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현대 교리교수법
지난날의 교리서도 그랬거니와 교수 방법에 있어서도 과거의 교회는 암기 중심으로 교리를 가르쳤던 것이다. 예비자는 문답으로 된 교리의 조목을 암기함으로써 세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교리 조목의 암기가 교리교육의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목표는 되지 못한다. 교리교육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교리를 리해하고 신앙을 가지며 생활화하는 데 있는 것이다.
또한 과거에 교회는 너무나 신 중심으로 교리교육을 한 나머지 인간성을 상실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달리 표현하면 교리의 내용은 인간생활과 아무 관련이 없이 소개되었다. 그러기에 교리교육은 자연적으로 추상적인 방향으로 흘렀고 교리 지식을 주입시키는 데만 정신을 돌렸던 것이다.그러나「아는 것」과「믿는 것」과는 엄연히 구별되는 것이다. 교리 지식이 많은 신자가 열심한 신자라고 말할 수 없다.
교리 지식은 다만 신앙의 바탕이 될 뿐이다. 그러기에 사도 바오로는 믿음이란 들음에서 온다고 하였다. 그리고 지난날 교회가 너무나 수계 중심으로 교리교육을 실시한 것도 사실이다. 마치 신자들은 계명을 지키기 위해서 생활을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계명이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랑의 계명으로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 보다 충실하게 살기 위하여 계명을 따르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신자는 사랑의 정신을 효도의 마음으로 계명을 따라야 한다.
한 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것은 우거 교회가 교리교육을 너무나 윤리적인 방향으로 실시한 것이다. 즉 이것을 하면 죄가 되고 죄중에 있으면 지옥에 간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 결과로 신자들은 죄에 대한 공포감에 사로잡혀 위축된 생활을 하였고 죄에 대한 노이로제에 걸린 사람들 같았다.또한「하지 말라」「해서는 안 된다」는 표현으로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교육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계시하신 진리는 사랑의 계시로서 우리는 이 계시를 사랑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2. 이상에 열거한 몇 가지 교수법의 그릇된 방향을 지양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교리교육을 실천하기 위하여 현대 교리교수법이 대두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현대 교리교육의 부흥운동은 신학적인 토대 위에 기초한 것이다. 즉 죠셉ㆍ융만 신부가 1936년 발간한「복음과 신앙의 선포」란 저서가 현대 교리교육의 새로운 위치와 방향을 제시하였다. 본저서의 주요 테마는 아래와 같다.
첫째로 우리의 종교는 조직적인 단일체이다. 크리스티아니즘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지이다. 즉 과거의 모든 세대 안에 감추어져 있던 비밀로서 이 비밀은 모든 인간에게 계시되었다.『이 심오한 진리는 과거에 모든 세대에 모든 사람들에게 감추어져 있던 것인데 이제는 하느님의 성도들에게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이 심오한 진리는 이방인 여러분이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다는 것이며 또 영광을 차지하게 되리라는 희망입니다. 우리는 바로 이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것입니다』(꼴로세서 1ㆍ26~ 28) 요약하면 우리는 그리스도와 일치하여 성신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나아간다는 것이다.
둘째는 크리스티아니즘의 모든 진리가 이러한 방면으로 설명됨으로써 복음이 인간에게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학적 토대 위에 기초한 현대 교리교수법은 그동안 많은 연구와 관습을 거쳐서 오늘에 이른 것이다. 최근의 문헌으로는 1971년 성직자 성성이 발표한「교리교육의 일반 지준서」가 있다. 이 지준서는 물론 전 세계 교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리교육을 위한 지침서인 것이다. 따라서 각국 지방 교회에서는 이 일반 지준서를 참고 삼아 각 지성의 문화 운통 관습 등을 참작하면서 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교리교육의 토착화 문제인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우리나라 사람에게 계시된 진리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한국 민족이 오랫동안 간직해온 샤마니즘 불교 유교 사상 등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의 하느님이 우리에게는 생소하지 않은가? 그보다는 한민족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신의 개념을 승화시켜 계시된 하느님으로 인준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유교에서의 효사상을 통해서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느님을 소개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특히 우리나라 고유의 민속신앙과 종교를 알아야 할 것이다. 한민족이 갖고 있는 이러한 신앙과 사상을 참작하면서 진리를 전달할 때 계시된 진리는 모든 이에게 수긍이 갈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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