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색채 소개=전체적으로 짙은 색깔로 장중한 느낌을 주는 그림이다. 하늘과 땅은 아주 진한 푸른 색이며「요르단 」강물은 연한 푸른색으로 그 맑은 물 안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들과 예수의 하체와 요한 세자의 발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큰 나무와 풀들과 강 이끼들은 세자가 이고 있는 옷과 비슷한 진한 고동색인데 단지 나뭇잎에 약간씩 회색이 섞여 있으며 세자의 옷은 새깃처럼 그려져 있다. 비둘기는 희고 그림 윗부분에 보이는 타원형은 고동색이 간간이 섞여서 검정색과 흰 색으로 채색되어 있다. 별은 모두 빛나는 황금색이며 예수와 요한의 후광 역시 같은 색인데 가장자리에 흰 점들이 박혀 있다. 그림 아래 오른편에 누워 있는 요정도 역시 고동색인데 손에 들고 있는 항아리만은 빨간 색이다. 그리고 그림 전체의 가장자리는 흰 색으로 그 다음에는 고동색으로 완전히 둘러싸여져 있다. <역자 주>
이 그림은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해 주려는 복음 작가의 의도를 그대로 반영하여 복음 작가가 약간의 암시와 몇 가지 색채와 형태로 복음을 회화적으로 묘사해 놓은 구원사의 본질적인 요소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이 그림은 그 자체가 복음의 전과이며 증거가 된다.
짙은 푸른 색의 하늘과 밝고 빛나며 유유히 흐르는 맑은 강물은 서로 맞대어 있고 두셋의 가느다란 나무와 강 건너편에는 초목들이 있고 그 앞에 어둠침침한 땅의 곡선이 보인다. 하늘과 강 사이에 왼쪽으로 가볍게 경사진 경계선 위에 세자 요한이 물 속에 발을 담그고 서 있는데 그는 낙타 털로 만든 옷을 입고 예언자의 망또를 걸치고 있다. 겸손하고 놀란 모양으로 몸을 굽히고 걸어가는 듯한 그의 자세는 내민 두 팔과 함께 형언할 수 없는 표정 속에서 마치 제자처럼 빈약한 모습으로 허리까지 물 속에 잠긴 채 서 있는 예수를 향하고 있다.
기도하는 양 위로 쳐든 손과 가볍게 한쪽으로 기울어져서 십자가 후광으로 빛나고 있는 머리와 가느다란 상체는 팔을 벌리고 머리를 숙이시던 그분의 죽으신 모습을 상기시킨다. 예수는 요한 앞에 자신을 작은 자로 만들었다. 그는 가시덤불과 수풀 사이를 뚫고 물 속에 발가숭이로 서 있다.「요르단」강은 작은「파라디스」라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요정들이 강물을 메마르게 하는 이교적인 강이다.『지금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하시요. 우리가 이렇게 해야 하느님이 원하시는 모든 일이 이루어집니다』(마테오 3장 15절) 깊은 물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고기들도 진리를 인정하듯 물 속에 잠겨 있는 예수의 하체를 조심스럽게 들고 있는데 그 동작과 표정에서 경이와 기쁨의 표현을 볼 수 있다. 이는 마치 이 순간 강물이 주님의 세례로 새 생명의 성세수로 변한 은총의 신비를 아는 듯하다. 왜냐하면 겸손하게 내려오신 그분을 성부께서 하늘에서부터 증명했고 높이 올렸기 때문이다.
요한이 손을 그 머리에 얹자 창공은 열리고 밝은 하늘에 별들이 나타나고 거의 독수리에 가까운 비둘기 형상의 「SPECIES SPIRITUS SANCTI」가 예수에게 내려오시어 마치 예수께서 성부의 영광 안으로 들어오는 것 같다. 갑자기 작고 보잘것 없는 형상의 예수는 옆에 서 있는 힘센 요한보다 클 뿐 아니라 여인들이 낳은 자들 중에서(마테오 11장 11절) 가장 큰 자보다도 더 크시다. 성신 형상은 그를 하늘과 함께 위로 연결시키며 발이 강 밑바닥을 딛고 있는 것은『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모든 존재가 예수의 이름을 받들어 무릎을 꿇기』(필립보 2장 10절) 위해서이다. 성경 말씀을 알지 못한다 해도 하늘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음으로『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테오 3장 17절)라고 하는 영원한 증언인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다. 요한의 증거 역시 이 그림에서 묘사되고 있다.『성령이 하늘로부터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와 이분 위에 머무르는 것을 나는 보았다. 정말 나는 이분이 어떤 분인지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물로 세례를 베풀라고 나를 보내신 분이 성령이 내려와서 어떤 사람 위에 머무르는 것을 보거든 그가 바로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분인 줄 알라고 내게 말씀하셨다』(요한 1장 32∼33절) 이렇게 예수가 메시아로서 축성되고 임명된 것이다.
그러나 물에서 성세성사의 표징과 성신과 더불어 교회를 통해서 활동하게 될 성세가 우연히 실시된 것이 아니다.「요르단」강에서 예수가 요한에게서 세례를 받는 성화를 바라볼 때 성경에서 나온 이 사건은 참으로 신자들에게 기쁜 소식이니 그는 요한보다 큰 자이며『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며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꼬 1장 11절)라는 성부의 말씀이 영원히 그에게 적용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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