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를 극복하자
사람들 사이에 긴장을 야기시키며, 가끔 극복하기 어려운듯이 보이는 수많은 장애가 있는데도, 과연 정의와 평화를 위한 범세계적인 운동을 전개할수 있을까?
인종ㆍ언어ㆍ국가ㆍ종교의 차이에서 생기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잘못 보아서도 안되고, 또 증오의폭발ㆍ싸움ㆍ냉담ㆍ이기주의를 잊어서도 안된다. 그러나 이런 것을 모두 염두에 두고 필자는 이렇게 자문해 본다.
『평화적인 그러나 단호한 방법으로 평화의 선행조건인 정의를 찾고자 마음먹은 성속한 사람들이 어디에나 반드시 있는 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단순한 꿈이나 환상일까?』
그대의 피부색과 입술의 모양과 코와 키가 어떻게 생겼든지간에, 그대는 인간 이하도 아니고 이상도 아니며, 바로 인간인 것이다. 그대는 두뇌와 심장과 동경과 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창조주요 만인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 그대를 참으로 인간다운 존재로 현실화시키기 위한 완전한 계획을 이미 마련하고 계시다는 사실이다.
그대는 한 가족, 한 씨족, 한 종족에 속해있지만 동시에 전체 인간가족에도 속해있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그대는 도처에서 부정ㆍ불의에 부닥치고 있다. 그대가 그대의 일족과 민족을 특별히 사랑한다면 그럴수록 보다 유대가 깊고 보다 인간적인 세계를 건설하려고 단호히 결심한 모든사람들의 대열에 참여하도록하라.
그대의 말이 덜 알려지거나 널리 알려지거나간에, 또는 단순하거나 풍부하거나간에 그대 자신을 다른이에게 이해시킬수는 있을 것이다.
눈빛, 미소, 평화와 우정의「제스처」, 성의 등은, 우리가 말로 나타내는 것보다 훨씬 더 서로 가깝다는 것을 증명할수 있는 보편적 세계어이다. 어디서나 선은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부정은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며, 평화는 하나의 이상으로 추구되는 법이다. 그대의 말(言語) 을 가꾸고 다듬어라. 말의 언색과 억양과「리듬」을 사랑하라.
비록 그대에게는 생소한 다른 언어를 쓰더라도 그대와 똑같이 공정하고 인간적인 하나의 세계를 희구(希求)하는 사람들과 손잡고 나란히 앞장서 나가도록 하라.
그대의 조국이 어떤 나라이든간에 一敵對的인 민족들 가운데에 끼여있는 작은 부족 국가이건, 광활한 영토를 가진 강대한 국가이건- 참으로 정의평화 운동의 정신을 지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대에게 낯선 이방인 행세를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명심하라.
우리는 각자 자기 조국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옳은 말이다. 그러나 자기가 태어난 나라를 중히 여기고 사랑하며 또 자기동포들과 특별한 유대로 결합되어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정의ㆍ평화 운동에 뜻을 둔 이상 어느나라 사람하고도 같은 인간으로서 또 같은 형제로서 친근감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그대는 이와 같은 생각을 이해하겠는가? 그대는 아마「그렇다」고 대답하겠지만 한편으로 사람은 십인십색(十人十色), 사고와 행동이 저마다 다르다는 생각도 들것이다.
물론 국경이 있고 관세가 있고 그밖의 장애와 거리와 이기주의가 있어 다른나라 사람에 대해서는 의례 외국인이라고 부르게 마련이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모든 사람이 서로 이해하고 형제로서 사랑할수 있는 하나의 세계를 공동으로 건설하기 위해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
그대가 어떤 종교를 믿고 있든지 종교는 사람들을 갈라놓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결합시키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애써 주장하라.
종교분쟁! 이것이야말로 비극 중에도 가장 큰 비극이요, 자가 당착이요 서글픈 불합리가 아닐까? 신은 사랑이시다. 그 신을 믿는 종교는 사람들을 서로 가까이 하게 하여 하나로 결합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그대의 신앙교리에 의하면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는 원칙이나 교시는 어떤것인가?
현실생활이 종교적 진리의 실천과는 거리가 멀거나 신앙 자체에도 배치될수록 아마 그대는 더욱 더 깊이 진리를 사랑하며 정의를 위해 갖가지 어려움을 견디어 내야할것이다
그렇게 하면 그대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돕게 될것이고, 어려운 시기에 훌륭한 모범을 보일수 있을것이다.
현존하는 소수의 사람들, 즉 갖가지 인종과 언어와 국가와 종교 가운데 끼여있는 작은무리가 정의ㆍ평화운동의 기치아래 이미 결속돼 있다면 우리는 밝은 희망을 가질수 있을것이다.
돔Hㆍ까마라 대주교
김윤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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