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느 날 나는 대포소리에 놀라 잠을 설친 적이 있다. 계속 연발로 터지는 대포
소리에 거의 모든 사람이 잠에서 깨어났다. 나는 무전기를 켜고 유엔기구 난민촌 안전요원의 상황을 알리는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전기를 통해 그들의 대화를 들을 수 있었지만 자기들도 정확히 상황을 판단할 수 없었던 듯 설왕설래했다.
미사를 봉헌한 후 우리는 조그만 언덕에 떨어지는지 관찰했다. 우리가 사는 곳에서 3~4km 떨어진 곳에서 대포알이 터지고, 연기가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대포알이 떨어지는 지역은 캄보디아 국경지역 안으로 1984년 이전에는 난민촌이 있었던 자리이며, 지금은 베트남에 저항하는 게릴라 기지로 군사 기지화 돼있는 곳이었다.
얼마 후 안전요원으로부터 모든 외국인들은 난민촌에 들어가지 말고 대기상태에서 기다리라는 통보를 듣고 우리는 계속 무전기의 대화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간혹 무전기를 통해 난민촌에는 대포알이 떨어지지 않고 바로 인접지역에만 폭격이 계속되고 있다는 소리를 듣곤 했다. 이 같은 상황이 전개되는 이유는 정치적 상황에 기인한다. 요즘 베트남 군인들이 요즘 베트남 군인들이 올해 9월까지 캄보디아에서 철수한다는 설이 지배적으로 나오고 있으며 또 베트남정부에서도 그렇게 발표했다. 베트남 정부 입장에서는 그들의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베트남을 개방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미국이나 일본 같은 강국이 크메르인 난민문제를 해결키 위해 베트남 정부에 캄보디아에서의 군사 병력 철수를 요구하고, 이것이 선행됐을 때 경제 원조를 해주겠다고 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캄보디아인 사이에서도 정치적인 이견을 갖고 있는 4그룹의 단체가 있다. 캄보디아에서 베트남의 영향아래 존속되고 있는「헹사아멘 정부」가 그 하나이며, 사회주의 노선을 취하면서 망명정부를 이루고 있는「시아누크」단체가 그 둘째 이다. 셋째는 캄보디아를 공산화시키고 대량학살 및 캄보디아를 파괴시킨「크메르루주」단체이며, 넷째는 자본주의 노선을 따르는「송산이 이끄는 세력」이다. 이들 사이에서 베트남이 철수하고 난 뒤 어떻게 정치적 최대공약수를 얻느냐 못 얻느냐에 따라 캄보디아가 희생하느냐 다시 내전의 상황으로 접어드느냐 하는 것이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오늘의 상황은 이 같은 상황에서 송산계열의 군대와 헹사아멘의 군대와의 국지전이 벌어진 것이었다. 계속되는 폭격으로 우리들은 모두 대기상태에서 거의 1주일을 보냈다. 난민촌에는 의료요원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외국인 봉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화를 냈고, 유엔기구 난민촌 안전요원의 안전수칙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평소에 일을 하고 도와준다고 하지만 진작 어려운 상황이 닥쳐 그들에 위안과 안정을 주어야 하는 상황에는 아무도 그들과 함께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연락처=Gabriel B. yong Young Je S. J, P. O. Box2 TAPRAYA. PR ACHINBURT 25180 THAI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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