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유지재단 사업체의 노동조합은 최근 1~2년 사이에 결성되기 시작, 현재 15개의 노조가 설립돼있다.
노조가 조직돼있는 곳은 87년 교회 내 노조를 처음 결성한「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를 비롯, 「서강대」「성심여대」「가톨릭의대 부속 7개 성모병원」「성 분도병원」「성 메리놀병원」「대구파티마병원」 「포항성모병원」「평화신문」「생활성서」등이다.
교회내의 노조는 시대적인 흐름과 역대 교황의 여러 회칙에서 노조를 권장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타 기관 단체에서도 계속 늘어갈 전망을 보이고 있고 실제로 많은 기관에서 노조를 결성할 움직임이 일고 있다.
또한 기존의 교회내조가 결성 때부터 지금까지 회사측과 여러 번의 갈등을 겪어온 것을 생각해볼 때 갈등의 원인 및 문제점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서는 앞으로 결성되는 곳에서도 같은 갈등이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쉽게 해볼 수 있다.
그동안 교회유지재단 사업체에서는 노조결성과정과 활동초기에서 쉽게 노사분규로 비화하는 양상이 많이 나타났다. 그 요인으로는 공통적으로 크게 「인적구성에 따른 성직자 수도자와의 관계」「노사문제와 교도권침해」「경영자 측의 노조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부족」 등으로 드러나고 있다.
첫째, 「성직자ㆍ수도자와 신자노조원 관계」에서 배태될 수 있는 갈등요인은 인적구성으로부터 나타난다. 이들 교회유지 사업체의 종사자는 대개 신자가 70~80%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비신자는 성직자 수도자를 단지 고용인 또는 간부로 인식할 뿐이나 신자는 이런 인식위에 성직자와 신자, 수도자와 신자라는 의식을 갖고 있어, 신분에 따른 상호간의 기대가 무너질 때 자칫하면 쉽게 감정 및 불신의 관계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성직자 수도자가 이럴 줄은 몰랐다 △성직자 수도자는 신자들이 「생활인」 이라는 것을 이해 못하는 것 같다 △교회에서 인정하고 자신들도 정당성을 인정하는 노조활동이 왜 자신의 사업체에서 생기면 그렇게 반발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등등의 말은 노사분규가 일어났던 곳의 신자 노조원들의 입에서 나오는 대표적인 말들이다.
이에 반해 노사분규가 있었던 곳의 경영을 맡고 있는 성직ㆍ수도자들은 대부분 △노조자체에 대해서는 인정하나, 국내 노조활동의 부정적인 면모를 살펴볼 때 굳이 노조의 결성보다는 원만한 대화의 분위기를 조성, 상호신뢰 속에서 노사문제를 타결해 가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경영이라는 측면에서만 볼 때 일반사업체와 동일하고 종사자들에 대한 배려도 경영실적에 따라 대우해 주지만 종사자들은 교회라는 울타리 때문에 쉽게 비판적이 되는 것 같다는 말을 하고 있다.
즉, 성직자ㆍ수도자ㆍ신자노조원의 이 같은 말들은 서로의 신분에 따른 관계 때문에 교회유지재단 사업체내의 노조결성이 문제의 본질을 벗어나 쉽게 감정차원으로 발전, 노사분규화 될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노사문제와 교도권침해」에서 나타나는 갈등의 요인은 노사분규가 발생했을 때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라고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노사분규가 일어났던 사업체들을 관찰해보면 교회유지재단 사업체의종사자들은 일반사업체의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모든 것을 단순히 노사 간의 문제로 해결하길 원하지만 종교적인 바탕아래 소임을 수행하고 있는 성직ㆍ수도자는 교도권이라는 차원에서 문제를 받아들이는 시각의 차가 있어왔다는 뜻이다.
그래서 노사분규가 일어났던 교회유지재단 사업체의 많은 곳에서 「반가톨릭적」「반교회적」 「교도권에 대한 침해」란 목소리가 공식ㆍ비공시적으로 터져 나와 단순한 노사문제가 전체 교회문제로 비화, 큰 파급을 초래하곤 했던 것이다.
일례로 4월25일 현재 계속되고 있는 서울 대교구 유지재단 「평화신문」 노사분규와 작년12월 노사분규가 발생, 전 교회의 관심을 모았던 「대구파티마병원」노사분규에서 잘 나타나있음을 알 수 있다(1월15일자 본보11면과 1월22일자 서울대교구 주보).
끝으로 「경영자축의 노조에 다한 근본적인 이해부족」에서 갈등의 요인은 더욱 크게 드러난다. 「노동헌장」을 필두로 하여 역대 교황을 여러 회칙을 통해 노동문제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특히 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회칙 「노동하는 인간」에서 노동조합의 결성과 운동조합 운동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있다.
선자노조원들 중 많은 이들은 회칙의 전체내용 및 회칙이 나오게 된 상황에 대한 것은 정확히 모르지만 자신들의 노조활동에 대한 신앙적 바탕을 교황회칙에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국교회 전체차원에서 볼 때 이 같은 교황회칙 내용들은 그렇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을뿐더러 국내 상황에 맞게 재해석, 적용되고 있지 않아 사목적 입장에서 또는 실제적인 문제가 일어났을 때 도움을 주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따라서 일선에서 뛰고 있는 성직자 수도자의 태도가 각기 다른 입장에서도 자신이 맞다고 판단하는 대로 행동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적으로 노조가 결성돼있는 교회유지재단 사업체의 그동안 드러난 현상은 적지 않은 수의 성직자 수도자가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정할 움직임을 보이면 강하게 거부하거나 설립된 노조를 상당한 기간 동안 인정치 않아 문제를 야기 시킨 반면, 노조를 인정하고 중재에 나선 이들도 있는 등 노조에 대산 태도가 혼란갈등이 요인이 되었음을 드러내 주고 있다.
노조가 결성된 교회유지재단 사업체의 이 같은 갈등 요인은 사업체에 따랄 각기 다른 상황을 맞고 있다. 어떤 곳은 어느 정도 갈등을 해소, 원만한 관계를 정착시키고 있으며, 어떤 곳은 아직도 노조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노동사목 관계자들은 『교회 내 사업체의 노사갈등은 참으로 여러 복합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면서 『갈등을 해소키 위해서는 사목자이고 경영자인 측에서 먼저 적극적인 대화를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어느 정도의 종사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성직ㆍ수도자들부터 라도 우선 교황회칙에 대한 공부를 통해 노조에 대한 공통된 인식을 갖춰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