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기와 12세기를 일반적으로 로마네스크 시대라고 부른다. 이것은 로마네스크 건축 양식에서 나온 것으로 주로 수도원 및 성당 건축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시대의 성당 건물은 고대 그리스도교적인 바실리카와 중세 후기의 고딕과의 중간에 있었던 것으로 상당히 안정되고 전형적인 중세의 정신을 지니고 있다. 즉 바실리카와 같이 지나치게 겸허하지 않으며 고딕과 같이 현세적이거나 지나치게 신비적이지 않다. 로마네스크 양식은 그 반원의 아치에 상징되는 것과 같이 긴장과 이완의 대립적인 결합으로 어느 정도 절도 있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이런 로마네스크 시대는 그레고리안 성가의 최성기로 모든 가능성이 최고도로 발휘되어 일단 고전적인 완성을 이룩하고 있다. 그러나 곧 13세기부터는 다성음악의 성행으로 그레고리안 성가의 쇠퇴가 시작되어 20세기 초 그리고리안 성가의 부흥이 일어나기까지 즉 19세기 후반까지 쇠퇴의 일로를 걷게 된다.
그러므로 물론 로마네스크 양식의 양식성은 그레고리안 성가의 형태를 살펴볼 때 몇 가지 건축과 음악의 공통적인 성질을 찾아볼 수 있다. 그레고리안 성가 형태의 일반적 특질을 간추리면 먼저 전음계적으로 근대 음악의 음계와는 다른 선법(MODE)를 사용하여 신비스럽고 장중한 선율과 근대음악에서 볼 수 있는 소적이나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리듬을 갖지 않으며 2개와 3개의 음부의 그룹으로 된 자유리듬을 가진 단성음악이다. 여기서 단성이란 독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유니죤으로 같이 부르는 제창(齊唱)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그레고리안 성가의 단성성은 로마네스크 성당의 두껍고 단단한 성당의 벽을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같은 그레고리안 성가라도 고딕시대 이후의 것에는 경쾌함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 12세기 로마네스크 예술의 정점인 건물의 선은 보다 부드럽게 변하며 현관에는 조각 작품을 붙이고 또 한편 개인적 예술의 특징을 갖기 시작한다. 이 조각 작품은 물론 비잔티움의 전형적인 면을 갖고 있고 11세기의 말기부터 12세기의 전반에는 리모쥬(LIMOGES)의 성 마샬(STㆍMARTIAL) 수도원이 그레고리안 성가의 선율을 정선율(CANTUSFIRMUS)로 하는 오르가눔 모텟트의 다성악의 지도자가 되었다.
12세기의 중엽 이후는『빠리』의 노틀담 대성당을 중심으로 하여 다성음악이 성하였다. 12세기에는 레오니우스에 의한 3성 오르가눔과 각 성부마다 틀린 가사를 갖는 모텟트 등이 나온다.
또 하나 로마네스크 시대에는 스페인, 프랑스 등지에서 열광적인 마리아 숭배사상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동시에 그것은 부인에 대한 기사적 봉사와 사교적 문화를 동반하여 세속적인 시와 음악이 나타나며 십자군을 노래한 그리스도교적인 트르바들ㆍ트르베레의 음악이 생겨났다.
이 시대 이러한 성모 마리아 숭배사상은 몇 곡의 유명한 마리아의 노래들을 낳게 하였다. 그것의 하나는 베네딕또 수도원의 헬만(HERMANN CONTRATUSㅡ1054) 작곡으로 유명한 교창『인자하신 구세주의 어머니』(ANTIPHONE ALMAREDEMPTORIS MATER)과 1080년경에 퓨이(ADAMAR DEPUY)에 의하여 작곡된 교창『천주의 모후여』(ANTIPHONE SALVE REGINA)이다.
또한 이 시대 그레고리안 성가의 발전에 기여한 작곡자와 이론가 중 귀로와렛죠와 위포를 빼놓을 수 없다.
귀로는 로마네스크 음악문화의 최대의 소산이라 할 수 있는『MICROLOGUS DE DISCIPLINA ARTIS MUSICAE』의 저자이며 위포는『불고뉴』출신으로 상갈의 수사였다. 그는 부활절의 속창『빠스카의 제물을 찬양하라』(SEGUENTIA VICTIMAEPASCHALI)의 작곡자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성신강림절의 속창인『VENI SANCTESPIRITUS』의 선율선에서 우리는 다성음악의 시초를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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