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에 폭발한 프로테스탄트 혁명은 앞서 말한 여러가지 원인들의 복합적 작용에 의하여 종래의 교회관과 개혁과의 교회관이 대립하여 일어났고 이에 대한 가톨릭의 호교적 투쟁으로 16세기에서 19세기말까지의 교회론은 논쟁적이요 호교적인 양상을 보여준다.

개혁파의 주장

개혁파의 교회관은 그때 처음으로 성립된 것이 아니고 그전의 여러 조류에서 연유한다. 첫째、아우구스띠노의 사상 중에서 영성에 치중하는 신비주의적 경향을 답습하여 교회의 가시적 면을 등한시하고、중앙집권적이고 법률적인 교회관에 반발하여 개인적이고 분권적인 교회상을 모색하고、각급 교회당국자들의 타락을 질타하면서 교계제도 자체를 매도하는 경향 등이 종합된 것이었다.

그들에 의하면 하느님과 인간의 깊은 상호관계인 그리스도교에 있어서 유일한 권위는 하느님의 말씀인 성서뿐이며 인간의 구원은 성서에 대한 신앙만으로 시작되고 인간의 행위와는 관계없이 하느님의 은총만으로 성취되는 것이라 하였다.

이러한 순수한 신앙을 가진 신자들의 이념적 영성적 공동체가 진짜 교회이고、현세교회의 모든 가시적인 제도는 성직자들의 인간적 발명품이기 때문에 이따위 제도들은 하느님과 인간 사이를 가로막는 장벽이라고 하였다.

또 그리스도의 사제직은 유일한 것이고 여기에 신자들은 영신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니 우리는 그리스도외의 다른 중개자가 필요 없다. 따라서 가시적인 단체를 형성하는 교계적사제직은 인간들이 조작한 사이비 사제직이라 하였다.

가시적 제도부인

이런 대전제에서 출발하여 가톨릭과 논쟁이 가열되면서 중개역할을 하는 모든 제도와 성사들을 부인하였다.

주교ㆍ신부ㆍ부제의 교계제도성직자의 교도권、성전(聖傳)의 권위、세례를 제외한 모든 성사들이 부정되고、인간의 선행과 공노의 필요성、성인공경의 타당성、독신제도의 유익성 등이 배척되고 말았다.

루터보다 조금 늦게 칼빈은 루터만큼 철저하게 가시적 제도를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근본적으로는 같은 방향으로 나갔다. 교회는 하느님께서 자신을 인간에게 주셨다는 표지에 불과하고 진실로 구원의 도구적 원인이 아니며 그리스도에게 인간을 인도하는 보조수단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결국 개혁파의 교회관의 결함은 그들의 그리스도론과 인간론의 결함에서 파생된 것이다. 인간은 원죄로 인하여 근원적으로 타락하여 아무런 선행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였고、그리스도의 신성(神性)만 강조하고 그의 인간성을 과소평가하였기에 교회의 영신적 국면만 강조하고 인간적 국면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개혁파의 공격에 대하여 가톨릭에서는 트렌토 공의회(1545~1563)를 소집하여 저들이 반대하는 교리와 실천을 더욱 강조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인간구원에 있어서 은총의 힘과 아울러 이 은총에 협력하는 인간의 공로를 인정하고、성서의 권위가 최고이지만 성서를 올바로 해석하는 교도권의 권위도 중요함을 강조하고 실천 없는 신앙의 무가치함을 역설하였다. 또 은총이 중요한 만큼 은총을 부여하는 7성사의 중요함도 강조하고、성사를 집전하는 직위적 사제직을 일반신자들의 영신적 사제에서 구별하였다.

트렌토 공의회는 그때까지 막연하게 믿어오던 여러 가지 교리를 명확하게 정의하였다.

성서의 경전목록(經典目錄)을 확정하였고 원죄、의화(義化)、신앙、은총에 관한 교리、각성사의 의미와 성립요건(成立要件)을 확실히 규정하였고 연옥、대사(大赦)、성인공경에 관한 교리를 재확인하였다.

신학교제도 확립

실천적인 면에서 교황청과 각급 교회조직을 개혁하고 역사상 처음으로 학교다운 신학교제도를 확립하였고、성직자와 신자들의 신앙생활의 규율을 확립하였다. 공의회이후 교회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교회론은 교회의 가시적 제도론을 더욱 강화하였다.

성 벨라르미노、성보로메오、수아레즈같은 학자들의 교회론은 대체로 호교론적 성격이강하게 드러난다. 사회조직체로서의 교회의 존재이유、제도의 타당성、권위의 근거와 한계、참된 교회를 가짜 자칭교회에서 구별지우는 특징 등이 주요한 내용이었다.

그래서 교회는 구원의 방법들과 그 방법을 운용하는 교계제도와 그 교계제도가 도입한 규율 등을 통합한 법인체(法人體)로 묘사되었고、이 법인체는 국가와 대등한 완전한사회이며、이 사회를 이끄는 교황의 권위는 보편적이요 완전한 것이라고 논단하였다.

이리하여 로마교회의 전통은 전체교회의 전통과 동일시되고 교회의 무류성은 교황의 무류지권(無謬之權)으로 구체화되고、가르치는 교회와 믿는 교회가 구분되고、교회의 본질에 관한연구는 차츰 희박하게 되었다.

17세기와 18세기에는 유럽에 전제군주국가들이 확립되면서 특히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에서자국내의 교회사정에 교황의 간섭을 배제하려는 국수주의(國粹主義)가 발생하여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다시금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그 내용은 교권에 대한 정권의 독립、교황의 수위권(首位權)의 축소해석、교황의 결정은 교회의 동의를 얻어야 유효하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소위 갈리까니즘은 나폴레옹의 지지를 받아 프랑스와 미국의 신학교에서도 가르쳤다

정교분리 채택

프랑스혁명으로 시작된 19세기에는 사회의 세속화와 국가의 탈교회화가 시작되었다. 많은 국가들이 정교분리 원칙을 채택하여 교회의 후견(後見)에서 벗어났고、로마까지도 이태리의 통일로 인하여 교황의 지배에서 벗어나서 교황의 속권(俗權)은 완전히 무산되었다.

제1차 바티깐 공의회

이에 교황 삐오 9세는 제1차 바티깐공의회(1869~1870)를 소집하여 신앙과 이성의 관계에 대한 교리를 천명하고、교황의 교권을 확립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신앙에 관한 토의 중에 프랑스와 프러시아 사이에 전쟁이 발발하여 준비된 의제 중에서 교회에 관한 조항은 교황의 수위권과 무류지권에 관한 것만 토의하고 선포하였다.

이 공의회의 교회헌장은 그레고리오적 교회론을 그 극단에까지 밀고나간 것이다. 교황은 교회의 가시적 수령이요、그의 교도권은 최종적이요、무류하여 교회의 동의는 필요하지 않다고 선언하고 있다.

공의회의 결의를 보고 비스마르크는 교황이 다시 각국내정에 간여할 것을 염려하므로 독일 주교단은 성명을 내어 주교는 교황의 대리가 아니고 고유한 직권으로 사목한다고 선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