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서(VII)
지금까지 이 단락(11~20)안에서 예레미야의 개인 탄식 고백을 살펴보았는데 이제 심판예언들과 함께 또다른 형식의 탄식을 살펴볼까 한다. ①14, 4~15, 4은 하나의 문학적 통일체를 이루는 부분으로 그 주제는
나라의 위기를 나타내는 민족 詩이다. 동포의 고난에 대한 연민이 생생히 묘사되어 나오는 예언자의 기도속에는 마음으로부터 우러러 나오는 감동과 신실성이 진액처럼 묻어나 오지만(14, 7~9)백성들의 고질적인 불성실 때문에 그 기도가 응답받지 못하는 것이 산문체로 이어진다(11~16절). 이어서 탄원의 기도가 나오지만 그들의 간청은 한마디로 거절당한다. 모세와 사무엘같이 이 백성을 구원할 수 없을 것이란다(15, 1). 이때 예례미야의 태도에는 동포들의 재난과 하느님의 분노 사이에 홀로 서서 어찌할바를 모르는 처연함이 고조되고 있다.
②16, 1~13은 가까이 오는 심판의 표징으로써 가정생활에까지 미칠 극심한 불행을 자서전적인 맥락 안에서 보여준다. 백성위에 들이닥칠 무서운 운명의 징표로서 왜 자신이 결혼을 하지않고 자녀를 가질 수 없는지와 이웃의 일상적인 희노애락에 동참할 수 없는지를 설명하는 가운데 심리적인 억압이 적나라하게 표출되어 있다. 에언자 시대에는 이스라엘 사회에서 아직 독신의 전례가 없었는데 예레미야는 야훼의 명에 복종하여 이 모든 것을 이행해야했던 것안에 그 상징의 의미를 읽을 수 있다.
③18, 1~12 역시 자세전체로 된 것으로 옹기장이와 점토의 비유를 통해 말씀을 받아들이는 예언자를 만나게 된다. 옹기장이는 점토로 무엇이든 그가 원하는 것을 빚어 만들지만 점토가 유연하고 부드러워야 원하는 작품을 만들 수 있듯이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점토의 질이옹기장이가 만드는 옹기를 결정하듯이 한 백성의 자질이 하느님으로 하여금 그 백성을 어떻게 처리하실 것인지를 결정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이 부분의 요점은 11절에 나타나 있듯이 하느님 심판의 불가피함이 드러나는데 있다. 여기서 우리는 회개의 기회를 유예해 주는데도 그것마저 깨닫지 못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
④19, 1~20, 6에서는 오지그릇을 깨며 예언하는 예레미야의 상징적인 행동을 만나게 되는데 그는 야훼의 명령을 받고 예루살렘의「옹기대문」바로밖에 있는 벤힌놈 골짜기에서 장로와 사제가 보는 앞에서 오지그릇을 깨는 상징적인 행동을 하여 예루살렘도 그와 같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멸될 것이라고 심판의 경고를 반복한다. 이 행동은 그 당시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야훼 말씀의 실재성을 담고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백성들 편에서는 너무나 끔찍스런 목적을 담고있는 것으로 직감했다. 따라서 제사장인 비스홀은 그런 행동을 한 예레미야를 때리고 차꼬를 채웠던 것이다.
이와같은 상징적인 행위 속에서 하느님의 권능과 인간의 자유의지에 따른 책임추궁이 두드러져 나타나는 것을 우리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⑤기타 이 단락에서 보여주는 것은 몇가지 서로 관련없는 탄핵들이 섞여있다.
13, 1~11은 자서전적인 산문체로 모시로 만든 허리띠에 관한 행동이 이스라엘은 처음에는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며 선택된 민족으로써 모시잠방이를 입은 높은 직분의 사람처럼 대우받았으나 그들의 고집과 교만은 썩어서 아무 쓸모가 없는 바서라져버린 잠방이 처럼 되물릴수 없는 限을 삼킬 것이다.
12~14에서는 포도주병에 관한 풍자로써 야훼께서 그들을 잔뜩 취하게 하여 온전히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빼앗아 그들이 희롱하고 있는 병들과 같이 박산내어 버릴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전능자를 배신한 자의 말로를 여실히 보여주어 우리로 하여금 현재를 직시하게 만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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