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밤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행인지 불행인지 통행 금지가 있어 수면 위생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뉴욕」이나「도꾜」 같은 도시에선 사실상 밤낮의 구별이 없다. 밤중이 되어서야 겨우 집으로 돌아오게 되는 도회의 샐러리맨, 표정은 지쳐 있고 발길은 무겁다. 눈은 무겁고 졸리긴 한데 자리에 누워도 잠은 오지 않는다. 이 경우 흔히들 수를 헤아려라, 조용한 음악을, 부담 없는 책을…등 권하고 있지만 당해본 사람이면 잠은 커녕 그러다 꼬박 밤을 새운 적도 경험했을 것이다. 수면 의학상 우리의 중추는 사고와 운동중추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수면이란 이 두 개의 중추가 동시에 피곤한 상태가 되어야 이루어진다.
도시의 정신 노동자에게는 사고의 중추는 지칠 대로 지쳐 피곤해 졸리긴 하지만 운동 부족으로 인해 운동중추는 아직 흥분 상태에 있으므로 잠이 오지 않는다. 즉 이 경우「피로」란 피곤하다고 느끼는 것이지 실제로 피곤하지는 않고 오히려 여력이 남아 있는 상태이다. 그러기 때문에 이러한 불면증에는 무엇보다 적당한 운동을 하여 대뇌의 운동중추도 함께 피곤하게 만들어야 한다. 억지로 잘려고 노력한면 할수록 잠은 점점 멀리 가므로 이때야말로 용기를 내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는 뜰에 나와 맨손체조도 좋고 산책도 좋다. 무엇이든 적당한 운동을 해야 된다. 등산이나 운동 후 자리에 누우면「기분 좋은 피로」와 함께 스르르 잠이 오는 경험은 이 경우의 수면 생리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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