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창설자의 정신에 따라 수도생활의 진가를 자각해야 한다.
수도원 창설자들이 20세기의 오늘에 산다면 우리들과 같이 옹색하거나 冷冷하지 않을 것이며 타오르는 열성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학교나 병원사업에 종사할 것이다. 또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밤낮 수고함을 아끼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에 반하여 오늘날의 수도자는 너무나도 타산적이고 사업적이며 聖召라기보다는 직업적인 의식이 더 강하고 복음에 기초를 둔 참다운 그리스도의 사랑과 봉사의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수도자가 경영하는 학교나 병원, 보육원 양로원 기타 모든 사업은 일반 사회 기관과는 다른 특별한 사명이 있음을 뼈저리게 느껴야 할 것이다.
보다 이상적인 수도자의 일이란 평신도가 교회 안에서 할 수 없는 일들을 발견하여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일이라 하겠다. 예를 든다면 일반적으로 인간이란, 권위에 아부하고 부귀한 사람만을 가까이하는 행동을 하는데 이러한 것을 초월하여 보잘것 없고 불쌍한 자 도움이 필요한 자를 찾아 위안을 준다든가 도와주는 일 등 좀더 궂은 일을 하게 된다면 수도자와 평신도 간의 불필요한 마찰은 좀 감소되리라고 본다.
③현대 수도자로서의 각오
첫째로 수도복이라든가 기타 외적인 것을 현대의 흐름에 적응한다는 것은 큰 문제가 될 수 없는 것이고 무엇보다도 새로운 정신 즉, 쇄신된 정신으로 오늘날 교회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하여 보조를 맞추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둘째로는 위험스러운 세상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성숙되고 보다 꿋꿋한 수도자를 기르기 위해 젊은이들의 양성뿐 아니라 기성수녀들의 교육이 절대 필요하다는 점이다.
어느 수도원을 막론하고 초창기의 수도자들은 그 당시 교회의 필요성에 맞추어 살았을 것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현대의 수도생활은 마땅히 오늘의 세대에 맞추어야 함은 언급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창설자들의 공통된 정신은 그리스도와 이웃에 대한 사랑이었다는 데 대해서도 이론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에사는 우리 활동의 원동력은 마땅히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이어야 하고 또한 이 사랑은 오늘날의 교회와 수도 공동체에 충성을 다함으로써 표현되리라 믿는다.
또한 이 수도 공동체는 수도자의 복음화뿐만이 아니라 세계 복음화의 원동력이 될 때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며 오로지 사업 번영만을 위한 것이라면 하등의 가치도 없을 것이다. 각 수도자 하나하나가 선교사로서의 마음의 자세를 갖추어야 하고 그리스도의 예언직과 사제직 그리고 왕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각오가 필요하다.
수도자의 복음화를 위한 필수조건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수도자 자신의 생활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 ② 인간적이며 자연적인 면에서 인도주의적이고 신축성이 있고 남을 존경하고 수용하며 이해할 수 있는 관대한 마음의 소유자로서 인간미가 흐르는 참다운 크리스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를 달성하기위해서 즉 초자연적인 성총의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서 크리스찬 특히 수도자에게는 기도생활(하느님의 현존을 의식하고 믿는것)이 필수적이며 후자의 것을 이루기 위해서의 방법은 현대와 너무 동떨어진 낡은 풍습이나 습관, 전통에 대하여 지나친 고집을 갖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요컨대 수도자의 복음화는 세계 복음화로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수도자로서 해야 할 일을 다시 한 번 제시하고저 한다. 첫째로 표식의 생활이다. 즉 그리스도의 부활의 영광에 참여하는 기쁨의 생활을 표현하는 표지로서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어야 한다.
둘째로 모범의 생활이다. 수도자가 다른 교우 형제자매들보다 지위가 높거나 완전무결한 천사와 같은 생활을 한다는 뜻에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모든 약점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서로 용서하고 兄弟的인 사랑을 보여주는 공동체로서의 모범을 말한다.
세째 환기(Evocative)의 생활이다. 취생몽사 하는 사람을 깨워 일으켜 주님과 화해시키고 주님의 기쁜 소식을 들려 주어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실천을 도아 주어야 한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신의 존재를 거부하고 물질주의 일색이 되는 이 때 선교 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이고 또한 애로점도 없지 않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자연스러운 사회 생활을 통해서 인간미가 있는 대인관계로 기구하면서 나갈 때 역사 안에 역사하시는 주님의 사업은 완성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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