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 소개
배경은 노란색 흰색 푸른색과 회색이며 예수가 입고 있는 속옷은 연한 푸른색이고 망또는 연한 자주색이다. 후광은 금빛이고 가장자리는 검은 선으로 그어졌고 흰 점들이 박혀 있다. 후광 안에 있는 십자가는 반은 푸르고 반은 희다. 항아리 색은 하나 건너 예수의 망또 색과 같은 색이고 하나 건너 황금색에 약간의 무늬가 그려져 있다. 오른편에 있는 남자들의 얼굴색과 머리 색깔은 밤색이고 그들의 놀라는 표정을 똑똑히 볼 수 있다. 단지 앞에 선 자만은 붉은 옷을 입고 있고 그 뒤에는 고동색과 푸른색이 섞인 옷을 입고 있다. 이 그림 전체는 횡적으로는 고동색으로 종적으로는 푸른색으로 둘러싸여져 있는 밝은 색채로 꾸며진 성화이다. <역자 주>
이 성화는 커다란 표징(SICN)이다. 이야기하듯 지나가 버리지 않고 이 엄청난 순간이 고정되어 마음 안에 깊이 되새기며 생각에 잠기게 한다. 화가는 유쾌하게 이야기하는 서사 시인이 아니고 모든 것을 시간과 장소 안에서 움직이는 동작의 일치 안에 집약하여 표현하는 주작가이다. 그의 화판은 자신의 모습처럼 처량하나 바로 그 때문에 그는 그 도구와 조화를 이루게 된다. 주께서는 부유하기 때문에 우리를 위해 가난한 자 되시고 자신의 넘치는 풍요를 우리에게 베푸셨으니 인간을 위해 그리스도 안에서 이룩하신 하느님의 위대한 사업을 증명한 복음을 화가는 그대로 나타내 준다.『우리는 모두 그분에게서 넘치는 은총을 받고 또 받았다.』(요한 1장 16절) 「가나」의 혼인잔치ㅡ이 그림은 텅 비었으나 색선이 잘 조화된 배경 속에 크고 굵은 항아리 위에 서로 반대적으로 뻗친 두 손의 표현 자세를 볼 수 있다. 오른편에서는 남자들은 거의 그림 가장자리와 항아리 사이에 끼어 있는 듯하다. 뒤에는 다섯 명이 서 있는데 머리만 보이며 앞에 선 세 명은 무릎까지 보여 완전한 형태를 볼 수 있다. 그들의 지도자는 빨간 옷을 입고 있으며 그의 얼굴 표정과 내뻗친 손으로 잘 드러나고 있다. 그는 항아리 속에 든 물이 술로 변한 것을 보자 놀라는 과방주인 것이다. 왼편 가장자리에는 거인처럼 큰 주 그리스도가 서 계시다. 그의 오른쪽 발은 그림 밖에 서 있다. 그분은 황제가 입는 듯한 훌륭한 의복을 입고 있다. 왼손은 망또를 붙잡고 동시에 손에 종이 뭉치를 쥐고 있으며 오른손은 창조적인 강복 자세로 쳐들고 있다. 빛나는 금빛의 후광으로 불려진 머리는 약간 기울어져 있고 그의 얼굴은 우아하고 인자스러우며 동시에 숙고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 뒤에는 거의 짓눌린 듯 놀라운 세 얼굴의 내밀고 있고 그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이제는 술이 없다고 말씀드린 마리아도 없고 신혼 부부나 잔치상도 없고ㅡ오직 단순하고 간소한 첫 기적이 있을 뿐이다. 이것은 역사적 그림이 아니고 지나쳐 버릴 시간과 공간을 넘어 있는 것이다. 여기서도 성세 그림에서와 같이 예수 그리스도가 모든 영역을 초월하여 승천한 주님이심을 증명하고 있다. 그의 모습은 모든 경계와 영역을 벗어나 우뚝 솟아 있다. 그의 머리는 성부의 빛나는 영광 속에 있다. 그 밑에는 푸른 하늘이 있고 더 깊숙히는 그의 발이 밟고 있는 고동색 땅이 있다. 그분 앞에는 말끔히 씻어놓은 듯한 술로 변한 물이 가득한 항아리들이 서 있다.
(이 항아리들은 복음 작가 요한이 말한 것보다 더 많이 80~100l보다 더 들어갈 것 같이 보인다) 하느님의 신이 수면(水面) 위에 내려오신다. 후에 주께서 노한 바다 폭풍을 제어하고 파도 위에 걸으신 것처럼 그의 정배인 교회에게 언제나 없어지지 않는 혼인 잔치 예물로서 물을 술로 변하게 하심은 제자들에게 그의 영광을 나타내려 합니다. 인간을 존귀하게 창조하시고 새롭게 만드신 하느님은 물이 면하여 술이 된 이 신비를 통해서 스스로 지상에 내려오사 인간성을 취하신 그분을 우리에게 주신다. 정결의 물은 계약의 피로써 성사적 표징이 되기 위해 좋은 술로 변했다. 성세와 성체성사는 새로운 창조의 구원 담보로서 실존하며 이것은 본래 이 그림의 핵심인 것이다. <外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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