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처럼 신앙의 생활화가 절실히 요청되고 있는 때는 일찌기 없었다. 각박한 세정(世情)은 신앙인의 양심과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주께서도『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하셨다. 모든 크리스찬에게 사회 속에서의 그들의 사명을 깨우쳐 주셨던 것이다. 그러면 크리스찬의 지상사명(至上使命)인「빛과 소금」이 되는 길은 어떠한 것인지? 여기 김영환 신부로부터 우리 신앙인이 나아가야 할 참 신앙의 길을 알아보기로 한다. (편집자 註)
지난 주일 KBS 주말영화에 <두 도시의 이야기>를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 1천8백 년도의 「런던」「빠리」의 사회상을 그린 것으로 특권층인 귀족들이 서민층을 핍박하는 얘기다. 거기에는 의도 없고 도덕도 없다. 다만 몇몇 특권층 사람들의 본능적인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다른 사람들은 온갖 곤욕을 다 치뤄야 한다. 심지어는 달리는 마차에 어린 아이가 치어도 『서민층 놈들은 제 새끼 하나 간수하지 못하나?』하고 소리 지르면서 그냥 사라져 버린다. 또 귀족들이 집에 키우는 개들에게 쇠고기와 뼈를 한 마차 싣고 와서 먹이로 나누어 주는 것을 울타리 너머로 보는 서민들의 눈초리는 무엇을 결심하는 듯하더니 배 고픔에 죽음도 모르고 울타리를 넘어뜨리고 개에게 준 날고기를 개 입에서 빼앗아 뜯어 먹다 군인들에게 학살 당한다. 실로 처참한 광경이다. 가난한 서민들에게는 자유도 인권도 없다. 온갖 권리는 박탈 당하고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고 신적 생명을 부여 받은 그들은 가장 근본적 권리인 생존마저 박탈 당한다. 재판도 없이 18년 간이나 감옥에서 처참한 생애를 지낸 어느 의사는 폐인 이상의 폐인이 되어 버린다. 특권층 귀족들의 명령에 따르지 않는 한 어떠한 사람도 다만 죽음이 있을 따름이다. 사회적 지위도 친척도 없다. 다만 그들에게 복종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들 스스로가 모든 법에 올가미를 씌워 처치해 버리다. 그러나 의를 저버리고 행동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격하게 만들지언정 결코 자기들을 따르도록 개실시키지는 못하는 법이다.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이 나의 적이 아니라 불의하게 나에게 복종시키려는 내 마음이 나의 적인 것으로 대개는 적을 미워하고 따르지 않는다고 복수하려는 것은 약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권력이 제 아무리 크다 해도 누가 감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놓을 수 있겠는가. 환난이나 역경이 혹은 박해가 그럴 수 있겠는가.『우리는 종일토록 당신을 위하여 죽어갑니다. 도살 당할 양처럼 천대 받습니다』(로마 8ㆍ35~36)라 했고
억울하게 고통을 당하더라도 하느님을 생각하며 괴로움을 참으면 그것은 아름다운 일이다.『선을 행하다가 고통을 당하면서도 참으면 하느님의 축복을 받는다』(베드로전 2ㆍ20)『살아가노라면 당신들을 법정에 넘겨주고 회당에서 매질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조심하라. 또 당신들은 나 때문에 총독과 왕들에게도 끌려가 재판을 받으며 그들과 이방인들 앞에서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마태 10ㆍ17~23) 라고 예수께서 말씀하셨고 사실『그리스도 예수를 믿고 경건하게 살기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박해를 받게 될 것이다』(디모테오후 3ㆍ13)또 『행복하여라. 의 때문에 박해를 받는 이들, 그들은 천국을 차지하리니』(마태 5ㆍ2~10) 라고 하시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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