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거리에서 찢어지는 듯한 여자의 금속성 소리가 날카롭게 들려왔다.
마침 사무실에서 무얼 하던 중이라 무엇인가 하고 창 밖을 내다보았더니 금방 한 아이가「코로나」택시에 치어 아스팔트 길바닥에 누워 있지 않는가! 길가에는 벌써 선혈이 낭자하다. 행여나 아직 목숨이 붙어 있겠지 하고 뛰어가 보았으나 이미 늦었다. 아이는 죽었다. 나는 그 현실을 눈 앞에 두고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이런 현실과는 달리 교통순경이 땀을 흘리면서 거리를 정리하고 있다.
대구시 같은 과히 차들이 많지 않은 곳도 교통 질서를 잡기에는 많은 노력과 협조가 필요하다. 하물며 서울이나「뉴욕」같은 대도시에서야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데 인간이 만든 자동차로 인간 자신들이 운행하는 데도 빈번한 사고와 불의의 불상사가 속출하는 것은 우리가 다 아는 바이다. 우리가 기계를 만들 때는 꼭 우리의 의도대로 돌아가게 만든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사고가 생기는 것이다. 이런 것을 생각하다가 완전월식(完全月蝕)이란 관상대 발표를 생각해 봤다.
저것은 어쩌면 인간이 만들지도 않은 것인데 규칙적으로 한 뼘의 어김도 없이 계산한 대로 이루어질까 하고.
우리는 매일 아침 해 뜨는 시간 해지는 시간을 라디오를 통해 알고, 몇 년 후에 올 월식이니 일식이니 하는 것을 또한 어김없이 안다. 그렇다고 인간이 이런 질서를 천체에 넣어준 것도 아닐 것인데…. 과학이 발달해서 달나라니 화성이니 하고 여행의 꿈마저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 천체의 운행은 교통순경 하나 없이 질서정연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그 광대한 천체에 어떤 질서를 불어넣어 준 위대한 힘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수하다 하리 만큼 많은 별들의 움직임을 보더라도 그것을 알 수 있다.
학자들은 말한다. 이토록 많은 별들의 움직임이 조금도 어김없이 진행되어 나간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라고 그러나 그 신기하다는 말을 우리는 주의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힘으로 파헤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인간은 신기하다고 한다. 그리고 거기서 더 이상의 이유를 인간의 힘으로는 알 수 없는 것으로 단정지으면서도 찾으러 한다.
아마 그것이 신을 찾는 첫발이 아닐까 한다. 왜냐하면 이 천체의 운행을 보고 신기하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위대한 힘을 가정해 본다면 모든 것은 해결될 것이다. 우주의 생성을 창조주의 전능으로 돌린다고 인간 지성에 모독이 될 것인가? 사실상 눈 앞에 작은 풀잎의 생명 질서마저 모르고 있고 알 수도 없다면 인간 지성의 능력은 자명한 것이다. 자연의 질서로 인간 지성 이상의 존재를 못 느끼는 사람이야말로 지성의 모독이 아닐까? (신의 존재 계속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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