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복자성월을 맞이하여 각기 자기 고장의 순교 성지 및 유적을 발굴한다든지 이미 알고 있는 성지를 참배하면서 자기의 순교 선열들을 경모하는 것이 뜻 깊은 일일 줄 생각한다. 그래서 우선 일반에 극히 알려지지 않은 대구에 있는 순교 성지와 유적을 소개하고자 한다.
① 관덕정(觀德亭) 사형장
㉠위치=옛날 경상도 감영에 속한 죄인 사형장인 관덕정이 있던 곳은 현재 남산동 적십자병원이 있는 그 일대 지역이었다.
적십자병원 뒤편으로 경혜여중이 있는 경사진 그 일대를 옛날에는 아미산이라 하였고 그 산꼭대기에 대구측후소가 있었다가 후에 신암동으로 옮겨졌다.
㉡관덕정의 유래=이조 중종 때 1519년에 낙동강을 좌우로 구분하여 경상 좌ㆍ우도로 나누면서부터 대구가 경상 좌우도의 수부 즉 전도를 다스리는 감영(監營=오늘의 도청)이 설치되고 감사(監司=오늘의 도지사)가 주재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대구감영에 속한 사형장이 자연 생기게 되어 처음은 앞산 밑 옛 일본군 八ㅇ연대 터(얼마 전까지 미군의 비행장 있던 곳)를 장댓벌이라 하여 거기서 사형을 집행하였다가 감영에서 너무 멀다는 이유로 남문 밖 아미산 아랫턱으로 옮겨 관덕장(후에 관덕정)이라 불렀다.
㉢관덕정에서 순교한 분들=경상도에는 천주교가 늦게 들어왔던 관계로 초대박해 때는 별 영향이 없었다. 그 이유는 지역적 관계도 있었고 또 한편 당파의 분포 관계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경상도에는 천주교가 늦게 들어오게 되었고 들어온 경위도 1901년(辛酋) 대박해로부터 그 후 충청도의 지방적 박해가 계속된 관계로 피난 교우들이 대량 경상도의 산협지대로 피신해 옴으로 해서 비로소 천주교가 들어오게 되었다.
이렇게 경상도로 피난온 교우들이 여러 산협지대에서 교우 부락을 형성하고 산전을 쪼아 화전(火田)을 이룩해서 모두 자급자족하여 살면서 열심으로 전교하였다.
그리하여 1815년(乙亥)에 청송(靑松) 모래산을(현재 박자동) 중심한 인근 산협에 수백 명 신자들이 살게 되어 그 해 부활대축일에 남녀 2백여 명이 한 곳에 모였을 때 전치수(냉담 교우)의 밀고로 지도급 교우 7명이 대구감영으로 넘어왔고 같은 때에 전치수의 안내로 영양 진보(珍寶) 머루산(포산동)과 안동 엿발골을 습격하여 수십 명 교우들을 안동부사(府使) 아문으로 끌고 갔다가 여럿이 혹형에 혹은 굶주림에 죽고 그 중 8명이 대구감영으로 넘어왔다.
그후 1827년(丁亥)에 전라도 곡성(谷城) 어느 교우 부락 옹기굴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여러 백 명이 잡혀 형벌을 받을 때에 매에 못 견디어 그 연루자들을 고발하였다. 그래서 전주 포졸들이 그 연루자들을 잡기 위하여 경상도 상주ㆍ순흥(尙州ㆍ順興) 등지에 있던 교우 부락을 습격하여 연루자들을 전주로 잡아가는 것을 본 상주 목사(牧使)가 천주학군을 내가 잡아서 나라에 공을 세우리라 하여 피신간 교우들을 일일이 찾아 잡아 그 중 유명한 분 6명을 대구로 송치하였다.
1866년(丙寅) 대박해 때 밀양(密陽)에서 두 명 상주에서 한 명이 대구로 넘어오게 되었다.
이리하여 3기 박해 때 대구로 넘어온 교우가 모두 24명(남 21명 여 3명)인데 관덕정 형장에서 참수된 분이 13명(여자 2명) 옥사 순교자 11명(여자 1명)이었다.
② 옥골(獄巷)
옥골은 감영시대 때 죄수들을 가두었던 옥이 있던 골목 혹은 거리를 말하는 지명이다.
그 위치는 현재 서성로(西城路) 북쪽 끝이요 지금 대안동 성당이 있는 남서편 골목 그 일대가 옛날 감영의 옥이 있었다. 서성로 끝에서 옥골로 들어가는 어구에 옛날에 서소문(西小門=혹은 西野門)이 있었다.
이 옥골에 있던 감영 옥중에서 옥사 순교한 분이 11명이 있었는데 1827년(丁亥)에 상주ㆍ순흥에서 넘어온 교우 6명은 감사의 사형 선고는 받았지만 중앙 정부의 집행 재가가 내리지 않아 1839년(己亥)까지 12년 동안 옥고를 치루다가 3명은 옥사하고 3명은 관덕정에 나가 참수되었는데 그들의 13년간 옥중생활 이면에는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다.
(영남순교사 214면과 208면과 242면 참조<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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