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항의 주해
이 항목은 갈려진 크리스찬과 그들의 단체라는 역사적 실체에 대한 신학적 평가이다. 그러기에 여기서는 주로 세 가지 교회 회원 자격(즉 성신, 그리스도와의 일치, 구원)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다.
우선 성사적 결합(이 경우에는 세례)을 언급하고 있다. 이것이 가톨릭 교회와 비가톨릭 크리스찬과의 연관을 맺는 기초인 까닭이다. 그러나 온전한 신앙고백을 축소시키고 베드로의 후계자에의 추종을 포기함으로써 이 연관은 약화되고 왜곡되었다. 이 간단한 표현 속에 관련된 점과 분리된 점이(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지적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세 가지 결합의 면이 강조되어 있다. 즉 긍정적인 면이 강조되어 있다. 이것이 갈려진 형제에 대한 공의회의 기본 자세이다. 모든 크리스찬 교회 혹은 단체가 가톨릭 교회와 맺고 있는 관련을 다 보아야 한다. 외적 요소도 있고 내적 요소도 있다.
신앙고백의 관련성은 성경을 신앙과 생활의 규범으로 인정하고 또 전능하신 성부와 하느님의 아들이며 구세주이신 그리스도를 믿는 데 있다.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이라는 이 공통 요소는 초세기의 그리스도교의 설교에 비추어야만 옳게 평가될 수 있다. 여기서 그리스도교의 본질과 핵심이 바로 문제점이다. 고대의 신경에서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아들이며 구세주라고 불리었다. 우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의 기본 신앙고백을 기억한다. 삼위일체와 동정 마리아에게서 인성을 취하신 하느님의 말씀에 관한 그리스도교 신앙의 기본 신조에 있어서 교령(제14항)이 인정하고 있다.
우리는 차이점을 강조함에 있어서 신앙고백의 기본적 공통점을 너무나 쉽게 망각하고 있다. 교회헌장은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을『사랑으로 믿는다(amanter credunt)』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것은 애덕과 결부된 신덕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다.
물론 이 점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 언급한 것은 주로 하느님과 그리스도를 믿는 점이 공통이고, 따라서 크리스찬 신앙고백이 합치되는 사랑으로써 동료가 된다는 점이다.
성사 면에 있어서 우선 세례를 언급하고 있다. 일치 요소로서의 세례의 기능이 공의회 동안에 더욱 더욱 강하게 부각되었다(참고, 일치교령 22ㆍ23) 그리스도와의 일치는 세례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이 강조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다른 성사들 특히 성체께 대하여는(참고ㆍ일치교령 15ㆍ22) 짧게 언급하고 있다.
주교직에 대한 언급에 이어서 성사생활의 중심(성체)이 언급되어 있다는 사실은 성체성사의 진정 여부가 사도 전승의 사제직의 진정 여부에 달려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이 점은 일치교령 제15항 3절에 더 명백히 언급되어 있다.「그들 자신의 교회나 교단」이라는 표현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비로마 교회들이 교조적 교회론적 의미에 있어서의 교회라는 말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교단이라는 용어가 사회 단체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분명하다. 이것은 비로마 그리스도교 안에 교회의 요소가 있음을 묘사한 것이다. 열교와 이교의 전통적 구별은 초안에도 없고 일치교령에도 없다. 이것은 교회와 교단이라는 용어로 대치된 듯하다. 그러므로 표식의 면에 있어서의 공통점은 일 부분만 묘사되어 있는 셈이다.
교회의 통치 면에 있어서는 우선 주교 서품이 언급되어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신 교회의 성격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인정되느니 만큼 교회의 통치권 역시 인정되는 것이다. 사실 주교 서품권과 함께 사도 전승이 인정되는 모든 교회가 이에 해당된다. 여기서 주교 서품의 성사를 통하여 성화하고 가르치며 통치하는 직의 전승문제가 야기된다.
표식의 면에 있어서 가톨릭 교회와의 연관은 크리스찬 생활 태도에 있어 성경을 신앙과 행위의 규범으로 인정하고 종교적 열정이 있으며 하느님의 모친을 공경하고 기도와 아울러 크리스찬 신심이 내포된 모든 것에서 구현되고 있다.
결정적인 것은 이 모든 것으로 말미암아 성신을 모시는 내적 회원이 되고 성신의 은혜와 힘을 입어 순교라도 불사할 만큼 견고케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여기서 교회헌장은 갈려진 교회와 교단에도 구원의 힘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교회론적 설명은 없다. 그러기에 이 헌장에 기초를 둔 교회의 개념(즉 교회는 완전한 성사라는 것)에서 교회론을 전개할 만하다. 즉 온전한 교리와 온전한 성사생활과 베드로와 사도들의 직에 의하여 통솔되는 일치를 이루는 자로서 교회에 합체되는 것은 성신 안에서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가족이라는 내적 종말론적 통교에 합체되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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