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합니다』(마태오 16장 24절) 나는 이 말씀을 자주 묵상하면서 살아간다. 자신을 끊어버리지 않고서는 덕행에 나아갈 수도 없고 그리스도에게 대한 봉헌도 위탁도 불가능하며 조촐하고도 참된 마음의 자유와 하느님의 은총을 보존하기는 힘드는 일이다.
그리고 십자가상의 제헌이야말로 구원과 희망과 용기와 영혼의 즐거움이 있고 사탄을 제압하는 무기가 있으며 애덕과 성화의 극치가 있고 영생의 길이 있는 가닭으로 이 말씀은 진정 그리스도인의 생활 철학이어야 하며 이를 준행하지 않고서는 믿음도 소망도 사랑도 다 공허한 것이 되고 말 것이며 그리스도와의 일치는 물론 그를 따를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나는 평소 쉬운 일보다는 어려운 일을 위안을 주는 일보다는 고통을 주는 일을, 마음에 드는 일보다는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더 많은 것보다는 더 적은 것을,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남이 원하는 것보다는 남이 하기를 싫어하는 것을 애써 실천하기를 노력하며 나날이 내 자신을 얼마나 끊고 초월하였으며 자그마한 십자가나마 몇 번이나 졌는지 성찰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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