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날미(飛山洞)
현재 비산동성당에서 남쪽으로 달성공원 있는 데로 별로 높지 않는 야산이 마치 새가 나래를 쭉 편 형상이라 하여「나는 뫼」사투리로 미(산) 곧「날미」라 불렀다 한다. 옛날 날미동은 현재 비산동 북편 들 한가운데 있다.
또 한 가지 달성공원에 대한 전설이 날미와 관계가 있었으니 지금 달성공원이 둥근 달처럼 생겼고 둘레가 성처럼 되었다 해서 달 같은 성(달성)이라 불렀다.
그런데 이 달성이 처음은 날미 서북편 벌판에 있었다가 하루는 둥둥 공중으로 날아 남으로 가는 것을 (달성공원 앞에 옛날에 작은 개천이 흘렀는데) 그 개천가에서 빨래하던 여자가 둥근 산이 날아가는 것을 보고 요망스럽게『아이고 얄구저라. 산이 와 저레 날아가노?』하니까 그만 그 둥근 산이 지금 있는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한다.
그리고 달성이 처음 있던 곳을「들마」라 불렀는데 달성이 날아간 뒤에 그 자리가 명당이라 하여 사람들이 모여 즉「들마」로 와전되고 들마도남편에 있던 작은 마을을 날미<날아가버린 산(뫼ㆍ미)>이라 불렀다 한다.
이곳에 대구 순교자의 유래와 유적이 두어 가지 있다. 한 가지는 대구 1828년경부터 교우가정 두어 집이 살았는데 그들은 어디서 와서 살았는지모르겠으나 연대상으로 보아 1827년(정해)박해가 상州 방면에서 혹심한 걸로 미루어 그쪽에서 피난해온 교우들이 아니었던가 한다.
그런데 그 중에 이공사가란 청년이 모친 수산나와 여덟 살짜리 누이 프란치스까와 데레사 모두 네 식구가 살다가 1866년(丙寅) 대교난 때 칠곡 한틔(漆谷 德明洞)로 피하여 있다가 그 이듬해에 박해가 좀 누그러지는 것을 보고 다시 날미 본댁으로 오던 도중에 성루서 내려온 포졸들에게 동행이던 서태순(徐泰淳=요한)과 함께 잡혀 서울로 압송되어 이듬해에 함께 순교하였다.
날미의 또 한 가지 유적은 이요한(이윤경) 회장이 1866년에 문경 호랑리(聞慶 北面)에서 잡혀 상주를 경유 대구 감영으로 넘어와서 1867년 12월 29일 관덕정에서 참수되었다.
그의 시체는 그날 밤에 교우들에 의하여 현장 근처(아미산)에 묻었다가 3년 후에 날미 뒷산으로 옮겨 묻었다.
이분은 병인 순교 복자 25위 중 한 분인데 대구의 유일한 복자이다.
② 칠곡 한틔
이곳은 현재 칠곡군 동명면 득명리에 있는 산골 조그마한 마을의 옛 이름이다. 그러나 이곳은 대구대교구의 요람지로서 유서가 깊은 역사적 지대이고 순교자 유적이 있어서 더욱 유명하다. 그런데「한틔」는 경상도 사투리로 함께ㆍ한 곳에란 것을「한테」라 함으로 사방에서 피난온 교우들이 한 곳에 즉「한데」모여 산다고 한 것의「한틔」로 와전된 듯하다.
여기에 옛날부터 공소가 있게 된 것은 그 유래를 알 수 없으나 병인(1866년)박해 훨씬 전부터 피난 교우들이 모여 살게 되어 자연 공소가 서게 된 것이다.
이 고장에 대한 옛 문헌은 복자 다빌뤼 안 주교(安敎)의 서간(1860년)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안 주교의 서간
『…그 지방은 매우 작고 또한 매우 의심 받는 지대로서 20명 내지 30명밖에 집합할 수 없는 공소이다. 그러나 이 지방은 큰 읍내의 작은 핵심(核心)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다행한 지방이다. 이 큰 읍은 여러 시대에 걸쳐 순교자가 많기로도 유명하다…』
이 큰 읍은 대구를 두고 말함이요 여기서 24명의 순교자가 있었음을 지적한 것이고, 핵심이란 말은 대구교구 발상의 요람지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③ 복자성당 내 순교자 묘소
1868년(병인박해 3년째)에 울산에서 순교한 허 야고보(許仁伯) 김 루까(金宗倫) 이 베드로(李陽登) 세 분의 무덤이 본래 경주 산내면 진목정(眞木亭)에 있던 것을 1932년 5월 29일에 대구 교회 묘지(達城군 城西면 甘川리)로 이장하였다.
그 후 1962년 10월 25일에 세 분의 무덤을 묘지 산상에 세운 성모석상 앞에 석곽으로 장식해서 이장했다가 73년 10월에 신천동 복자성당 구내로 다시 이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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