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의 사회 참여와 그 실천 방안을 모색키 위한 연수회가 지난 30일부터 1일까지 왜관「피정의 집」에서 한국 가톨릭 평신도 사도직 중앙협의회 제7차 정기총회를 겸해 있었다.「교회와 사회 참여」를 대전제로 열린 이번 연수회에서는 박상래 신부의「사회 참여의 평신학적 의의」와 김달호 교수의「평신도의 사회 참여의 방법」등이 다루어졌다. 다음에 경북대 김달호 교수의 강연 초를 소개한다. <편집자註>
신자들의 사회 참여 정신은『이웃을 위하여 이웃과 함께, 이웃들 사이에서 그리스도 사랑의 정신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다.
사회 참여는 막연하게 사회에서 생활한다는 뜻이 아니고 적극적으로 솔선해서 참여, 즉 나도 그 사회에 한 몫 낀다는 말이다. 신자들의 사회 참여를 생각할 때 우리는 두 가지 점을 명백히 밝혀 놓아야 하겠다.
첫째, 신자의 사회 참여는 평신도 사도직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이며 둘째, 사회 참여는 평신도 사도직 수행과 아울러 전교에 그 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신자의 사회 참여는 누가 뭐라 해도 궁극적으로는 전교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과거의 모범 교우는 사제의 전교나 사목의 일이라면 가정을 희생해서라도 협조하는 말하자면 본당 우등생을 말했다.
그러나 현대의 평신도 사도직은 신자가 현대 사회에 눈을 뜨고 사회 속의 교회로서 세상의 빛, 지상의 소금이 될 수 있는 그 진가를 자기가 처해 있는 장소에서 스스로의 기능을 최대한 발휘하는 교우를 진정한 평신도 사도직의 실천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회 참여에 관한 정신과 그 방법을 가르쳐 주는 알맞는 예수님의 말씀이 성경에 있다. 루까복음 10장 25절에서 37절까지를 천천히 읽어 보자.
율법 전문가와의 대화에서<참된 이웃 사람>의 정의를 선언하신 예수님의 비유다.
서울에서「에리고」로 가는 국도상에서 강도를 만난 행인과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다. 예수님은 여기서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어떻게 사회 참여를 하는지 어떻게 참된 이웃 사람이 되는지 그 방법을 예를 들어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다. 이 복음 귀절에서 우리는 신자의 사회 참여와 그 방법을 배울 수 있으리라 믿어진다.
첫째, 우리는 여행자다.
아담 이후 인류는 다 이 세상을 여행했고 과거의 사람은 이 세상에 한 사람도 없다. 다 지나가버린 것이다.「에리고」로 가는 국도상에는 많은 여행자가 있었으나 국도가 바로 그들의 목적지가 아니고 종점인「에리고」가 그들의 목적지다. 혹 그들의 고향인지도 모르겠다. 여행자라는 의미에서 그들은 공동 운명체인 것이다.
둘째, 강도를 만나 빈사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만난 시간이다.
피해자를 만난 그 순간을 착한 사마리아 사람 자기 스스로가 택한 것은 아니다. 그때 바로 그 순간에 보내심을 받은 것이다. 우리가 생일이나 사망일을 아무도 자기가 정할 수 없음과 마찬가지다.
셋째, 피해자를 만난 사람은 세 사람이다.
예수님은 탐정소설가나 수사반장이 아니다. 목격자를 결정하지 않았었다. 발견자가 있을 뿐이다. 동시가 아니고 때를 달리한 발견자가 차례로 세 사람이었다.
이 세 사람의 지위가 각각 다르다. 지위뿐만 아니라 직업도 능력도 각각 다르다. 그때 그 장소에서 자기가 가진 능력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넷째, 곳 즉 장소다.
진실한 이웃에는 토지나 행정적인 지구가 문제가 될 수 없었고 착한 사마리아 사람에게는 객지가 없었다.
다섯째, 사마리아 사람은 제관이나 레위 사람처럼 현실을 피하지 않고 외면하지 않고 관찰 즉 직시하고 판단했다.
그때 그곳의 인간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판단하고 그가 필요한 것은 나의 필요로 했다. 즉 동정했다. 내일처럼 그와 고통을 같이 했다. 즐거운 일 같았더라면 그 즐거움도 같이 했었으리라.
여섯째, 착한 사마리아 사람은 즉시 그 피해자 즉 고통을 받는 여행자의 참된 이웃이 되고 피해자 또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웃이 되었다.
객지에서 객지 사람들끼리 이웃 사람이 되었다. 인간 관계를 맺는 것이 무엇이냐를 이보다 더 잘 설명할 수 있겠는가.
일곱째, 피해자를 자기 나귀에 태워 호텔까지 데려가서 안정과 평안을 주고 미래 일까지 걱정해 주었던 것이다.
장래의 생명 영원한 생명의 길까지 배려해 주는 것이 진실한 이웃 정신이라 하겠다. 우리는 루까복음의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말씀을 칠성사처럼 일곱 가지로 분석해 보았다. 이 정신에 따라 신자의 사회 참여의 방법을 찾아보기로 하자.
①사회 참여는 곧 진정한 이웃 사람이 되는 것이요 상대편을 나의 진정한 이웃 사람이 되게 하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이웃과 함께 이웃 사이에서 이웃을 위하여 이 세상에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해 보는 것이다.
②이웃을 만드는 데는「때」와「곳」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지금 있는 곳. 차중에서나 타향에서나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곳이 바로참여할 때요 장소인 것이다
③이웃과 고락을 같이 해야 한다. 그런데 교우이니까 남들과 다른 생활을 하겠다는 사람은 제관처럼 레위 사람처럼 사회 참여를 거부하는 사람이다. 이웃이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를 잘 관찰해야 한다. 병든 사람에게는 치료가 필요하고 굶주린 사람에게는 교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식량이 필요한 것이다.
사회 참여의 핵심은 인간관계에 있고 이 인간 관계의 핵심은 각자의 가정이다.
성가정, 공동체의식, 연대성 그리고 형제애에 대한 연구가 교우의 사회 참여에는 무엇보다 더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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