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들을 위한 옷을 분배하기 시작했다. 3천5백여 벌 정도의 이 옷은 1~6살 어린 아이들을 위한 것으로 난민촌내에서 옷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아트수녀의 지도아래서 만든 것이다.
우리는 옷을 골고루 분배하기 위해 KWA(Khmer Woman Associationㆍ크메르인 여성을 위한 단체)의 협조를 요청했다. KWA는 여성크메르인 문맹자들에 크메르어를 가르치고, 이 과정을 이수한 이들에게 바느질 및 돗자리ㆍ베 짜는 기술ㆍ뜨게질 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다. 또한 이 단체는 여러 국제기구에서 원조하는 물품 등을 난민들에게 배급해 주는 일을 도와주고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단체와 같이 옷을 분배하기 시작하자마자 이 단체 구성원의 부정과 부딪혀야만 했다. 이들은 아이들의 숫자를 거짓으로 작성, 더 많은 옷을 수령해 암시장에서 거래하곤 했다.
이들의 이런 행동은 이들의 생활상과 어려움을 감안할 때 이해할 수도 있었지만 계속 발견되는 이 같은 이기주의적 행동에 저절로 짜증과 욕설이 나오곤 했다.
왜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오셔서 사랑이라는 것을 외쳤는지 이해되었다. 정말 사랑이 없는 인간과 사회는 철저하게 파괴도고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 그래서인지 사랑이라는 단어가 아주 단순한 진리이고 쉽게 내뱉을 수 있는 단어이지만 그 뒤에 숨어있는 의미는 엄청난 것이며 이 사랑이 헝겊에 물이 배어들듯이 인간과 사회에 퍼질 때 엄청난 힘을 가질 수 있음을 실감했다.
이곳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님은 분명했다. 악이 둘러 싸여 있고 폐쇄된 사회이며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지내왔던 이들이기에 생존 본능과 이기심이 강한 곳이다. 나는 이곳에서 지내면서 사회를 파괴시키는 것은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에 있음을 확실하게 알게 됐다.
이런 약간의 이해들은 내가 일을 추진해 나가는데 있어 그 방향을 결정해주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느끼게 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무조건 이들에게 많은 물자배급을 해주고자 노력했지만 지금은 이외에 이곳 고아들과 젊은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노력하는 행동의 변화였다.
나는 이곳의 젊은이들에게 정서를 키워주고 밖의 사회가 어떤 곳이며 인생의 진실된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려줄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일이 그렇게 쉽게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생각 속에서 이 일은 계속 추진될 것이다.
나의 역할은 시작이요 노력이며 그 이외의 것은 그분께서 맡아 주실 것이며 또한 열매도 그분께서 거둘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연락처=(iabriel B.yonk Young Je S.J.P.O. Box2 TAPRAYAp. R ACHNBURT 25180 THAILANI)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