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날인 10월 10일은「전국 가톨릭 신도의 날」로서 3일 간의 대회 행사 중 절정을 이루는 날이었다. 한국 가톨릭 역사상 처음이었던「전국신도대회」는 세계에 또 다시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는 때에 인류의 자애 깊으신 평화의 모후께 조국 통일과 세계 평화를 애절하게 간청하는 부르짖음이기도 하였다.
맑게 개인 가을 하늘 넓은 성신대학 운동장을 운집한 교우들로 채운 이 아침.
이 대회를 위해 특설된 무대 위에는 권란 교황사절 뭇세문 주교(빠리외방전교회 한국지부장) 그리고 극동지구 순방차 내한 중이던 빠리외방전교회 총장 레메르 주교 라리보 대주교, 최 요한 대구 주교, 김 발도로메오(김현배) 전주교구장, 조오지 캐롤 평양교구장의 순위로 예장을 갖춘 고위 성직자들이 좌정하고 무대 둘레에는 성직자 수도자 대회 중앙위원들이 정렬한 가운데 오전 9시 노기남 서울 대주교 집전 장엄미사가 울려졌다.
10시 10분 대학 본관 앞에 새로 건립된 성모 석상(石像)의 제막과 한국 교회를「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께」봉헌하는 예절이 거행될 때 감격은 최고조에 달하였다.
그리고 이번 3일 간의 각종 행사의 입상자(入賞者)에 대한 시상이었고「신도대회」로 옮겨졌는데 성년대회 중앙위원장 장면(張勉) 박사의 개회사, 이해남(李海南) 교수의 교황 성하께 올리는 메시지 낭독 대구교구 신자 대표 최정복(崔正福) 선생의 선서문 제창 등의 순서로 진행된 다음 11시30분 축하 행렬이 시작되었다.
십자가를 선두로 악대 학생 단체 수녀들 신학생 성직자 성모상 주교단 대회중앙위원 UN군 국군 서울 및 지방 신자 단체의 차례로 성신대학을 출발한 긴 행렬은 종로4가 종로3가 을지로3가를 거쳐 명동대성당에서의 성체강복식으로 끝났다. 다시 이날 저녁 7시 명동성당 앞 성모상 앞에서 개최된「성모의 밤」은 전체가 신비로운 감격 속에 전개되었으니 성년을 기념하여 전광(電光)으로 장식된 대성당 종탑은 영롱한 오색빛을 발산하고 있는 아래 3천여 명의 신자들이 손에 묵주와 촛불을 들고 노 주교님 주송으로 묵주의 기도 대구 최 주교님의 강론 성모 성년 기도문 합송 성가 제창으로 아름답고 신비로 가득찬「아베 마리아 밤」은 60시간에 걸쳐 9만 송이의 기도의 장미 꽃송이가 유향 연기처럼 하늘 높이 오른 성모 성년대회를 마감하는 피날레이었다.
10월 8일 아침 9시에서 10일 밤 10시까지 만 3일간 다채롭게 펼쳐진 이번 대회는「철의 장막」에서 불과 10여마일 지점이고 극동지역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성년 대회로서 대외적인 신앙의 선포이며 한국 사회에 가톨릭의 일치 단결을 과시한 뜻깊은 일이었다.
20년 전 지금과는 판이한 교통 사정을 비롯하여 모든 여건이 좋지 못하였음에도 지방 교구에서 열성적으로 참가하였고 대구의 경우는 당시 열차 승차권 구하기가 어렵던 때라 철도 당국에 교섭하여 10월 7일 밤 열차에 객차 2량을 증결하여 많은 교우들이 상경하였고 서울의 준비위원들은 지방에서 올라온 교우들을 각 가정으로 민박을 주선하는 등 만반의 준비였다. 10월 9일 저녁 대구에서 상경한 신자 대표들과 서울의 준비위원 대표들은 당시 명륜동에 있는 이해남 교수 댁에서 밤 늦게까지 간담하였으며 필자는 다른 두 사람의 친구와 같이 장면 박사 댁에 순박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대회를 끝마친 10월 11일에는 서울의 준비위원들과 대구교구의 신자 대표들이 자리를 같이한 오찬과 간담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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