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성체대회를 앞두고 천주교 관련 영화의 수입, 상영이 늘고 있다.
출판 8년이 지난 오늘까지 유럽 및 미국에서 베스트셀러 10위권 안에 들어있는 이탈리아의 움베르또 에코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장미의 이름」이 이미 6월초에 개봉돼 서울ㆍ부산ㆍ대구 등 주요도시에서 상영되고 있고 오는 8월경에는 아일랜드의 테러단과 한 신부의 얘기, 고백성사의 비밀에 관한 문제가 결부된 영화「사자(死者)를 위한 기도」가, 추석 특선으로는 프란치스꼬 성인의 일대기를 새로운 기법으로 다룬「프란치스꼬」가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영화의 내용이나 주제는 성체대회와 직접 관련이 없으나 종교분쟁, 수도회풍습, 고백성사의 비밀, 성인일대기 등 가톨릭적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영화사가 앞을 다투어 천주교 관련 외화를 수입ㆍ개봉하려는 것은 세계성체대회가 천주교 자체의 대규모 국제행사이고 행사가 열리는 10월을 전후해서 일반사회의 관심과 함께 천주교 붐이 형성될 것을 감안한 것.
영화관계자들은 이들 영화의 효과를 종교물이 주는 진중한 메시지에 두고 있는데 저질오락ㆍ폭력ㆍ애정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세태를 고려할 때 이 영화들은 내용의 깊이와 무게로 영화팬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미의 이름」은 프랑스ㆍ독일ㆍ이탈리아 3개국 합작영화로 88년 영국아카데미 주연남우상과 메이크업상을 수상한 수작이며 쟝 쟈끄 안감독이 5년여 기간 동안 준비ㆍ제작한 작품이다.
14세기말에 쓰여진 것으로 추론되는 한수사의 고백적인 사실기록을 바탕으로 한「장미의 이름」은 1327년에 이탈리아 북부의 한 수도회에서 일어난 살인사건과 범인색출이라는 골자를 가지고 당시 천주교회 내분과 부패상 등을 간접적으로 터치하고 있다.
한편 이 영화는 가톨릭교회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없이는 일반인들에게 줄거리 이상의 의미를 줄 수 없을 정도로 이해에 난점이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이 영화를 본 허연식씨(베드로)는 『전통적으로 천주교가 실세를 이루고 있는 유럽사회에서는 천주교에 대한 지지내지 비판을 다룬 영화들이 제대로 수용될 수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천주교 역사가 짧고 가톨릭시즘이 뿌리내리지 않은 풍토에서는 반가톨릭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도 있다』면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전반적으로 무거운 분위기가 흐르고 있음에도 불구, 반응이 좋아 대구 스카라극장(424~3077)에서는 연장상연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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