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일치기도 주간에 외신을 통해 전해진 가톨릭 성공회 간의「성체성사 교리에 대한 의견 일치」소식은 한국에 있어서는 양 교회 사이에『경하스럽고 고무적인 일』로 크게 환영됐다.

성공회 이천환 주교는 이번에 이루어진 성체성사에 대한 양 교회의 합의가 완전한 결론은 아니라 해도 두 교회 간의 일치에 있어 장벽 중의 하나가 성체교리 문제임을 감안할 때 이와 같은 의견의 일치는 멀지 않은 장래에 만족할 만한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주교는『이번 합의가 양 교회의 신자는 물론 인류의 평화를 안겨준 일대 쾌사』라고 평했고 불과 10여년에 지나지 않은 일치운동의 결실로서는 기대 이상의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 점에 있어서는 가톨릭도 같은 견해를 보였다.

주교회의 일치위원회 총무 박양운 신부는 성체성사 교리가 양 교회의 일치에 있어 대두되는 여러 문제 중 하나에 지나지 않지만 그 파급효과는 상당히 큰 것으로 내다봤다.

그것은 현재 한국에서 양 교회 간에 진행되고 있는 일치운동이 신학적인 면을 떠나 양 교회의 지도자에게 주어진 권한 안에서 이해와 협조를 바탕으로 보여준 만족할 만한 성과에 깊이를 더해 주는 계기와 함께 지금까지 어떤 면에선 소극적이라고 할 수 있는 가톨릭의 태도에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동기가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가톨릭과 성공회 사이에 일치를 놓고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문제는 성체성사 교리와 함께 교황의 무류권ㆍ성모 무염시태ㆍ사제직의 네 가지다.

그러나 박 신부는 이 네 가지 문제에 대한 신학적인 해결이 이번에 견해를 같이한 성체성사 교리를 선례로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지불한 후 언젠가는 이루어지겠지만 이러한 신학적인 시시비비가 꼭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선 이 주교와 같은 견해를 보였다.

이 주교는 중요한 성체교리에 실질적인 의견의 일치를 보았음은 일치의 도정에 있어 획기적이며 거보를 디뎠음은 사실이나 일치는 어떤 논리적인 절차보다 하느님이 교회에 맡긴 사명을 깊이 인식하고 이 사명에 대한 공동 책임의식을 갖고 함께 힘을 모아 일할 때 가로놓인 장벽은 그리 높은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일치에 이르는 길에 넘어야 할 하나의 언덕을 극복했 을뿐 양 교회가 바라는 일치의 기본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제2차「바티칸」공의회 이후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교회 일치운동은 한국에 있어서도 큰 관심사로 대두되어 지난 몇 해 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어 왔다.

연례행사이기는 하나 매년 1월 종교회 일치기도 주간을 마련하고 합동 기도회를 개최하고 있고 특히 지난해 4월에 완성을 본「신약성서 공동 번역」은 일을 통한 일치 노력의 일환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그 중 가톨릭과 성공회는 다른 어느 크리스찬 교파보다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현재 양 교회 지도자들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졌거나 협의 중인 문제는 ①성교회 군인 신자의 가톨릭 영성체 ②성직자 합동피정 ③신학교 교수 교환 ④성당 공동사용 문제인데 이 중 ⑤는 이미 1년 전부터 시행되어 대신학교 교수가 성공회 신학교에서 강의를 맡고 있고 강화도와 강원도 원성군 등지에선 성공회 성당을 빌어 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