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도시화 고령화 사회로 특징지어지는 현대사회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또 하나의 부산물인 노인문제.
지난 수년간 국내에서 조사된 각종 실태보고에 따르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경로효친의 생활관습이 밑바닥에 뿌리박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서구에서 지적되고 있는 노인문제들의 특징이 우리 노인들의 생활주변에도 깊숙이 스며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의 구조적 변화, 경로의식의 감퇴현상은 노인들이 가정이나 사회에서 설 땅을 잃게 하고 있으며, 노인들은 정신적ㆍ정서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다.
우리나라의 노인들은 아직 가정에서 자녀들에 의해 부양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미 「가사결정권자」 로서의 지위에서 물러났고, 계속 물러나고 있으며 또한 장년자로서의 권위도 점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인에게 있어 가정이란보다 특별한 의미를 갖게 하는 곳으로 은퇴로 인해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경제력이 감소될 때, 건강이 나쁘거나 배우자를 상실한 외로움을 느낄 때, 자기정체의 정신적인 결여를 보상받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들에 의하면 노부모와 자녀간의 세대차나 청ㆍ장년총회 사회적 이동성의 심화, 자녀들의 부모부양책임 회피 등으로 인해 노부모와 성인자녀 및 손자녀 간의 상호의존성이 감소되고 있으며 특히 생활양식의 변천에 따른 주택구조의 변화 및 저소득층의 주택난과 핵가족제도의 보편화 가정에서 노인들은 필연적 부양부담으로 간주, 점차 고립ㆍ소외됨으로써 급기야 가정 밖으로 밀려나는 경향을 띠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982년 경제기획원보고에 따르면 도시지역 가구의 72.3%가 핵가족으로 구성돼 있어 이러한 가족구조의 변화는 가족관계 및, 가족의 역할에 많은 변화를 일으켜, 노인과 함께 당당하던 가정의 주요 기능들이 약화 내지 소멸돼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황 요한바오로 2세는 최근 개최된 바티깐 보건사목 위원회 「삶과 수명의 질」 에 관한 회의에서 『현대의 사업화된 사회는 수명을 연장시키는 동시에 노인들의 고립화를 초래했다』 고 말하고 『만일 평균수명의 연장과 함께 삶의 질이 향상되지 않는다면 노인의 고립화율은 점차 증가할 것』 이라고 강조한바있다.
한편 노인문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외적요인 외에 노인문제에 대한 제1의 원인은 노인자신에게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노년기는「내가 노인이냐? 아니냐?」「물러나야 하느냐?」「참여해야 하느냐?」「가정 및 가족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이냐?」 등 자아문제에 혼란을 겪게 되는 시기로, 늙음에 대한 자아인식의 부족 및 역할과 권위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이미 노쇠하여 능력이 저하되었음에도 불구, 자신을 젊은 세대와 비교, 노인으로서의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기 보다는 젊은이의 역할을 계속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 속에서 그동안 교회는 노인들을 위해 무엇을 해왔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안나회」 나 「요아킴회」 같은 노인단체가 본당에 있다고 하지만 노인들에게 얼마나 중요하고 유익한 단체로 활용되는지 교회내의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져야 한다는 것이 교회 노인문제 전문가들의 공통도니 지적이다.
수원 가톨릭대학 한상호신부는 『요즘교회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는 많은 신경을 쓰면서도 노인들은 신앙적으로 열심하니까 또 교회자체가 그들은 열심하다는 생각으로 노인들에게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며 무엇보다도 노인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교회 내에서 현재 실시하고 있는 노인대학도 신앙 소양 취미 교육 등을 통해 지금까지 노인의 복지와 성장을 위해 많은 공헌을 해왔지만 전 교구차원에서 본다면 아직까지 미흡하고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대교구 노인대학연합회장 박고빈 신부는 『교회는 노년기가 대망의 시기라는 것을 노인들에게 인식시켜줘야 한다』고 말하고 이와 함께 『노인들도 배움을 통해 스스로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노인교육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앞으로 교회공동체가 노인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사목활동을 퍼나가기 위해서는 각 교구별로 노인사목을 깊이 연구하고 전적으로 담당하는 노인 사목부를 설치, 노인들의 전인적 복지증진을 위해 연구ㆍ지도후원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교회 내 물적ㆍ인적자원을 폭넓게 개발, 노인사목을 위해 활용해야하며 성직자 수도자 봉사자들에게 전문적인교육과 훈련을 실시, 사회적 심리적 의학적 분야 등 모든 차원에서 노인들에게 보다 나은 봉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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