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르 수사에게는 예수를 사랑하는 것은 그분에게 순명하는 것도 의미한다.『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잘 지킬 것입니다』 (요한 14장 23절)
샤를르 수사는 예수를 사랑하기 때문에 누구든지 형제로 삼아 사랑할 각오를 했다. 그에게는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다.
『복음의 말씀 가운데 예의 귀절처럼 나의 생애를 깡그리 변혁시킬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긴 말씀은 없습니다. 그 말씀이란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들 중 가장 작은 사람에게 해준 것이 곧 내게 해준 것이다>라는 귀절입니다』그를 성체 앞에 몇 시간이라고 무릎 꿇게 하는 사랑의 힘은 동시에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손님을 맞아들이기 위해서 언제나 그로 하여금 성당을 박차고 떠나게 하였다. 샤를르 수사가 죽은 지 20년 후에 한「뚜아랙」주민이 그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그분은 우리를 단 한 번도 기다리게 하지는 않았소』샤를르 수사는 만인의 형제가 되고 싶어하였다. 즉 누구든지 그 안에서「사랑하는 형제」를 발견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는 누구든지 영접하였으며 특히 복음의 정신으로 가장 가난한 이들을 더 즐겨 영접하였다. 샤를르 수사는 그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물질적 빈곤을 덜어주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그가 더욱 심려한 바는 더 큰 비참과 빈곤 즉 복음을 모르는 무지한 사람들에 대한 걱정이었다.
『나를 만나본 사람은 <이 사람이 착하고 어질기에 그의 종교 또한 진실되고 선량할 것이다>라고 말하도록 살아야 한다. 만일 누가<무엇 때문에 당신은 그토록 어질고 부드럽고 선량한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나보다 훨씬 서량한 분 자체의 종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나의 주인이신 예수께서 얼마나 선량하신지 알았더라면!>이라고 대답해야 하리라』
요컨대 샤를르 수사에게는 예수께 대한 사랑은 이웃 사랑의 근원이며 그가 남의 마음 속에 일으키고 싶은 결과이다.
『우리의 전 생애가 침묵 가운데 쌓여 있을지라도 표양을 통한 복음의 설교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생애는 살아 있는 설교, 예수의 반영, 예수의 향기, 예수를 부르짖는 그 무엇, 예수를 보게 하는 그 무엇, 예수의 한「이미지」 다운 그 무엇을 풍겨야 한다.』
그런데 샤를르 수사에게는 이것조차 충분하지 않다. 예수와 같이 자신을 봉헌함으로써 인간의 구원을 위해 헌신하고자 한다.『타인의 구원을 위해서 일한다는 것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의무이다. 모든 신자는 예수님 생애의 밑바탕부터 닮아야 한다. 예수께서 이 세상에 오신 것은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였다.』
『예수께서는 십자가를 통해서 세상을 구원하셨다. 따라서 우리의 십자가를 통해서 예수께서 우리 안에 거처하시게 하고 우리 안에 당신 수난에 부족한 것을 완성토록 가만히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마지막 날까지 구속의 업적을 계속해야 한다. 십자가 없이는 구세주 예수와의 일치는 있을 수 없다.』
샤를르 수사가 죽은 날 쓴 편지에 이렇게 적혀 있다.『우리 자신을 비우는 것이 영혼들에게 선을 베풀고 우리를 예수와 일치시키는 가장 강력한 방법일 것입니다』
한 마디로 샤를르 수사의 영성생활은 곧 신앙생활이다. 그는「예수님은 불가능을 모르는 주인이라」고 믿기 때문에 남에게 미친 짓으로 보이는 행동을 실천에 옮기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바로 이 구체적인 신앙이 샤를르 수사로 하여금「나자렛」예수의 생활을 정확하게 모방하도록 하였고 실제로 현존하시는 어떤 분과 더불어 대화하듯 기도하였으며 그에게 하느님을 대표하는 장상들의 목소리에 순명하기 위해서 스스로의 계획을 포기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가장 가난한 이 안에서도 예수님을 만나 뵈옵도록 하였으며 드디어는 그로 하여금「십자가에 처형되신 분의 동시대인」이 되도록 해 주었다. 그의 흰 수도복 위에 그려넣은 빨간 휘장은 자기 영성생활을 요약하는 것 같다. 이 휘장은 십자가가 꽂힌 심장인데 그 아래와 위에 표어로서「예수 사랑」이란 말을 새겨넣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