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제의 핵심은 교회와 사회 개발이다. 우리는 교회도 사회 안에 있음을 알고 사회 안에서 막연한 존재가 아니라 정신적 기둥으로 완수해야 할 많은 사명이 있음을 알았다. 또한 교회 지도자들은 우리에게 사회 개발의 선구자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다. 따라서 우리는 사회 개발에 앞장서야 할 사명을 갖고 있음을 알고 앞으로는 나의 일에만 열중하지 말고 내 이웃의 일 또는 우리 모두의 일인 사회 개발에 좀 더 노력할 것을 당부하는 바이며 이것이 곧 애덕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실지로 우리가 해야 할 사회 개발 부문은 크게 나누어서 두 부문인데 첫째는 문화 면이다. 우리는 아직도 여러모로 현대 사회생활에 뒤떨어져 사는 우리의 이웃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런 이웃들을 잘 이끌어 주어 하루 속히 남들과 같이 수준에 오르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사람의 능력을 거의 무한정이라 한다. 우리는 우리의 능력을 잘만 개발하면 빛나는 보석도 될 수 있고 그냥 버려두면 녹쓸어 한낱 돌덩어리밖에는 안 되는 수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는 각자의 능력 또는 전체 사회의 능력을 개발하여야 한다. 즉 하느님이 주신 모든 능력을 썩히지 말고 개발해서 선용해야 한다. 문화적 개발이라면 즉시 학교 교육을 연상할 것이나 학교 교육만이 전부가 아니고 경우에 따라서는 비형식적 교육인 성인교육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이유인즉 성인교육은 이론보다도 실용적 문제를 다루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는 기회와 필요에 따라서 문화 개발에 좀더 유의해야 할 것이다. 교회는 물론 복음 전파가 주요 임무이지만 그 교회 사설 등은 사회개발을 위해서 얼마든지 선용할 수도 있을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교회 측에서 이런 일들을 조직지도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일들을 직접 선교사업은 아닐지 모르지만 간접 선교가 될 수 있는것으로 앞으로는 교회의 사회 참여의 한 과제를 이러한 교육을 통하여 하는 것도 큰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둘째 부문은 경제 면인데 현 사회 실정으로 볼 때에 경제적 차이가 너무나 많음을 우리는 안다.
따라서 우리는 너무나 큰 차이를 없애도록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 주어서 하루 속히 남들 못지 않게 살 수 있게 도와 주어야 한다. 그런데 경제적으로 돕는다 하면 즉시 돈이나 물건을 나누어 주는 소위 구제품 분배식으로 알아듣기 쉬운데 이런 식으로 돕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가 노력해 자기의 경제적 토대를 확립하여 남 부럽지 않게 살 수 있도록 정신적 뒷받침과 의욕을 길러 주는 것이다. 가난하다고 구제품 분배나 해주면 걸인에게 불쌍하다고 돈을 던져 주어 그의 게으름과 남에게 의지하여 살려는 비뚤어진 마음만 조장해 줄 뿐 사회 개발 본목적에 어긋나는 것이된다. 물론 어떤 사람은 병으로 자기 스스로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으니 이런 사람들은 우선 사회보장제도로 도와서 남들과 같은 생활을 보장해 주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 살아 가도록 독립심과 자존심을 길러 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실정으로는 사회보장제도가 아직은 불완전하여 도와 주고 싶어도 다 못 돕고 있는 실정이나 우리는 오늘은 안 되지만 언젠가는 사회복지 국가로 모든 이가 다 잘 살 수 있도록 국가나 사회 정책을 이런 방향으로 지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지금 당장에 할 수 있는 방법이란 사람들의 의욕을 조장시켜 주어서 경제적 향상을 이룩하도록 뒷받침해 주는 일일 것이다. 그 구체적 방법이란 수없이 많겠지만 몇몇 곳에서 실천하고 있는 신용조합 협동조합 등이 한 방법일 것이고 그 밖에도 수많은 방법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런 방법을 통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 수 있는 경제적 토대를 굳히는 데 도와 주어야 할 것이다. 과거 어떤 신학파에서는 가난할수록 좀더 완덕에 나갈 수 있다고 가르친 사람들도 있었으나 오늘에 와서는 이의 해석을 다시 한 번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
즉 세상의 물질은 우리가 잘 쓰도록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만큼 우리가 잘만 쓴다면 조금도 겁낼 것이 없다. 단지 너무 돈이나 물질에 집착하다 보면 그것들을 지배하지 못하고 지배 당하게 되는데 이것이 무서운 일이지 돈이나 물질을 선용한다면 이는 하느님 뜻에 어긋나는 일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경제를 잘 장악하여 하느님의 원목적에 어긋남이 없도록 잘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지배자가 되야지 정복 당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사회 개발에 앞서서 이러한 정신적 기본 자세를 갖추고서 사람들을 지도해야 할 것이다.
교회는 전국적 조직과 통일된 명령 계통을 갖고 있으니 좋은 일을 하고자 한다면 어느 다른 기관보다도 더 효과적으로 더 빨리 수행할 수가 있다.
즉 문화적으로 혹은 경제적으로 사회의 모든 능력을 개발하여 효율적으로 선용하는 데 교회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사명에 성공함으로써 우리의 본래 사명인 복음 선교에도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경제문제나 문화문제는 복음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여겨 왔다. 그러나 잘 알고 보면 복음사업은 경제문제나 사회문제와는 간접적이나마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든 방법을 통하여 즉 직접 복음을 선포함으로써 또는 경제적 문화적 향상을 도모하는 간접적 방법으로 하느님의 나라가 하늘에서 이룸 같이 땅 위에서도 또한 이루어지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사회 개발의 선구자가 될 사명이 있음을 깨달아야 하며 이를 꼭 실현시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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