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해가 저물어 가는 11월 14일 평신도의 날에 한국 천주교 주교단이『오늘의 부조리를 극복하자』하는 공동 교서를 발표한 바 있다. 또 같은 주교단이 금년을『정의 평화의 해』로 선포했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교황은 연초 평화의 날에 메시지를 발표하고 정의 없이 평화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 해에 우리나라에 평화와 정의의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하여 교회의 사회 참여를 고려해 본다.
■불평등한 세계
창조된 재화는 사랑을 동반하는 정의에 입각하여 공정히 나누어져야 한다. 이것은 물론 수학적인 평등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재화가 모든 이에게 공정히 나누어졌다고 인정할 수 있겠는가? 문명이 우리에게 무엇을 갖다주는가. 달여행 화성여행에 대해서 사람들은 감탄한다.
우주의 거리가 단축되었다고 감동하고 놀라운 기술 정복에 흥분한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중대한 것이 있다. 식사 칼로리 전문가에 의하면 일상생활을 위하여 2700칼로리가 인간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수의 인구가 진탕 먹고 마시는 데 비하여 세계 인구의 60%가 절대절식 상태에서 살고 있다. 매년 영양실조로 3천만이 빵의 결핍으로 죽어 간다는 것이다. 요컨대 우리의 문명은 모든 이에게 매일의 빵을 보증하지 못하고 있다. 정의의 해결이 쉬운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자신을 발전시키기 전에 남을 도와야 한다. 이것이 더 요구되는 것이다. 여기 개인적인 헌신과 남에 대한 존경이 더 필요하다. 남의 발전의 값을 우리가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정의의 이러한 새로운 형식을 우리는 받아들이고 있는가?
■내일을 위한 오늘
경제의 발전은 가난한 세계를 위해 비극적인 결과가 되었다. 오늘날 우리는 남을 위해 투쟁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가난한 나라에 효과 있게 일하게 하는 기계와 장비를 마련해 주는 일, 여기 연대책임과 애덕이 요구된다. 공의회는 자연덕과 인간 노력의 진실성을 강조한 요한 23세의 말을 상기시킨다.
■능력은 애덕
능력을 가지려는 노력이 남에 대한 가장 무사무욕의 사랑의 결실이 될 수 있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를 구하면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는 자기 형제들을 돕기 위해 더 강하고 더 순수한 사랑을 발견한다. 선의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지식으로 사회생활을 개량하기 위해 연구를 쌓고 직업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가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가 하느님 나라 건설에 힘대로 노력할 때 강하면서도 순수한 사랑을 드러내어야 할 현실이 있다. 이것이 애덕의 장소를 이루는 모든 사회생활인 것이다.
■비참 아닌 청빈
공의회는 모든 경제 사회활동을 통하여 행복의 정신에 대하여 말할 때 특히 가난한 교회를 취급하였다. 가난과 기아를 거슬러 투쟁하기 위한 노력에 호소하기 때문에 여기서 분명히 혼돈을 피해야 한다. 우리는 비참한 것과 복음 청빈 사이에 있는 구별을 하지 않는다. 후자는 재물을 가지거나 안 가지는 데 대한 근본적인 자유를 말한다. 온전히 헐벗고 살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해도 청빈의 복음은 효과가 없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무엇보다 먼저 청빈의 정신을 지시한다. 또 이 정신을 드러내야 한다.
부하든지 헐벗든지 즉 소유하고 있든지 소유 안 하고 있든지 행동으로 이러저러한 사람이 이 부(富)로부터 이탈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므로 남과 나누지 않고 복음 청빈이 있을 수 없다.
■민주정의의 훈련
인간 권리를 존경하는 일이 발전하고 있는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즉 약 20년 전 UN이 그렇게 한 것처럼 다만 해마다 인권을 선언하는 행사만으론 부족하다. 참으로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
한 시민이 정부에 대해 부당히 유린 당한 인권의 침해를 호소할 수 있다. 개념도 방법도 모르고 있다. 인간의 권리를 세우고 보장해야 하는 것이 국가이다. 예를 들어 피고인에게 재판상의 증거가 없으면 아무리 오래 되더라도 무죄가 보장되어야 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