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인간구원의 경륜을 펴시려고 성자를 구세주로 보내시고 성령을 보우자(保佑者) 로 보내셨다. 그리스도의 구세사업은 처음부터 성령의 힘으로 이룩된 것이다. 성자는 성령의 작용으로 동정녀 마리아의 아들로 탄생하셨고(루가1, 35) 성령으로 축성된(루가4, 18) 그리스도의 생애는 항상 성령으로 가득하였다(마태4, 1: 루가4, 14:10, 21:요한3, 34).

생명수인 성령

성령은 그리스도를 부활시키셨고(로마 6, 4:2 고린 3, 6) 그리스도를 영광스럽게 하여 인간 구원의 도구가 되게 하셨으며(요한 7, 37~39:1 고린 15, 28:필립 2, 9) 그리스도는 당신이 창립하신 교회에 성령을 보내실 것을 약속하셨다(요한14, 16~17:16, 7).『목마른 사람은 다 내게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 말씀대로 그 속으로부터 샘솟는 물이 강물처럼 흘려 나올 것이다. 이것은 예수께서 당신을 믿는 사람들이 받을 성령을 가리켜 하신 말씀이다』(요한7, 38~39).

1, 성령은 영신적 생명의 원리이시다

이러한 생명수이신 성령을 받아서 죄인이 영신적 인간으로 재생하여(요한3, 5:디도3, 5) 죄의 용서를 받고(요한20, 22~23)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다(로마5, 5). 『여러분이 받은 성령은 여러분을…하느님의 자녀로 만들어 주시는 분이시다. 그래서 우리는 그 성령에 힘입어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른다』(로마8, 14~15:갈라4, 6).

하느님의 자녀가 된 신자는 성령이 거처하시는 성전이 된다하였으니(1고린3, 16:6, 19) 성령의 모든 은총과 은사를 받음으로써 하느님의 자녀다운 생활을 하게한다. 『성령께서 맺어 주시는 열매는 사랑 기쁨평화 인내 친절 선행 진실 온유 절제 등이다』(갈라5, 22).

이러한 성덕의 열매는 우리를 묵은 율법의 굴레에서 해방하여 그리스도와의 공동 상속자가 되게 하여(로마8, 17) 『성도들과 같은 한 시민이며 하느님의 한가족이 되어』(에페2, 19) 하느님 아버지께 나아가게 한다.(에페2, 18).

성령의 이러한 성화작용은 신자 개인만 아니고 교회전체에 작용하여 교회를 성화하신다. 초대교회에서 성령으로 충만한 새 신자들은 한마음 한 뜻이 되어(사도4, 32) 서로 형제라 부르고(사도1, 15:9, 30:10, 23:11, 1:15, 23) 일종의 공산주의 같은 철저한 공동체를 이루었다(사도2, 44~45:4, 32~37:5, 13).

성사효력 보장

그들은 함께 기도에 열중하였고(사도1, 24:4, 24~30:8, 15:9, 11~20:10, 2:125~13) 빵을 나누는 공동식사를 하였다(사도2, 42). 그들은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었고(사도2, 38:10, 48:19, 5) 성령을 주는 안수례를 행하였으며(사도8, 15~18) 공동식사 기회에 주님을 기념하는 성찬식을 행하였다(사도2, 46:20, 7:27, 35).

이와 같이 성령은 신자 개개인과 교회 공동체에 내주(內住) 하심으로써 그들과 공동체의 내적성화를 이루시고 여러 가지 덕행으로 교회를 꾸미시고 주께서 인간성화를 위하여 제정하신 모든 성사의 효력을 보장하신다. 세례와 견진만 성령을 주는 것이 아니고 다른 다섯 가지 성사도 항상 성령의 작용으로 은총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전통적으로 모든 성화작용을 성령께 돌리고 모든 전례행위에 성령의 임재(臨齋)를 청한다.

