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걱정을 마시오.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기시오. 하루의 괴로움은 그날에 겪는 것만으로 넉넉합니다.』(마태오 6장 34절)
이 말씀은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마시고 입을까? 하는 의ㆍ식ㆍ주 걱정에 너무나 얽매여 있는 꼴을 보고 하신 교훈이다.
그런 걱정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나는 부모의 덕으로 어릴 때부터 의ㆍ식ㆍ주 걱정은 비교적 안 하고 지내왔다. 그 대신 골똘하게 바라고 걱정한 것은 소위「立身揚名」의 명예욕이었다. 예수께서는 먹고 마시고 입을 내일의 걱정은 적게 하고 하늘나라를 구하는 희망에만 살라고 하셨는데 나는 말하자면「하늘나라」대신에「내 이름의 나라」를 갈구하는 데 세월을 다 보낸 셈이다. 그러나 지난날을 후회하지 않고 과거의 잘못을 하나의 유산으로 삼고 오늘을 있는 그대로 고맙게 살고 (괴로움으로 생각지 말고) 또 내일을「내 이름」의 포로에서 해방시켜 하느님의 희망 안에서만 살기를 원한다. 이 성귀는 나의 인생관을 올바르게 방향 잡아 준 좋은 말씀이기 때문에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게도 자주 말해주곤 한다. 그때마다 지나치게 어리석은 낙천주의라는 핀잔을 받기가 일쑤다. 그러나 나는 그 핀잔마저 걱정하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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