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 소개=배는 약간의 흰 색과 회색이 섞인 노랑색이다. 노는 붉은 색이며 용 대가리는 흰 색이다. 예수님이 입고 있는 겉옷은 흰 색이며 밤색깔의 점들이 있고 속옷은 푸른 색이다. 돛을 쥐고 있는 제자는 푸른 색깔의 옷을 입고 있으며 그 뒤에는 밤색 옷을 입고 있다. 그리스도의 후광에는 십자가형이 그려져 있기 때문에 제자들의 후광과 구별된다. 후광은 모두 금빛으로 가장자리에는 붉은 색깔 위에 흰 점이 박혀 있고 맨 가장자리는 검은 색깔로 분명하게 선이 그어져 있다. 바람에 날리고 있는 돛은 흰 색이 많이 섞인 고동색이며 전 배경은 우유빛이 섞인 푸른 바다이다. <역자 주>
작은「곤돌라」는 아무 조종도 없이 풍랑에 따라 이리저리로 흔들리고 있다. 우유빛 섞인 푸른 물결 위에 왼쪽 위에서부터 오른쪽 아래로 가파르게 경사진 파도가 일고 있다. 바람은 건너편에서 불어오고 있다. 이 조그만한 돛단배는 조종하는 대로 말을 듣지 않고 돛을 매어둔 끈은 제멋대로 휘날리고 있다. 노는 물 밖에서 마음대로 뛰고 있다. 이러한 불안 속에서도 열두 제자들은 아직도 신중을 잃지 않고 있다. 그들의 성광은 그들이 알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안전의 금방패이다. 앞쪽에 푸른 옷을 입고 있는 이가 베드로인 것 같다. 그는 돛을 힘껏 잡아당겨서 조종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베드로 뒤에 있는 제자는 자기네들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염이 없고 젊어 보이기 때문에 요한으로 간주된다. 모든 이들이 공포와 불안 속에서 휘날리고 있는 돛을 바라보고 있는데 요한만은 뒤를 돌아보고 있다.
그는 신뢰에 찬 표정으로ㅡ최후만찬 때에 예수님의 가슴에 기대는ㅡ예수님 뒷편에 앚아서 팔을 고이고 아무 것도 모르시는 양 깊이 잠들고 계신 예수님의 어깨 위에 조심스럽게 손을 얹고 있다. 이런 난리 속에서 주무시고 계신다는 것은 놀랄 일이다. 얼마나 피곤했으면 그런 난리 속에서 주무셨을까 하고 생각지 말아야 한다. 여기서 인간적이며 세속적인 힘과 한계를 넘어서 그분의 특출함과 전능을 보여 주려고 하는 것이다. 그들은 겁이 나서『스승님 스승님 우리는 죽게 되었습니다.』(루까 8장 24절)하고 부를 것이다. 그러면 예수는 즉시 일어나서 바람과 파도를 멈추게 하시어 잠잠하게 하실 것이다. 화가가 주께서 풍랑 속에서 주무시고 계시는 것을 묘사하지 않고는 주님의 권능을 강하고 확실하게 나타낼 수 가 없었을 것이다. 그분을 바라보면 바람과 파도를 그치게 하시고 제자들에게도 자신의 안정감을 준다는 것을 믿을 수 있다. 이것은 곧 죽음의 공포증을 갖다 준 물이 신앙과 성세로서 새로운 삶의 성사로 변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또한 세차게 불던 바람은 성신강림의 상징이기도 하다. 배를 타고 있던 이들은『노아의 방주에 들어가서 구원되었듯이』(베드로전서 3장 20절) 물로써 구원되었다. 배가 풍랑을 만나는 것이 우연이 아님을 높이 쳐들고 있는 꽁지와 깊숙이 물에 잠긴 머리를 보아서도 잘 알 수 있다. 여기 두 그림이 통합되어 있다. 첫째는『야훼께서 태풍을 바다 위에 내시리매 바다 가운데 폭풍이 대작하여 배가 거의 깨어지게 되었다. 요나는 배 밑층에 내려가서 누워 깊이 잠이 들었다.』(요나 1장 4절부터)
둘째는『야훼께서 이미 큰 물고기를 예비하여 요나를 삼키게 하셨으므로 요나가 삼일 삼야를 물고기 배에 있었다.』(요나 2장 1절)
『요나가 큰 바다 괴물의 뱃속에서 삼 주야를 지냈던 것 같이 사람의 아들도 땅 속에서 삼 주야를 보낼 것이다.』(마테오 12장 40절)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분은 그의 교회인 배가 이 세상의 바다를 헤쳐나가는 동안 마지막 날에 있을 무서운 환난 가운데서 깨어 있으며 바람과 물을 전능으로 막으시고 그들을 구원의 확실한 항구에로 또 하느님 집의 궁전으로 인도하실 것이다. 왜냐면『보라 여기는 요나보다 더 큰 사람이 있다.』(마테오 12장 4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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