2, 성령은 진리의 수호자이시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면 다른 협조자를 보내 주셔서 너희와 영원히 함께 계시도록 하실 것이다. 그분은 곧 진리의 성령이시다』(요한 14, 16~17) 하신 말씀대로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너희를 이끌어 진리를 온전히 깨닫게 하여 주시고』(요한16, 13)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시고 내가 너희에게 한말을 모두 되새기게 하여 주실 것이다』(요한14, 26).

사실 주님의 설교를 직접 듣고 그 행적을 목격한 제자들조차 성령을 받기 전에는 주님의 언행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고 가끔 엉뚱한 오해도 하였으나 성령을 받은 후에야 확연히 깨닫기도 하고 굳게 믿을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주님은 승천 전에 제자들에게 『오래지 않아 너희는 성령으로 세례를 받게 될 것이며』(사도1, 5), 『성령이 너희에게 오시면 힘을 받아…땅 끌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나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사도 1, 8) 하셨다.

그러나 성령은 주께서 가르치지 아니하신 새로운 진리를 가르치지 않으시고 그리스도를 증언하신다(요한15, 26). 이점을 주님 친히 분명히 하셨다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너희를 이끌어 진리를 온전히 깨닫게 하여 주실 것이다. 그것은 자기생각대로 말씀하시지 않고 들은 대로 일러주실 것이며… 나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전하여 나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다 나의 것이다. 그래서 성령께서 내게 들은 것을 너희에게 알려 주시리라고 내가 말했던 것이다』(요한16, 14~15)

진리의 성령

진리의 성령은 교회가 진리를 믿거나 가르침에 있어서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보호하신다. 『그리스도께서 부어주신 성령은 여러분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십니다. 그리고 그분은 진실하셔서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요한2, 20ㆍ27). 바울로는 성령의 도우심으로써 우리가 신앙의 유산을 잘 간직할 수 있고(2디모1, 14) 성령의 은총으로 오류를 주장하거나 성령의 은총없이 진리를 고백할 수 없다고 강조하였다(-고린12, 3).

3, 성령은 신비체를 형성하신다

성령은 사도들에게 예수의 증인이 될 수 있는 용기와 능력을 부여하여 열열한 복음선포자가 되게 하셨다(사도2, 14~36:8, 29~30:9, 31:10, 19:13, 2). 이러한 복음선포로 교회가 성장하는 현상을 사도행전은 『하느님의 말씀이 줄기차게 퍼져 나갔다』고 표현하였다(6, 7:12, 24:19, 20)

또 성령께서는 교회의 성장발전을 위하여 성화의 은총과 아울러 활동의 은사도 여러 가지를 주신다. 바울로는 그의 여러 서간에서 이 은사들을 설명하고 있는데(로마12, 6~8: 1고린12, 4~31: 에페4, 11~12: 1 디모 3, 1~13 : 디도 1,~9) 이 모든 직무상의 은사는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1고린12, 7) 『성도들을 준비시켜서 봉사활동을 하게 하여 그리스도의 몸을 자라게 하시려는 것이다』(에페4, 12)

교회의 영혼

이상 간략하게 성령과 교회의 관계를 보았거니와, 한마디로 교회는 성령에 의하여 존재하고 활동하며 성장한다. 이러한 관계를 성 아우구스티노는 영혼과 육신의 관계에 견주어 말하였다. 『영혼은 육신의 각 지체에게 생명을 주고 각 자체의 기능을 준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대한 성령의 관계는 육체에 대한 영혼의 관계와 같다』(설교267). 여기서 성령은 교회의 영혼이라는 교설이 생겼다. 그러나 교회헌장은 오해를 피하기 위하여 『교부들은 성령이 하시는 일을 생명의 원리 즉 영혼이 육체 안에서 하는 일과 비교할 수 있었다』(교회헌장7) 고 한다.(존재론적 비교가 아니고 기능론적 비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