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의료보험의 문제점
가난한 사람들에게 부당한 부담을 지우고 의료소외를 지속시킬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의료보험체계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난 10여 년간 의료보험 미적용 인구가 적용인구에 비하여 더 부담해야했던 의료비는 3조6천억 원으로 추산되어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이 어떠했겠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둘째, 농어촌과 도시지역 의료보험의 보험료부과방식은 직장인이 소득에 따라 일정률을 부담하는데 비해 재산과 소득외에 세대당 기본료와 가족수당보험료가 전체보험료의 50% 이상 70%까지 차지하고 있다. 부담능력에 잘 비례하지 않는 보험료 책정방식 가난한 사람들에게 불리한 것은 뻔한 이치이다.
셋째, 우리나라 의료보험은 사회보험을 시행하고 있는 어떤 나라보다도 본인부담률이 높다. 보험료를 내고도 병원에 가서 또 지불해야 되는 돈이 총진료비의 40~60%가 됨으로써 보험증이 있어도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넷째, 가난한 사람들을 의료보호라 하여 보험체계 밖에 따로 묶어서 취급함으로 병원으로부터 차별대우를 받고 2등 국민이라는 열등감을 주고 있다.
다섯째, 예방급여나 상병급여(병이 났을 때 병원에 갈수 있도록 금전적 손실을 보상해주는 것)가 전혀없어, 병이 났을 때 병원의 치료비를 어느 정도 보장해 주는 것으로 건강을 보장해 주기에는 거리가 있다. 그것은 근로자들이 의료보험증을 가지고 있으나 우리나라가 세계 제1의 산재ㆍ직업병의 왕국이라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여섯째, 의료보험으로 소득재분배가 거꾸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저소득근로자들은 병이 들어도 일당이 깎이는 것이 두려워 보험료만 내고 써먹지 못함으로 저소득근로자가 많은 직장조합은 적립금이 쌓이고 고소득 근로자들의 조합은 반대로 적립금이 바닥이 난 사실만 보아도 너무나도 확실하다. 또한 농촌과 도시지역 의료보험이 직장인에 비해 형평에 어그러지게 많은 부담을 지게된 것은 이 나라 의료보험이 못사는 사람들이 잘사는 사람들의 의료비를 대주는 거꾸로 된 의료보장임을 뜻한다.
일곱째, 조합분립방식의 독립채산제로 운영됨으로 잘사는 계층이나 지역사람이 못사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이 제도적으로 막혀있고 관리운영비가 많이 들며 국가가 국민건강에 일차적인 책임을 지지 않게 된 것이다.
■대안
교회빈민의료협의회를 포함하여 농민ㆍ도시빈민ㆍ보건의료인들로 구성된 전국의료보험대책 위원회에서는 전국민 의료보험시대를 맞이하여 국가가 책임을 지고 그간에 누적된 이 나라 보건 의료체계의 개혁을 위한 청사진을 밝히고 올바른 의료보장제도를 시행하도록 촉구하여왔다.
좀 더 근본적인 해경을 위해서는 조세제도의 개혁을 통해 국민재정부담의 형평을 기하고 평화통일정책을 추진하여 국방비 등 경직성 국가비용을 사회보장으로 돌리는 것이 요구된다. 또한 그간 치료의학중심과 개인 기업형태로 발전한 보건의료체계를 개선하여 공공부분의 확충과 질병의 예방관리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전국의료보험 대책위원회는 이런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현실적으로 우선 시행될 수 있도록 국민의료보장 법안을 제정하여 당국과 국회에 제시한바있다. 그 중요내용은 의료보험의 관리운영을 통합일원화 하는 것과 보험료를 소득에 따라 누진적으로 부담시키는 것, 의료보험과 의료보호를 종합하는 것, 본인부담을 10%이하로 낮추는 것, 건강진단과 예방급여를 실시하는 것 등이었다.
이번 안이 참고가 되어 야3당의 단일 법안이 탄생하고, 통합일원화와 누진보험료를 골간으로 하는 국민의료보험법이 1989년 3월 국회에서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으나 보험조합대표이사들과 그간 잘못된 의료보험제도를 고수해온 정부 내 관리들의 온갖 모함에 의해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된 것이다.
이에 굴하지 않고 농민과 도시빈민, 보건의료인과 의약계열학생들로 구성된 의료보장쟁취 공동위원회가결 성되었고, 앞으로 이 나라에 올바른 의료보장제도가 확립되어 가난한 사람들도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지하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의 의료보장제도를 보아도 가난한사람들의 눈뜸과 일어섬으로 올바른 의료보장제도가 확보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나라 의료보험제도를 포함한 보건의료보험제도를 포함한 보건의료체계가 가진 사람 위주로 되어있는 것이 분명한 이상, 소경의 눈을 띄우고 앉은뱅이를 일으키려고 이 땅에 오시어 죽으신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그 시정을 위해 앞장서야 하지 않겠는가. 가난 한 이들의 의료보장 재취운동에 교회가 흔쾌히 동참함으로써 진정한 나눔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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