한 예술성 높은 종교음악을 사회에 제공한다는 의미에서의 사회 참여를 바란다는 것이다.
음악은 어떤 예술보다도 감정성이 풍부하다.
따라서 숭고하고 경건한 종교적 경지에로 우리들의 마음을 이끌어 갈 힘이 매우 강한 것이다. 프랑스의 시인 뽀올ㆍ끌로델이 노뜨르담 대성당의 오르간 소리를 듣고 느낀 종교적 체험이 그의 인생에 결정적인 의미를 주었다는 것은 유명한 에피소드가 되어 있지마는 성가나 찬송가에 끌려서 교회에 들어오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실제로 많이 듣게 된다. 현대의 교회는 순수한 신앙의 면과 아울러 젊은 세대의 마음을 교회에로 이끌어 갈 어떤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서 지적한 두 개의 요인, 즉 교회 당국의 합창 음악에 대한 인식과 신자 개창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우선 본당 신부와그 교회 소속의 음악 지도자 사이의 이해와 합의는 이루어져야 하겠다. 그래서 예컨대 어느 정도의 예산이라든가 합창 지휘자와 오르가니스트에 대한 물질적 대우도 응당 책정되어야 하겠다. 이러한 기본 조건을 마련하지 않고 교회에 봉사하라고 요구한다면 대개의 경우 지속적인 성의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의 여러 경험에 비추어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또한 문화와 예술에 이해를 가지는 신자 유지의 정신적 물질적 뒷받침은 매우 고무적이고 유효한 힘이 될 것이다. 어느 정도 여러 본당에서 성가 합창에 대한 인식이 바로잡힌다면, 혹은 바로잡기 위해서도 다음과 같은 방안이 구체적으로 검토되었으면 한다.
그 하나는 성가 지도자의 강습회를 마련하는 일이다. 오늘날 도시에는 유능한 음악 전문가가 없지 않다. 기술적인 면에서 어느 수준에 도달한 성가 지도자가 적기 때문에 모처럼 성가대원을 모은다 해도 이들을 훈련시키는 데 부족한 점이 많고 따라서 모인 사람들의 열성은 식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성가 지도자 강습회에서 음악 이론 발성법ㆍ지휘법 편곡법을 습득한다면 성가대 발전에 큰 도움을 줄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다음으로는 여러 본당이 참가하는 성가 대회를 개최해서 우수한 합창단을 표창하는 일이다. 역시 경쟁이 있는 곳에 향상과 발전이 있다 하겠다. 예컨대 지난해 대구교구에서 실시한 성가 대회는 음악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에 큰 자극을 주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이런 모임이 연례적인 교회 행사가 된다면 여러 면에서 얻는 바가 매우 클 것이라 생각되어지는 것이다.
끝으로 한국 성가의 작곡과 그레고리안 성가의 부흥을 제안해 두고자 한다.
제2차「바티깐」공의회에서도 견해를 밝힌 바이지마는 세계 여러 국민은 그들 고유의 음악 전통을 바탕으로 해서 이들의 생활 감정과 밀착된 성가를 작곡하고 노래 부를 자유와 자격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 당연한 사실을 많은 신자들은 깊이 깨닫지 못하고 그저 서양에서 만들어진 성가를 관습적으로 불러오는 실정이라 하겠다. 필자도 경험한 바이지마는 외국인으로부터『당신 나라의 성가는 어떤 것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새삼스럽게 한국 교회 음악의 소재는 어떠해야 할 것인가를 반성해 본 분들도 적지 않을 줄 안다. 적어도 역사 의식을 가진다면 한국의 민족성과 시대성을 바탕으로 하는 우리들의 성가를 자랑스럽게 갖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위의 주장과 모순되는 것처럼 느껴질런지 모르겠으나 그레고리안 성가의 부흥을 바라는마음이 간절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 그레고리안 성가는 가톨릭 음악 전통의 가장 숭고한 유산이며 또한 가장 높은 위치에 놓여질 예술 작품이기도 한 것이다. 세계의 모든 가톨릭 교회가 그들의 국어로써 말씀의 전례를 행하고 있는 현재에 있어서 의식과 정신의 통일이라는 면에서도 그레고리안 성가의 보편적 노래 부르기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할 것이다. 적어도 큰 축일 미사에는 그레고리안 성가를 불렀으면 좋겠다.
끝으로 교회 음악의 현실을 파악하고 앞날을 위한 설계를 구상해 보는 것은 성직자 및 일반 신자의 가장 큰 과제 중의 하나가 되어야 할 것이라는 것을 거듭 강조해 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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