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동물의 차이점은 같은 생명을 가진다 하더라도 보람 있는 삶을 영위하느냐, 혹은 못하느냐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아무리 편하게 일생을 보낸다 하더라도 그 일생이 보람이 있느냐 아니냐로 그 사람의 존재 가치가 결정될 것이다. 같은 시간에 같은 환경에 같은 조건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백인 백색의 천차만별로 그 생애는 달라질 것이다.
이유는 각 사람이 가지는 생각 여하에 따라 달라진다. 봄에 정원의 꽃이 만발해서 아름답다. 그것을 보고 무심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자연의 오묘한 힘을 노래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창조주의 위대함을 깨닫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사물에서도 각 사람의 생각이 이렇게 달라지거늘 하물며 자기가 가지는 생명과 인생인들 꼭같이 생각할 수가 있겠는가? 같은 고통을 겪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인간의 연약한 것을 느끼는 사람이 있고 사회나 하느님을 원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한 사람은 불만과 불평으로 그 생애를 보내며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다른 사람은 고통을 통해 진리에 도달하고 고통의 가치를 깨닫고 보람 있는 생애와 영광된 죽음을 맞이한다. 인간의 가치는 내적 정신력에 있는 것이지 현상적인 외형에 있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정신적인 위대함은 그 사람의 온 존재를 말해 주는 자유의 가치를 깨닫는 데 있다. 동물은 자유가 없다고 이미 본란에서 말한 바 있다. 그러기 때문에 동물에게는 고통의 가치나 희생이란 있을 수 없다. 흉년에 배고픈 아이를 위해 굶는 어버이의 이야기 같은 것은 흔희 듣는 말들이다. 내가 남을 위해 바칠 수 있는 것이 희생이고 희생은 확실히 고통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그 고통을 희열로 바꿀 수 있는 힘이란 자유밖에 없고 자유를 잘 씀으로 해서 인간은 보람된 삶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이 자유를 잘못 쓴다면 동물과 다를 바 무엇이 있겠는가? 자유만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다. 바로 이것 때문에 하느님은 우리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신 것이다. 만일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자유를 주시지 않았다면 인간의 가치는 동물보다 오히려 못한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 결론적으로 고통은 인간의 가치를 인정하는 시금석 같은 것이다. 하느님께서 주신 값진 선물을 사람은 그것을 원망한다. 자유는 갖고 싶지만 고통은 받기 싫어한다면 자가당착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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