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마태오 5장 13절~16절ㆍ루까 14장 34절~35절ㆍ마르꼬 9장 50절)
이 성구는 모든 크리스찬의 이 세상에서의 역할과 사명을 말씀하신 것이지만 직·간접으로 공적 사회 활동을 한답시고 있는 나에게 있어 언제나 충격적인 경고로서 받아들여진다.
먼저「세상의 소금」구절에『짠맛을 잃은 소금은 땅에도 소용이 없고 거름으로도 못 써서 내버릴 수밖에 없다』는 말씀에다『귀 있는 자는 들어라』고까지 강렬하게 표현하셨는데 자신의 오늘의 삶과 그 소업(所業)을 이에 비춰볼 때 무색(無色)함을 넘어 몸둘 바가 없다.
더욱이나 이 비유의 소금은 모든 음식에 맛을 내고 부패를 방지하는 작용을 하지만 눈에는 잘 안 띄는 것으로서 나처럼 사회적 허명(虛名)만 차지하고「크리스찬」이란 명패를 허울처럼 달고 다니는 자에게는 그야말로 폐부를 찌르는 말씀이다.
다음「세상의 빛」역시도 『등불을 켜서 됫박으로 가리워 두는 사람은 없다. 등경 위에 얹어 두어야 한다』고「아이러니칼」한 비유로 시작하셨는데 나 자신「크리스찬」이라면서 그 신앙생활을 마치 재난에 대비한 생명보험에나 들듯 내세에 대한 구원의 담보쯤으로 여겨 최소한 계명과 성교사규 이행에도 급급하고, 자기의 삶이나 소업 속에서는 안 믿는 자와 다를 바 없이 행세하고 있는 게 현상이다.
한 마디로 말해 맛 잃은 소금이요, 됫박으로 가린 등불이 되어 있는 자신의 삶과 소업을 희생시키기 위해 이제부터라도 이 성구를 좌우명으로 삼고 일깨워 나가야 되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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