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이 사람이 되신 성탄을 생각하다 보면 마리아에 대해 숙고하지 않을 수 없다. 하느님이신 인간을 낳은 여인이 이제 5월의 주인공이 된다.
누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 인간 예수에 대해서 말한다면 그의 어머니 마리아에 대해서 침묵할 수 없다. 신약성서도 침묵하지 않고 있다. 마리아는 복음 속에 속해있는 것이다. 사도적 신앙고백뿐만 아니라 니체아공의회(325년) 와 콘스탄티노플 공의회(381년)의 신앙고백을 받아들인 교회의 신앙고백도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태어난 예수를 맡아 하고 있다.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예수가 탄생한 것은 「성탄의 기적」이며, 이것은 인류를 위해 생각해 낸 구원이 아니라 오로지 하느님만의 덕분이며 또 하느님만이 이 구원의 효과를 낸다는 것을 제시해주고 또 표현해 주고 있다. 이것은 「성신으로 잉태되었음」을 뜻하며 인간적인 협력 없이 하느님의 창조적 힘에 의해 이루어졌음을 말해준다.
하느님께 온전히 맡겼다
그러나 하느님이 주도적 역할을 한다 해도 사람들이 마음을 열고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는 마리아가 천사에게 한 대답에 표본적으로 실제 이루어졌다.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제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가1, 38). 이 때문에 마리아는 복되다고 칭송받았다. 『주님의 약속의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으셨으니 정녕 복되십니다』(루가1, 45). 그래서 마리아는 구원의 역사 안에 구원사건에 매울 뜻있는 인물이다.
그리고 마리아는 대담한 필치로 구약에 나오는 여인들과 비교된다. 즉 하느님의 약속을 믿고 온전히 맡긴 사람들에게 인간적인 기대와는 정반대로 하느님이 새 생명을 선물로 주신 것이다. 예를 들면 사라(창세기18, 10~14), 한나(Ⅰ사무엘)그리고 엘리사벳(루가1, 5~80)등이다.
신앙적인 숙고에서 나온 교리
마리아는 아브라함처럼 신앙의 원형(정형)이라 할 수 있다. 희망하는 것을 굳게 믿고 볼 수없는 것까지도 확신하는 신앙이었다(헤브11, 1). 교회는 마리아와 그녀의 구세사 안에서의 위치에 대해 계속 신앙적으로 연구했다. 에페소 공의회(431년) 는 「하느님의 모친」이라는 칭호를 확인하고 옹호했다. 그 후에도 마리아의 원죄 없이 잉태되심(1854년)과 성모승천의 교리(1950년)가 선언되었다.
이 두 교리는 오직 간접적으로 그리고 포괄적으로 성경 안에 포함되어있는 것이며 이것은 마리아와 그녀의 구세사 안에서의 위치에 대한 성경의 증언들을 신앙적으로 종합, 관찰함으로써 나온 결론이었다. 이런 해석도 지금까지 교회의 산 증언과 신앙생활 실천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증해주고 있다. 동방교회에서도 비록 교리로써 문서화되어 있지는 않으나 마리아는 전례와 신심생활의 내용이 되어있다.
예수그리스도에 대한 말씀
이 두 가지 마리아교리는 근본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말씀이다. 또 예수 그리스도만을 통해서 선물로 준 구원의 열매에 관한 말씀인 것이다. 원죄없는 잉태의 교리는 성서에서 천사가 마리아에게 인사한 내용을 표현한 것이다. 『은총을 가득히 받으신 마리아여, 기뻐하십시오. 주께서 함께 계십니다』(루가1, 28)라는 말은 마리아는 처음부터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은총을 통해 원죄의 불행스런 상황에서부터 보호되고 죄 없이 남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들의 업적
마리아의 승천은 아들의 업적이었다. 예수의 부활과는 다른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 희망하는 내용 그 자체를 마리아가 먼저 실현한 것이다. 즉 우리는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히 삶을 믿습니다』. 성모승천은 하느님의 능력으로 실현된 일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역사적으로 날짜를 기록할 그런 사건은 아니었다. 또 우리의 희망과 우리부활의 근거인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과도 같은 것이 아니다. 이것은 오직 예수의 업적의 결실이며 우리자신의 희망을 뒷받침 해주는 것이다.
마리아- 하느님의 은혜
지금까지의 모든 설명들안에 가톨릭의 성모공경과 성모신심이 근거하고 있다. 옳게 이해하며 예수 그리스도께 향한 우리의 눈빛을 가리려고 하지 않는다. 도리어 더 옅게 한다. 옛날 종교개혁자 멜랑톤의 말과 같다. 『즉 그리스도를 찬미하고 그의 은혜들을 칭송하는 것이다』. 마리아는 바로 하느님의 그러한 은혜이다. 그녀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받은 완전한 인간의 참된 모습을 실현한 것이고 인간 최후의 운명의 참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마리아에 대한 모든 신앙선언들은 「구원받은 사람들」에 대한 말이란 것을 인식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구원받은 인간의 「이상형」(理想形)을 나타냈다.
마리아는 우리와 함께, 또 우리들의 대열에 가장 앞장서서 그녀의 아들에게 기도하며 구원에 감사하고 있는 것이다.
하느님은 한분이시고, 하느님과 인간사이의 중재자도 한 분 뿐이다. 즉 인간 예수그리스도이시다(Ⅰ디몬테오2.5이하). 그래서 아무도 그리스도 옆에 나란히 설 자격이 없다. 하느님이 인류구원을 주도하신다 해서 우리가 단순히 피동적으로 남아있도록 하지는 않으신다. 하느님은 위리가 원하도록 하고 그리고 실천하도록 만드신다. 그러므로 우리가 구원을 받는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에 우리가 함께 일한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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