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썩지 않으면 한 알 그래도 남아 있고 썩으면 많은 열매을 맺습니다』(요한 12장 24절)
이 성구는 이미 오래 전에 예수님 자신이 우리에게 모범으로 보이셨고 많은 순교자들이 피로써 향기를 풍긴 생활한 문구이다. 또한 지금 우리 삶에 있어서의 생활 신조가 되며 나의 수도생활에 있어서는 꼭 이루어져야 할 사랑의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밀씨는 자신을 말하며 밀씨가 썩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만을 위한 생활 속에서 사랑에 죽지 못한다는 깊은 뜻을 새삼 느끼며 하느님이 내 일생에 맡겨주신 귀중한 사명을 생각해 본다. 가치 없고 비천하고 불쌍한 자들에게 사랑으로써 봉사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다. 그러나 자신만의 이익을 찾고 뼈저린 희생과 눈물이 없이는 그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향기를 줄 수 없었다. 마음으로부터의 부서지는 아픔과 자신의 썩음 속에서만이 예수님의 모범을 거울삼아 힘을 얻었고 미소한 눈동자들 안에서 사랑의 빛나는 보물을 발견하고 기뻐하게 된다. 한 알의 밀알이 썩어서 많은 열매를 맺듯 이제 더욱 큰 사랑과 희생으로 내 적은 생이 끝날 때까지 세상에서 버림받은 자들, 자기의 탓도 부모의 탓도 사회의 탓도 아닌 운명의 희생을 지니고 살아야 하는 불구자들에게 좋은 벗이 되어주고 참된 어머니가 되어 그들의 앞길에 밑거름이 되어 주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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