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두 가지 태도가 있는 것 같다. 그 한 가지는 각자가 놓이게 된 환경에 잘 순응하고 잘 적응해서 순조롭고 혹은 고달픈 생활을 해 나가는 것이 그 하나고 또 한 가지 태도는 각자의 비전에 따라 각자의 강한 생명의 불꽃을 피워 짧고 혹은 긴 인생역정 속에 순간적으로나마 생명의 영원성을 누려 보려는 길일 것이다.
▲진리로 향하는 마음
그러나 뛰어난 성도들이 아니고서는 무명초로들에게 이 인생의 길을 분명하게 가르쳐 주는 이가 없다. 또 가르쳐 주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그릇과 능력이 없이는 그 인생의 길을 깨달을 수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먼저 우리 마음과 능력 속에 인생이 올바른 길을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릇과 능력을 성실하게 개발하고 만들어 놓아야 하겠다. 이것은 보통 각오로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인생의 어떠한 극한 상황에 부딛쳐 그것을 인내와 슬기와 노력으로 전심전력 개척해 나가는 곳에서만 육성되는 것이다.
인간이 감명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말로만 하는 이치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하는 행동 속에 있다.
눈에 보이고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그 행동은 곧 그 뛰어난 인간의 슬기로운 의지의 발현이라 하겠다.
지금까지 우리가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영원한 생명을 지닌 고전적문학 작품은 이 글머리에서 필자가 제시한 인생의 두 가지 태도 중 그 후자의 길을 택한 위대한 두뇌들이 기록한 것이다. 생이냐 사냐의 갈림길에서 영원히 살 수 있는 생명을 기록한 작품들은 제약된 말로 무궁한 것을 기록해 놓았기 때문에 독자는 첫째 그 위대한 혼백의 기록을 읽을 수 있는 그릇과 마음의 눈을 떠나야만 한다.『오 산다는 것의 이 강렬한 환희!』『사람의 생명은 단지 산다는 것 만으로 얼마나 훌륭하뇨!』『온갖 심정과 영혼과 관능을 영원한 환희를 누리기 위해 행사하는 것은 얼마나 어울리느뇨!』
(로버트 쁘라닝「싸울」에서)
목동 다위가 하아프를 키며 노래를 불러 절망에 허덕이는 왕을 구출해 내는 노래의 토막이다.
▲말과 행동과
인생은 그 생명의 불꽃으로 그가 사는 사회를 밝게 하기 위해 태어났으며 그 혼자 힘으로 안 된다면 사회를 밝게 할 수 있는 방향을 후대에 전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다. 그 표현 양식은 혹은 신앙으로 혹은 문학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모두가 외적 형식은 다르지만 궁극적의 목적은 똑같은 것이다. 극한 상황에서 죽음과 대결해서 승리를 거두려는 기백 없이 이 세상에서 이룩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다. 그 일은 반드시 인간 자신의 행동의 뒷받침으로만 가능한 것이다.
생의 뜻을 상실하하고 어둠을 헤매는 중생들에게 구원의 빛을 던져 주는 일, 생의 소중한 이치와 그 정신적 즐거움을 사람들에게 깨닫게 해주는 일은 성직자나 혹은 詩人이 생명의 피를 뿌려 신도 혹은 독자들에게 박력 있는 감명을 줄 수 있는 행동에 의해서만 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 말, 발성기관의 기능만 발휘하고 있는 말은 피차 시간 낭비다. 태고에 말(言語)은 진리를 가르쳤는데 인간의 영혼이 타락해서 천사의 음성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성실한 말은 행동의 부호(符號)이며 상승하려는 영혼의 계명이어야 한다. 그러나 교활한 인간은 이 신성한 말을 불의의 행동을 은폐하기 위해 사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많은 그 가장 나쁜 기능인 허위를 나타내게 되었다. 악마의 의사를 천사의 의사인 양 가장하는 간악한 지혜는 원래 인간의 것이 아니라 횡포한 그리고 영혼을 갖지 않은 맹수의 것이다.
옛 성인들의 이런 기특한 가르침을 어리석은 사람들은 집요하게 따르려 하지 않는다. 세속적인 지혜로 만사가 다 자기 뜻대로 되리라는 희망한 확신은「신은 사랑이다」란 계율의 세례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영국 태생으로 미국에 귀화했다가 작금 다시 영국으로 돌아간 노시인 W. H. 오든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언어가 부패했을 때 폭력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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