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전교의 의무는 어디까지나 하느님의 뜻에 근원을 두고 있다.
전교 의무의 첫째 근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우리는 선교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바로 하느님 사랑 때문에 선교의무가 생기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이다. 즉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복음을 세상에 가져다 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는 바로 좋은 것을 타인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근본 이유에서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라고 했다. 하느님은 주고 싶어하시고 나누어 갖고 싶어하신다. 이러한 그분의 원이 바로 창조사업을 이룩하게 했고 구원사업과 교회의 신비를 더구나 신적 존재를 주저치 않고 나누고자 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하느님은 생활한 힘과 움직임이시며 자극하시고 박력을 가하시어 스스로를 나누고자 하신다. 우리는 그분의 충동하심의 통로가 되는 것이다.
8. 이제 좀더 깊이 생각해 보자. 하느님이 사랑하시기 때문에 완전한 자유로써 우리와의 소통을 원하신다. 그분은 또한 우리와 함께 나누고자 하심에 성급하신 분이시다.
그것은 사랑의 본질이다. 즉 사랑은 재촉한다. 사랑은 가능한 한 또 신속히 함께 나누고 싶어하는 원을 갖는다. 구약의 대부분이 이러한 하느님의 애원과 호소로 나타나 있다.
당신 백성의 성실치 못한 성격 때문에 단념해야 하는 슬픔을 호소하신다. 우리는 너무나 자주 하느님을 인내하시는 분으로만 생각한다. 대단히 많은 크리스찬들이 이런 주님을 닮으려 한다. 그러면서 그들은『시간이 올 것이다』『하느님은 인내로운 분이시다』고 하면서 참고 침묵한다. 하느님은 물론 인내로운 분이시다. 당신의 선물을 원치 않으니 고집을 부리고 완고하며 돌심장을 가진 자를 상대하실 때에 그분은 지극히 인내로우신 분이시다. 그러나 그분은 나누고자 하심에 한없이 재촉하시는 분이시다. 그러므로 하느님은 성급하신 분이기도 하지만 참으시는 분이시라는 것이 맞을 것이다.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의 재촉하심을 본받아야겠다. 이 말은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무조건 성급히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일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한없은 존경심으로 끊임 없이 문을 두드리고 또 두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주께서 문을 두드리라 하셨을 때 몇 번만 두드리라는 말씀은 하시지 않았으니 정말로 우리는그분의 재촉하심 안으로 깊이 파고들어 가야겠다.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선교의무에 대해서 가르치시는지 성경을 펴보자.『아버지의 나라가 임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마태오 6 ㆍ10) 하신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찾는 원래의 하느님의 충동하심이며 선교의무의 본의와 연유가 되는 것이다.
교회 밖에서도 구원될 수 있다고 흔히들 말한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말씀을 진리에서 손상시키지 않는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하신 말씀 중에『내가 이 세상에 옴은 저들이 생명을 얻고 그 생명이 충만함에 있게 하기 위해서』라는 말씀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리스도께서는 여기서 구원뿐 아니라 주시려는 은총을 충만히 받는 데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이다.
9. 이를 받기에 세상은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들 하지만 다른 면에서 볼 때 이 세상은 지금처럼 준비되어 있은 적도 없다.
어디를 가든지 하느님을 목 마르게 찾으며 그의 사랑과 기쁜 소식에 복음에 갈증을 느끼는 이들을 우리는 늘 만난다.
사제들과 수도자들은 확신을 가져야 하며 당신들은 생활 속에서 직접 만나는 많은 이들의 유일한 복음이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그들은 책은 잃지 않지만 사제들과 수도자들의 생활에서 그리스도를 읽고 있다. 여러분들의 생활의 신비에서 그들에게도 한 몫을 주라! 여러분들이 받은 생활한 복음을 전해줌으로써 파견의 임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이제『우리 다 함께 말 없는 침묵의 마귀를 쫓아내자』는 간단한 말로써 끝내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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