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위상이 흔들리면서 가정교육의 부재(不在)ㆍ「공부 우선주의」로 인한 탈선ㆍ약물복용ㆍ가출 등 청소년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한탕주의ㆍ이기주의ㆍ물질만능사상이 현 사회에 팽배한 가운데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가치를 심어주어야 할 공간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청소년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은 가정과 학교.
『인격양성보다는 성적관리에 치중하는 것이 현 제도교육의 실정』 이라고 밝힌 동성고 교사 김병이씨는 『대학진학이 교육의 목표로 전도된 분위기에서 패배감과 좌절감을 느낀 학생들이 문제를 야기시키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학생의 수는 한학급당 10명 내외로 대다수의 학생들은 그들의 뜻이나 의지와 관계없이「공부」를 강요받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
대개의 부모들이 자녀의 인격성장보다는 성적관리에 급급, 공부만을 강요하면서 진정한 대화를 통한 자녀교육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오늘의 실정이다.
학교에서 지친 청소년들은 가정에서도 계속 지칠 뿐이다.
『하루 동안 부모님들께 듣는 얘기는「공부해라ㆍ밥 많이 먹어라」예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부모님과 이야기할 시간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 한 고등학생은 학교공부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성적중심의 교육풍토에서 부모들의 교육적 가치마저도 정립도지 못한 현실은 청소년갈등의 주된 원인.
풍부한 선(善) 에의 의지와 정서를 키우고 인간성을 개발시켜야 할 청소년들이 그런 공간을 전혀 갖지 못하고 있다.
『부모들이 가기를 바라는 곳은 도서관밖에 없다』는 보성고 이대석(아우구스띠노) 군은 『성당 주일학교에 나가는 것조차 좋아하시지 않는다』 고 덧붙였다.
성적위주의 그릇된 교육관은 결국 신자가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인격교육ㆍ종교교육에 대한 부모의 무관심은 서울대교구 교육국에서 실시한 「본당 청소년교육현황」 에서 잘 드러난다.
학교교육과 달리 크리스찬적인 삶에 관한 인간적인 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는 주일학교의 경우, 평균 출석률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현저히 감소한다.
즉 통계조사에 의하면 초등부의 평균출석률은 45%이며 중등부 32ㆍ6%(특히 중학교3학년은 27ㆍ4%) 고등부 17ㆍ7%로 격감, 학년이 올라갈수록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학생 사도직단체에서도 두드러져 서울대교구의 경우 중ㆍ고등학생연합회ㆍ학교 레지오마리애ㆍ가톨릭스카우트연합회 등의 단체들은 회원확보ㆍ활성화문제로 부심하고 있다.
본래 청소년 중심으로 활동을 펼쳐 가는 스카우트의 경우도 대부분 국민학생을 중심으로 하는 유년대가 대부분이다.
학생들 스스로는 자율적인 서클활동에 매력을 느끼고 학생사도직에 대한 의식도 있지만 막상 본격적인 활동에는 주춤하는 것이 청소년들의 일반적인 반응이다.
『정작 어느 곳에도 우리들이 편히 모이고 걱정을 나누는 곳은 없다』 고 말한 한 중학생은 『교회를 중심으로 재미있는 청소년 행사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특히 본당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청소년들의 「문화센터」 로서의 프로그램들이 제기되어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신천동본당 주일학교교사 최현주(체칠리아) 씨는 『교회 자체도 엘리트교육에서 낙오된 청소년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으며 진정한 교육이 필요한 구역내 근로청소년에게는 전혀 제공되는 프로그램이 없다』 고 지적하면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사목적 배려가 요구된다』 고 말했다.
또한 청소년들에게 『사회의 전체적인 승부의식의 개선과 함께 건전한 인성을 길러줄 수 있는 가정이 될 수 있도록 가정사목의 확립이 시급하며 가정공동체와 교회공동체와의 긴밀한 유대가 시급하다』 고 청소년 사목관계자는 밝혔다.
청소년의 그릇된 행동과 반응 뒤에는 사회전체의 구조가 드리워져 있다. 청소년들의 모습에서 밝은 하느님의 모상을 찾을 수 있도록 청소년의 위치에서 그들의 입장을 바라보는 가정과 교회의 교육적 자각을 정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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