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는 없어도 우리는 훌륭하게 살겠어요』고 박성도 준위의 유족 어린 5남매는 각계층에서 보내준 사랑의 손길로 지금 부산시 동래구 민락동 129의 2번지 아담한 새 삶의 보금자리에서 티 없이 자라고 있다.
지난 2월 22일 오전 11시 8분 경남 충무항 앞바다에서 불의의 사고로 희생된 해군 YTL정 정장 박 준위(풀로리아노)의 어린 다섯 자매는 일시에 고아가 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부인 임숙자(32세) 여인은 몇 년 전부터 고치기 어려운 정신병으로 폐인이 되어 병원에 입원 중이라 생전에 박 준위는 부자유스러운 군대생활 속에서도 어린 5남매의 어머니 역할까지 하며 보살펴왔다. 이제 남은 영균(남 13세) 미나(여 10세) 대균(남ㆍ8세) 진균(남ㆍ6세) 미련(여 3세) 등 5남매는 한참 어리광 부릴 나이다.
고 박 준위는 평소 바른 말 잘 하고 동료들을 아끼는 정의파로 알려져 해군에서도 상지회라는 친목단체를 만들어 오랫동안 회장직을 맡아오기도 했다.
그러나 갑자기 닥친 이 불행한 처지를 알고 마산교구와 진해성당이 앞장서서「5남매 돕기」운동을 벌여 서울 김성진(관광업)씨를 비롯해서 각계각층에서 1백여만의 사랑의 성금이 모여 유족 대표 박영도(동아대 교수)씨의 알선으로 집 한 채를 마련하고 고인의 형수인 홍분조(45) 여인이 아이들을 맡아 돌보고 있다. 생활비는 연금 1만7천 원과 보상금에서 나오는 이자 그리고 큰아버지 박 교수가 1만여 원의 보조금을 합쳐 그런대로 생활을 꾸려 나가고 있다.
『그러나 5남매의 앞날에 가장 염려되는 것은 철이 들면서 부모의 애정 결핍으로 비뚤어진 성격이나 행동이 나올까봐 두렵다』고 말하는 박영도씨는 무엇보다도 학교에서나 주위 사람들의 말 한마디나 보살핌이 아쉽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어머니 임 여인의 치료비 때문에 생활에 위협을 받을까 두렵기는 하나『5남매를 위해 보살펴 주신 은인들의 은혜에 보답하는 뜻에라도 힘 있는 데까지 큰아버지로서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다행히 이 소식을 듣고 미 제8군 도서관장직을 맡고 있는 머피(57세) 여사가 장녀 미나양을 자기 앞으로 입양시켜 귀국 때 미국으로 데려가게 됐다고 밝혔다.
우리 주변에서 전혀 예기치 못한 사고로 불행을 겪어야 했던 이들이지만 슬픔을 딛고 환한 얼굴로 내일을 향하는 힘찬 삶의 메아리는 밝은 내일을 향해 오늘도 한없이 뻗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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