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도와 결핍문제
사목자는 단순히 빈 성당을 지키는 사람이 아니다. 농민들 안에 들어가 그들과 함께 사는 사목 방침이 필요하다. 농촌의 기술자나 영농 기술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들의 피곤에 지쳐 있는 상태를 이해하고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목자가 되어야 한다. 농민들이 교회 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자각심을 주기 위해서는 먼저 사목자가 농업에 관계되는 분야를 이해해야 하며 가능하다면 농촌본당이 그 지역 농업의 정보센타 구실을 하면 더욱 좋다. 이것은 사업이 아니라 하나의 교육과 농민 스스로의 이익에 직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또한 농촌에 단순히 교리교사를 채용할 것이 아니라 농업에 밝은 전문가를 겸한 자가 교리교사로 채용되어야 할 것이다. 그때 비로소 농촌생활과 직결되는 신앙 지도가 가능하다고 본다.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그리스도의 사명을 계승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마을마다 지도자가 있고 농촌지역 지도자가 있는데 교회에서 그들과 잘 접촉하여 그들을 준신자화 할 수 있어야 한다.
2. 농번기 장애문제
농업은 계절적이며 시간적인 직업이다. 따라서 여기서 일어나는 현상에는 미룰 수 있는 일과 미룰 수 없는 일이 있다. 미룰 수 없는 일은 관면이나 교회법으로 면제하기보다도 그들의 양심의 구조 변경을 먼저 선행하여 양심의 가책 없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하느님께 감사하는 생활을 일 안에서 배울 수 있도록 교육하여야 한다. 죄와 주일미사를 연결하지 않고 주일의 중대성보다 주일이 지닌 본의미를 알려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목자는 농번기에 쉬는 시간이 아니라 하더라도 마을 단위로 한 가정을 선정하여 신자를 모아 늦은 시간에라도 미사를 봉헌한다든지 성경 연구 및 교리를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낮시간이 아닌 저녁시간이어야 할 것이다.
3. 신앙교육
농민은 정신적 활동보다 힘든 육체적 활동을 하기 때문에 지나친 교육보다 현실 속에 필요한 신앙교육이 시급하다. 오늘날 농민들을 위한 교리 연구가 선행되어야만 그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알 수가 있을 것이다. 그리스도의 비유는 언제나 생활 속에서 흘러나온 것이라는 점에서도 교리교육의 생활화가 시급하며 그들의 신앙을 새롭게 의식하게 된다. 농촌 교리의 분야를 시급히 개척해야 할 것이다.
4. 전교상의 애로점
우선 영세자의 증가를 생각하기 전에 예비선교의 확실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교회는 언제나 가난한 자 편에 서야 하는 원칙 아래 농민과 함께 산다는 생활 태도가 필요하다. 그럼으로써 복음화가 가능하며 복음화가 가능하면 비로소 전교의 희망이 있다.
다시 말하자면 농촌의 교회가 우뚝 솟은 성당 건물 하나만 가지고서 전교가 될 수 없다. 도시는 지도층의 인사와 교회사업을 통해 즉 학교ㆍ병원 등으로 가능하지만 농촌에는 거의 이런 시설이 없으므로 전교가 안 된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으나 인내로운 노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5. 농촌 경제
끝으로 농촌의 경제는 그 자체로서 아직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니 타(他)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깡보리밥에 된장국을 먹는 농민에게 무리한 교무금 독촉이나 사업 기금 마련은 역효과를 낼 우려가 있다. 도시본당 예산에 농촌본당을 돕는 예산까지 배려한다면 농촌에 전교사 보내기 운동을 전국 단위나 교구 단위로 전개할 수도 있으며 농촌본당 자체 예산에도 도움을 줄 수가 있다.
그 외 농촌사목에 필요한 여건 조성을 위하여 일정한 기금을 마련하는 일이 오늘날 농촌의 암담한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길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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