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신자들은 성신에 대한 믿음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사실 많은 신자들에게 성신은 잘 알려지지 않은 하느님이었다. 그 까닭은 우리가 쉽게 꿰뚫어 볼 수 없는 그분의 특성 때문이다. 그러나 성신이 하시는 활동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 어려움은 쉽게 해소될 것이다.
이성과 의지를 갖춘 사람의 정신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신은 우리생활의 가장 강한 힘이며 우리의 모든 행동이 나오는 원천이요 그 중심이다.
이 예(例)가 하느님의 영(靈) 즉, 성신이 곧 하느님의 창조적 본체와 같은 것임을 암시해 줄 수 있다. 하느님의 영을 통해 창조된 이 세상의 창조물아에서 이 창조적 본체를 알아 볼 수 있다(시편104, 30). 이 하느님의 영은 물위에 휘돌고 있었고(창세기1, 2), 혼돈의 상태에서 우주를 만들어내었다. 하느님 그 자체에 대해서도 요한은 그분은 영적인 분이시며 사람들은 영적으로 참되게 예배드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요한4, 23).
하느님의 영은 이스라엘의 역사 안에서 특별한 활동을 하신다. 이스라엘에게 소명을 부여하고, 예언자들로 하여금 그들 자신의 이름으로가 아니라 하느님과 그분의 영의 이름으로 말하게 했다. 그리고 세상 종말에 가서는 구약성경은 하느님의 영을 만민에게 부어줌으로써 크나큰 쇄신을 기대하고 있다(요엘3, 1~2).
예수와 성신
예수의 전생애도 성신의 활동아래 있었다. 성신은 예수의 행적 속에 활동하며 효과들 내는 힘이 되었고 특히 병자를 낫게 했다(루가 11, 20).
예수의 부활도 하느님의 성신을 통해 해준 것임에 틀림없다. 이 부활을 통해서 예수는 「권능의 하느님 아들」로 확인됐다(로마1, 4). 성신은 예수의 영이다. 부활하신 예수가 제자들에게 평화의 인사를 나누면서 한 첫마디 말씀이 『성령을 받아라』는 말이었다(요한20, 22).
요한복음에 전해진 예수의 고별사에는 분명히 아버지 하느님이 예수의 이름으로 보내줄 성령에 대해 말하고 있다(요한14, 26). 이 성신은 제자들이 예수와 그의 말씀들을 기억하도록 해주고 제자들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주고 온전한 진리 안으로 이끌어주며, 또한 위로해주고, 예수에 대해 증언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성신에 대한 이 약속들은 성신강림날에 와서 처음으로 온전히 실현되게 되었다. 성신강림날 일어난 일은 결코 활동의 종말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했다. 여기서 성신은 분명히 하나이 은총이며 또한 은총을 주시는 분이었다.
주님이요 생명을 주시는 분
예수는 부활하여 아버지께로 올라간 후 아버지께서는 예수의 제자들에게 다른 협조자를 보내어 『항상 너희와 함께 머물 것이다』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이 말씀은 결국 성신은 교회인 예수의 공동체의 생활원칙이 되며 교회의 활동과 기능 그리고 은총들이 모두 성신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사도 바오로는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첫 편지에서 『은총의 선물은 여러 가지이지만 그것을 주시는 분은 같은 성령이십니다. 주님을 섬기는 직책은 여러 가지이지만 우리가 섬기는 분은 같은 주님이십니다. 일의 결과는 여러 가지이지만 모든 사람 안에서 모든 일을 이루어 주시는 분은 같은 하느님이십니다.
성령께서는 각 사람에게 각각 다른 은총의 선물을 주셨는데 그것은 공동이익을 위한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같은 성령에게서 지식의 말씀을 받았으며, 어떤 사람은 같은 성령에게서 병 고치는 능력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서 전하는 직책을, 어떤 사람은 어느 것이 성령의 활동인지를 가려내는 힘을, 어떤 사람은 여러 가지 이상한 언어를 말하는 능력을, 어떤 사람은 이상한 언어를 해석하는 힘을 받았습니다. 이 모든 것은 같은 성령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성령께서는 이렇게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각 사람에게 다른 은총의 선물을 주십니다』(1고린토 12, 4~11) 라고 했다. 따라서 교회이 성직도 성신의 은혜이다.
성신은 원하는 대로 분다
교회의 성직이 성신의 은혜임이 틀림없으나 성신의 활동은 제도로써 교회성직에만 제한할 수가 없다. 성신은 세례와 견진으로 성신을 받은 모든 신자들에게 활동하고 있다.
그리스도교파 중 많은 교파들이 오늘날 초대교회 때 공동체 건설에 봉사하기 위한 카리스마적 운동의 기억 속에 살고 있다.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와 결합시켜주는 것은 성신이다. 그분은 교회 내의 여러 다양한 지체들을 서로 연결시켜주고 그들의 서로 다른 사명들을 하나로 일치시킨다. 그래서 바오로는 『우리 모두는 세례를 받음으로써 한분의 성신 안에 한 몸이 되었다』라고 쓰고 있다. 끝으로 그분은 모든 사람들이 일치하도록 또 구원되도록 하는 마지막 받침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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