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성소주일을 보다 뜻 있고 관심을 가지고 맞이하기 위해 성소란 무엇이며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받게 되는가를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래에 박석희 신부의「성소의 근본 성격」및「예수그리스도와 사도들의 성소」에 이어「성소의 중개」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기로 한다. <편집자註>
■성소의 근본 성격
성소란 말은 원래 성서에서 유래된 말로서 세속적으로 사용할 때는「소집한다」「초대한다」「이름으로 부른다」는 뜻이 있다.
그러나 성소란 말은 성서적인 용어이며 부르시는 주체를 하느님으로 생각하면 더욱 뜻이 깊어진다.
하느님께선 이 우주의 모든 구성 요소 하나하나를 그 이름을 부르셔서 창조하셨지만(창ㆍ1장) 일반적으로「성소」라 할 때는 하느님과 대응하는 인간에 대한 부르심을 의미한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태초부터 타락한 인간을 그대로 내버려 두시지 않고 범죄한 아담을 찾으시며『아담아 너 어디 있느뇨』(창세기 3ㆍ9) 하고 말씀하셨고, 언제나 아담이 가는 곳을 뒤따라 가셔서 말씀하셨다. 그러다가 신약에 와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의 부르심이 이루어진다.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을 부르시는 하느님의 부르심이 육화(肉化=INCARNATIO)되신『하느님의 말씀』(묵시 19ㆍ13)이시다.
하느님께선 이런 성소를 통하여 당신 자신을 인간에게 계시하시며 인간 역사 안에 침투해 오신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부르심은 하느님의 자기 계시와 아울러 인간의 구원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성서에 보면 하느님께선 어떤 인간을 부르시면 그를 다시 당신 뜻을 이루기 위해 파견하시다.「부르심」과「파견」이것은 곧 성소의 금본 성격인「간택과 사명」이다.
하느님께서 어떤 사람을 간택하신 것은 당신 백성의 구원 계획과 그 백성을 위해 특별한 일을 하게 하기 위함인 것이다. 이렇게 하느님의 부르심은 그에게 사명을 부여함으로써 개인의 윤리적 책임감의 가장 깊은 차원에까지 도전하는 인격적 표시가 된다. 성소는 외적으로뿐만 아니라 인간 존재의 심층에서부터 다른 하나의 인간이 되도록 인간 실존을 뒤엎어 버린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부르시는 사람의 존재를 변화시키고 소유하신다는 사실을 나타내시기 위해 선택하신 사람에게 새로운 이름을 지어 주신다.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의 성소
예수께서 제자들로 둘러싸이게 된 것은 모두 예수의 부르심에 의한 것이다.
예수의 모든 설교는 어떤 의미에서 성소이다.『만일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 한다면』(마테 16ㆍ24) 예수 당신만이 알고 있는 그 새로운 길을 따라 당신을 따르라는 부르심이다.
그러므로 모든 신자는 그리스도의 성소를 받은 자들이다. 이러한 신자들의 성소는 성신에 의해 이루어진다.『우리의 영』(로마 8ㆍ16)은 성신과 일치하여 우리로 하여금 성부의 말씀에 호응하게 하여 우리들이 성부의 아들로서 응답하도록 깨우쳐 주시는 것이다.
그러나 성소는 그리스도 전 신비체의 생명의 원천이기 때문에 성소의 중심에는『은총의 선물과 직책과 일의 결과가 여럿이다』
예수께서는 사도들을 부르셔서 그들에게 하느님 백성의 종들인 동시에 당신의 권위 있는 대리자가 되게 하셨다. 이런 사도들의 직무를 이 지상에 계속키 위해 그리스도께선 오늘도『당신을 사랑하는』(요한 21ㆍ15) 청소년들을 부르고 계신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사제 성소이다.
또한 예수께선『세상에 오시어 성부의 뜻을 채우시던 그 생활과 당신 제자들에게 보여 주신 그 생활을 보다 철절히 본받고 교회 안에서 영구히 재현』시키고자 특별히 남녀 청소년을 부르신다. 이것이 또한 수도성소이다.
■성소의 중개
구약성서에 보면 하느님의 부르심은 간접적으로 전달된 예가 많다. 사을과 다위 두 분에게 서소를 알려 주신 분은 사무엘이었으며 아아론의 성소도 모이세가 그의 성소의 중개자가 되었다. 이와 같이 하느님께서는 당신 도구로 간택된 사람 모두에게 당신이 직접 부르시지 않고 중개자를 두신다.
사실 성소를 받은 자는 자기『친구나 친척을 떠나』하느님만이 아시는 계획에 참여하기 때문에 가끔 공포에 사로잡혀 성소를 회피하려 하기 때문에 성소의 중개자는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성소는 하느님 앞에 대응해서는 사람에게 인격적인 관계로 성립되기 때문에 하느님께선 당신의 부르심을 받은 자가 신앙과 순명으로 의지적으로 수락하기를 기다리고 계신다. 성소는 어디까지나 신앙으로 만들 수 있으며 동시에 신앙과 사랑으로 복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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