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본질에 관한 연구는 교부들과 스콜라 신학자들의 주요한 관심사였으나 근세의 기능론적 교회론에 가리워져서 겨울 명맥만 유지하다가 19세기에 부흥하여 20세기에 많이 발전하였고 2차 바티깐 공의회에서 공식적인 인정을 받았다.
교회론 쇄신의 환경
교회론도 신학 전반의 쇄신경향의 영향을 받아 쇄신되었다. 19세기에 비로소 과학적 역사학이 정립되어, 어떤 사물의 역사와 이 역사에서 밝혀진 현실의 연구를 종합해야 그 사물의 실체를 밝힐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역사학의 자극으로 교부학이 발전하였다. 이미 알려진 서방교부들뿐 아니라 초대교부들과 동방교부들을 연구함으로써 전체교회의 전통을 파악하게 되어 근세의 교회론의 부족함을 깨닫게 되었다.
교부학의 발전은 성서학을 자극하였다. 여러 가지 보조학문을 이용하여 성서를 학문적으로 연구하게 되었고, 신자 대중사이에 성서운동을 일으키게 하였으며 교회론도 구약에서부터 심도 있게 연구하게 되었다.
전례쇄신 갈망
성서와 교부를 앎으로써 전례학도 크게 발전하였다. 고대로부터의 전례생활과 교회의 실천생활을 알게 되어 전례운동이 일어나고 전례의 쇄신을 갈망하게 되었다.
성서학 교부학 전례학의 발전은 교외신학과 윤리신학 전반의 재검토를 초래하였고 특히 교회론과 성사론은 면모를 일신할만한 재료와 안목을 얻어서 근세의 교회기능론을 넘어서 교회의 본체론을 심화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교회론 쇄신의 요람은 교부학으로 유명한 튀빙겐학파였다. 튀빙겐대학의 가톨릭신학부는 신학연구에 있어서 역사적 고찰의 중요성을 간파하여 새로운 연구풍토를 조성하였다. 이 학파의 아담 묄러는 생명체로서의 교회를 연구하였다. 그는 교부들의 주장처럼 교회는 구속신비의 연장이요, 성령에 의하여 생명력을 받아 한 몸이 된 유기체이며, 모든 신자의 친교로 구성된 은총의 표지라 하였다.
그리고 교회의 가시적 성격은 신과 인간의 결합인 강생신비에서 유래한다고 논증하면서 루터의 교회론의 결정적 결함을 지적하였다. 묄러와 그 동료들의 이러한 교회론은 당대에는 큰 주목을 끌지 못했으나 다른 여건의 도움으로 20세기 중반에 크게 각광을 받았다.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유럽의 세속화는 급속히 확산되고 사회생활의 규범은 교회를 벗어나고 산업화와 사회주의의 영향이 커지면서 대중의 신앙이 탈그리스도교화 되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절대군주들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세력확장과 식민지 착취에 몰두하여 결국 1차 세계대전으로 파국을 맞이하였다.
전후에 탁월한 선각자인 교황 삐오11세는 비로소 현대사회의 현실을 기정사실로 인정하고, 유럽문명과 그리스도교이념의 동일시가 허구임을 간파하였다. 그는 지역교회의 토착화를 겨냥하여 선교지역에 본지방 출신 주교들을 임명하고 선교학과 사목학을 장려하고, 사회문제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해결책을 여러 번 제시하였고, 문명의 이기(利器)를 선교에 이용하기 시작하였다.
교회의 세속화
교황 삐오12세도 전임자의 정신과 방법을 따라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결국 2차 세계대전으로 유럽의 세계지배는 끝났다. 전후에 모든 기성질서는 의문에 붙여지고 권위는 실추되고 제3세계가 등장하면서 교회는 점점 현대세계에서 국외자(局外者)가 되었다.
이미 세속화된 사회 안에서 현대인의 고난과 시련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거룩하고 높은 자리에서 추상적인 원칙이나 나열하는 성직자들의 질책이나 호소에 대하여 세상은 별 관심을 갖지 않게 되어버린 것이다.
교회론 쇄신의 주요한 표지
현대사회와 유리된 교회 안에서 사려깊은 인사들은 새삼스럽게 교회가 무엇인가하는 질문을 제기하였다. 그들은 성서학과 교부학을 깊이 연구하고 묄러의 주장에 주목하면서 그리스도의 신비체와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성서적 교회관을 깊이 천착하였다.
그 결과로 20세기 중반의 교의신학의 대표주자는 교회론이라 할 만큼 활발한 토론이 전개되었고, 각양각색의 상이한주는 그의 「신비체 회칙」(1943)으로 교회론의 방향을 정리해 주었다.
교회의 본질탐구는 나아가교회의 역사적 현실연구에로 연결되었다. 교회가 현대사회의 국외자가 된 이유는 흔히 말하듯이 대중의 불신앙이 아니라 교회의 존재양이 중대한 결함을 노정하고 있다는 사실에 있음을 깨닫게 되어, 교회생활 전반에 걸친 일대쇄신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가장 급한 과제가 교회의 본질적 사명인 복음선포이기에, 복음선포란 무엇을 의미하며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들이 검토되고 실험되었다. 선교신학ㆍ사목신학ㆍ설교학ㆍ교리교수학 등 학문적 연구와 아울러 노동사제ㆍ평복수도회ㆍ노동운동 농민운동ㆍ사회참여 등이 시도되었고, 이런 운동들의 실험ㆍ탈선ㆍ금지ㆍ타협ㆍ재시도등을 겪으면서 선교란 교회확장이 아니고 세사의 복음화라는 견해에 도달하였다.
평신도신학 발전
세상의 복음화를 누기 어디서 하느냐하는 문제도 자연스럽게 제기되었다. 이 거창한 직업이 결코 소수 성직자들의 전유물이 수가 없고 교회전체의 사명인만큼 마대한 잠재력을 지닌 평신도의 위치와 역할과 사명을 연구하는 평신도신학이 개척되었고, 평신도들의 의식계발과 참여경험은 평신도 신학의 범위와 깊이를 크게 하였다.
어디서 복음화 하느냐에 대하여 다시금 지역교회의 못자인 주교직과 주교를 보좌하는 사제직과 사목자와 함께하는 신자들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부수적으로 교구 본당 기타 기존제도나 기구에 개한 재검토가 필요하게 되었다.
또 종래의 복음선포는 주로 미신자의 입교를 생각했지만, 이미 그리스도를 믿는 갈라진 형제들에 대한 관심, 즉 일치운동에 대한 관심, 즉 일치운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나아가 비그리스도교적 종교들의 의미가 탐구되기 시작하였다. 또 전통적으로 교회론의 분야인 교회와 사회의 관계문제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되기 시작하였다. 그때까지 교회와 사회는 병립하거나 대립하는 관점에서 논의되었으나 이제 양자의 관계는 대화와 공존과 참여와 협력의 관점에서 고찰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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