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의 원죄 없이 잉태되심』을 믿어야 할 교의(敎義)로 선포한 1백 주년을 기념하는 1954년의 특별성년「마리아의 해」는 1953년 9월 8일 비오 12세 교황의 교서「영광의 빛나는 화관」으로 반포되었다.
20세기에 들어 두 번째인이 특별성년은 1953년 12월 8일부터 1954년 12월 8일까지 만 1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같이 경축하였다. (지금까지의 성년 경축은 먼저「로마」에서 다음해에 세계 각국 교회에서 거행하는 것이 전례였다) 이 성모 성년의 목적과 기도의 지향은 ① 만민이 그리스도의 가르치심을 따라 그리스도께로 돌아오게 하고 ② 사람과 사람 나라와 나라 사이에 평화와 화해와 애덕과 정의가 부활하고 ③ 박해를 당하고 있는 여러 나라의 가톨릭 교회가 자유를 회복하도록 기도드릴 것 등이었다.
이 성모 성년의 개막식 전은 1953년 12월 8일「로마」시내에 있는 80여개소의 성모성당들 중 가장 크고 아름다운「산타마리아ㆍ마조레」대성전에서 교황께서 몸소 당신이 지으신 성년 기도문을 바침으로써 시작되었다.
1954년의 특별성년「마리아의 해」는 한국 교회에 있어 다섯 번째로 경축하는 성년이었으며 지나간 네 차례의 그 어느 성년보다도 성대하게 경축하였다. 6ㆍ25로 시작된 3년 이상의 치열한 전투가 1953년 7월 휴전의 성립으로 멎었고 모든 분야에서 수복과 재건사업이 시작되었던 때였으므로 성년을 경축하는 마음도 한층 감격이 컸다. 이 해의 한국 주교회의는「성모 성년대회」를 로사리오 성월인 10월에 개최키로 결정한 바에 따라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 간에 걸쳐 서울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전개되었다.
첫날인 10월 8일은「가톨릭 여성의 날」로서 사흘 전부터 짓궂게 내리던 비가 이날 아침에 멎고 개이기 시작한 가을 날씨에 이 해에 부임한 제2대 주한 교황사절 토마스ㆍ권란 주교를 비롯한 전국 각 교구장ㆍ성직자ㆍ수도자 및 경향 각지에서 참석한 많은 교우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이 가득찬 명동대성당에서 오전 9시 정각 대전교구장 라리보 원 주교 집전의 주교 장엄미사로 개막되었다.
가톨릭 여성들이 대동 단결하여 ①여성의 귀감이신 성모의 모든 덕행을 효범하고 ②극기와 보속생활로 죄인 귀화에 이바지하며 ③가정 중심이 되어 현모양처의 직책을 다하며 ④교회사업 발전에 희생적 봉사를 한다는 등의 결의를 선서한「가톨릭 여성대회」가 10시30분부터 명동 가톨릭문화관에서 개최되었고 하오 2시부터는「성모와 현대 여성」「성모 마리아는 여성의 전형」「가톨릭 여성은 궐기하라」는 등 연제의 여성 강연회가 같은 장소에서 열렸었다. 계성(啓星)여고 강당에서는「빠사회」가 열리고 복자수도회의 주관으로「한국 가톨릭 사료(史料) 전시회」가 성당 구내에서 전시되었다.
한편 미도파백화점 화랑에서는 회화 조각 공예에 걸쳐 대작 31점이 전시된「성미술전」(聖美術展)이 열려 사계(斯界)에 큰 충격과 함께 앞날의지향을 제시해준 바가 있고 이날 저녁 7시부터 열린 명동 시공관에서의「가톨릭 음악 경연대회」는 성신대학 합창단의「살베레지나」로 시작하여 12종목에 걸친 합창 중창 독주 등으로 음악 동호인들에게 교회 음악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해주는 데 큰 역할을 하였으며 시공관에서는 또 8ㆍ9 양일간 오전 9시에서 저녁 6시까지 프랑스 베델 원작「베르나뎃다의 노래」의 영화「성처녀」(聖處女)가 계속 상영되었고 성모를 여성의 전범(典範0)으로 본받음으로써 현대 사회의 풍조를 정화하려는 취지의「여성 좌담회」가 경향신문사에서 개최되었는데 이 좌담 기사는 경향신문에 게재되었다. 또 이와 동시에 성모 성년의 취지를 밝히는 라디오 방송이 전국에 전달되었던 것이다.
둘째날인 10월 9일은「가톨릭 학생의 날」로서 이날의 행사는 모두 혜화동의 동성고등학교와 성신대학 구내에서 개최되었다.
이 해에 결성된 대한가톨릭학생 총연합회 사무처장 박순일 씨의 대회사, 대구교구장 최요한(崔德弘) 주교의 격려사 총재주교의 재가(裁可) 선포와 회기(會旗) 수여, 정종식 씨의 선서문 낭독 박병주 씨의「빡스로마나」에 보내는 메시지 낭독 총재주교의 대리로 임석하신 최 주교님의 축복 등 순서로 진행된 가톨릭학생대회는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한 시간에 걸쳐 동성고등학교 교정에서 그리고「학생 웅변대회」「교리 경시대회」「주일학교 연합 학예회」등이 동성고등학교 강당 성신대학 교정에서 각각 개최되고「중학생 학예회」가 오후 4시 노천무대에서, 열리는 등 5종목의 학생을 위한 잔치가 마무리되고 오후 5시 20분 성신대학 교정에 성년대회를 위해 설비된 무대 위의 제단에서 대구교구장 최 주교 집전의 주교 장엄미사로써 대회 제2일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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