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밖에는 아무 것도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으로써 세상은 나에게 대해서 죽었고 나는 세상에 대해서 죽었습니다』(갈라디아서 6장 14절)
이 성경 구절은 내가 애독하는 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큰 문제를 안고 있다.
그 까닭은 십자가에 못 박혀 달리신 그리스도는 나의 신앙고백의 근거일 뿐 아니라 그리스도교 신앙의 발상지이기 때문이다. 시몬느 베이유가『십자가야말로 지식에 이르는 유일한 문』이라고 하듯 나의 사색의 출발점은 십자가이며 그 십자가 안에 참 지혜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나는 십자가에 못 박혀 달리신 그리스도의 신비 안에 살아가기를 다짐하고 있다.
오늘의 시대는 확실히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부재(不在)하는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 나는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선포할 신앙의 책임을 다하려고 내 나름대로의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그리하여 나는 십자가의 치욕과 박해 가운데서 신앙의 일상성(日常性)을 찾으며 실존적으로 신앙의 결단을 매일매일 되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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