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한 왕국이 있었다. 그 왕국은 부족함이 없이 만물이 풍성했고 가난한 사람이나 병든 사람도 없었고 도적이나 거짓도 없는 아름다운 나라였다. 백성들은 마음이 고루 착했고 의 아니면 따르지를 않았다. 그리고 왕은 백성을 무척 사랑했고 백성을 위해서는 왕국 안에 제한된 것들이 하나도 없도록 자유스럽게 해주었다. 백성들 역시 왕을 사랑했고 왕의 명이라면 거역함이 없었다. 그야말로 이상적인 국왕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자연도 아름다왔다. 사시절 백화가 만발하고 오곡은 남을 정도로 풍요했다.
기이한 형상은 동물들 역시 서로 의좋게 지냈다. 사자나 늑대가 토끼들과 장난을 하고 놀며 서로 적대시하질 않았다. 날씨도 항상 화창하고 춥지 않았다. 평화 그 자체요 고통이 없는 나라였다. 그런데 많고 맛좋은 과일이나 열매 중에서 단 한 가지만을 먹지 말라는 왕의 엄한 명령이 있었다. 그것을 먹으면 죽음이 오고, 파멸이 온다 했다. 사람들은 그것을 잘 지켰다.
사실상 수많은 나무들 중에서 그것 한 가지 먹지 않아도 아무런 불편이나 배고픔이 없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왕이 그 과일만은 먹지 말라는 이유가 있었다. 왕은 백성을 사랑한 나머지 그 백성들에게 온갖 능력을 다 넣어 주었다. 그리고 욕망을 절제함으로써 왕에게 충성할 기회를 준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마음의 욕심은 한이 없었다. 그 많은 은혜 중에 그것도 한 가지만 절제함으로써 사람에게 존재 가치를 부여하고 왕에게 충성을 하도록 마련된 그 명을 어겼던 것이다. 어겼던 사람의 마음은『왜 나는 왕과 같이 못하느냐?』하는 교만심에서 생긴 것이다. 나머지 하나도 명령을 받기 싫은 데서 생긴 자애심이 그토록 엄히 당부한 왕의 명도 거스리게 한 것이다. 그 항거 때문에 백성들은 그 살기 좋은 왕국에서 쫓겨났고 그 후손들은 영영 아름다운 나라 평화의 나라로 들어갈 자격을 박탈 당했고 그때부터 인간의 고통은 시작됐다. 땀 흘려야 벌어 먹고 온갖 질병과 배고픔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비록 자기의 명을 거스려 응당한 벌을 받는 백성이라 할지라도 왕은 그들을 불쌍히 생각했다. 생각다 못해 자기의 가장 사랑하던 외아들을 그 백성들에게 보냈다. 그리고 다시 생명의 나라인 왕국으로 들어오게끔 방법을 말하는 기쁜 소식을 전하게 했다. 왕자는 부왕의 뜻을 전하러 불모지인 벌 받는 곳으로 가서 죄 많은 백성들 틈에 끼어 고생을 하며 왕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의외로 백성들은 왕자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쁜 소식을 전하러 온 왕자를 또 모함하기 시작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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