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의 부패와 타락을 시정하기는 어려웠다. 뿐만 아니라 심한 반발과 함께 모략과 중상을 입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래서 빈첸시오는 성직자가 되고자 신학 공부를 하는 청년들에게 성직의 존엄성과 주께서 맡기신 사명이 얼마나 막중하고 영광된 일인가를 깨우쳐줄 것을 결심했다. 그래서 그는 교구 주교가 원하면 그 교구에 가서 사제들에게 피정을 시켜주기도 하고, 라자로 수도원으로 와서 피정하게 하도록 하기도 했다. 또한 신학생에 대한 마지막 사제서품 직전의 피정은 항상 사제들이 담당했다. 그러나 결과로 그 성과는 대단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의 사제 혁신의 사도적 사명을 완수해갔던 것이다.
빈첸시오의 헌신적 노력의 부산물로서 우리는「화요회(火曜?)」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이 회는 같은 시대 감각을 지닌 청년 신부들의 모임으로서 매 화요일마다 라자로 수도원에 모여 빈첸시오의 지도 아래 사목에 관한 토론을 하는 모임이었다. 이 회의 시작은 빈첸시오의 지도를 받던 한 젊은 신부의 발안(發案)에 의한 것이다. 이「화요회」의 열매는 풍성했다. 유명한 설교자, 애덕의 주교 등등 무수하다(예를 들어 2백50명의 회원 중 22명이 덕망 높은 주교가 되었다). 이리하여 그의 개혁사업은 큰 성과를 거두었으며 그 밖에도 빈첸시오가 손을 대기만 하면 무슨 일이든지 주님의 강복을 풍성히 받았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연속적인 성공에 대해 기뻐하기는 커녕 오히려 두려워했다.
그것은 주님의 영광보다 자신의 업적이 더 크게 드러날까 하는 두려움이었다. 어느 사람은 빈첸시오의 겸손을 위장된 과장이라고 비난까지 했다. 그러나 그의 과장처럼 보이는 겸손은 자신의 계속적인 성공으로 인한 교만의 위험에 대한 자기 방어이기도 했던 것이다. 아아, 어디까지나 주의 충실한 일꾼이며 사제여!
한편 빈첸시오는 자신이 발한 주님께 대한 서약을 충실히 실천했다. 자신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데에는 자매들의 손을 빌렸다.
그에게 좋은 협조자가 생겼으니 그녀가 바로 루이즈ㆍ드ㆍ마리약이다. 그녀는 명문에 태어나 귀족의 아내가 되었으나 결혼 후 얼마 안 되어 남편이 죽자 빈첸시오가 조직한「자선부인회」에 들어가 일하다가 마침내「까리따스 수녀회」를 창설하여 빈첸시오와 함께 가난하고 병들고 버림 받은 자들의 어머니가 되었다.
때마침 프랑스에는 30년 전쟁이 일어나 13년 간이나 계속되는 전란으로 국민 전체가 아사 직전에 놓이게 되었다. 주님은 이러한 어려운 시기를 예견하시고 빈첸시오를 프랑스에 내려주신 것이다. 그는 주님의 부르심에 따라 초인적인 활동으로 프랑스의 기근과 빈곤을 뚫고 나갔다. 그의「모토」는 이러했다.
『우리는 하느님을 사랑한다. 단 우리의 팔과 땀으로!』
그리고 그가 행한 행적은 교육사업ㆍ구빈사업ㆍ아동보호ㆍ기아보호ㆍ병자간호ㆍ여성(특히 과부) 구호사업 등으로 각종 자선사업을 추진시켜「자선장관」이라는 별명까지 있었다. 그는 자신에게 맡겨진 주님의 사업을 훌륭히 수행하고 1660년 9월 27일에 주의 품으로 돌아갔다. 그가 귀천한 후 많은 기적이 일어나 1727년 9월 22일에는 가경자로 선포되고 1729년에는 복자로, 그리고 1737년 6월 16일에는 성인으로 선포되어 축일을 7월 19일로 정했다. 그리고「나자리스트선교회」와「까리따스」의 주보 성인으로 선포되고 1885년 네오 13세에 의해 모든 자선사업 단체와 병원의 주보 성인으로 선포되었다.
한편 1833년 5월「솔본느」대학 교수인 프레드릭 오자남에 의해 빈첸시오를 본받아 순수한 평신도 자선단체들의 자선회로서「빈첸시오 아바오로회」가 조직되어 전 세계 각국에 퍼져 오늘날까지 번창일로를 걷고 있다. 우리 한국에도 1960년 3월에 이 회의 설립을 보아 현재는 독립된 전국이사회를 가지게 되어 산하에 14개 협의회와 198명의 활동회원을 주축으로 가난한 이웃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끝>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