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의 목표
원래 문학이란 사람들이 사용하는 일정한 말을 통해 표현된 구체적 작품을 두고 말하게 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문학 위에는 일정한 언어 사용권의 지역명이 형용사로 불리게 마련이다. 국어로 된 국문학, 영어로 된 영국 문학, 독일어로 된 독일 문학 등.
문헌상에 남아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학 작품은 희랍어로 된 호머의「일리아드」「오딧세이」가 있지만 문학 작품은 그 저작된 말을 떠나서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또 필자의 능력 밖의 일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언급하는 것을 피하고자 한다.
필자는 이곳에 좁고 한정된 독서 체험을 통해 느끼고 또 깨닫게 된 영문학 작품에 나타난「신」혹은 기독교 정신을 극히 단편적으로 또 개괄적으로 말해 보고자 한다.
▲앵글로색슨의 성격
필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신앙이 두텁지 못하기 때문에 혹시 그릇 전하는 점이 없을까 하는 점이다.
영국 문학은 6·7세기경부터 게르만족 계열의 앵글족, 색슨족, 쥬우트족이 생활의 새로운 천지를 찾아 영국을 침범해 들어가 정착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속칭 앵글로·색슨족이라 부르는이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무쌍하였다. 앵글로·색슨족들은 험악한 기후와 싸우며 생활의 터전을 마련해야만 했다. 비록 해적 노릇으로 남의 땅을 침범했지만 자주 독립의 굳은 의지로 거센 운명을 인내와 노력으로 개척해 나갔다. 생명을 걸고 무섭게 설레는 바다를 넘어 몸을 의탁할 터전을 얻었다. 무력을 행사해서 억지로 남의 땅을 빼앗았지만 무력의 배후에 정의가 절대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그들의 운명은 6세기 말엽에 전파된 기독교에 의해 한층 심화되었다. 이때 각박한 땅, 고르지 못한 거친 날씨 등 악조건을 극복해 가며 또 한편으로는 경쟁자의 침범을 막으려는 고투 속에 그들이 자유를 갈구하려는 마음을 볼 수 있다.
즉흥적인 마음으로 세계를 희롱하는 것이 아니고 일정한 섭리로, 만물을 지배하는「워어드」(운명) 에게 충실하게 복종했다.「워어드」에 복종하면서도 인내성 있게 노력해 나가는 곳에 그들 후손인 오늘날의 영국인들이 엄격하게 법을 지키며 자유를 쟁취한 태도를 이미 엿볼 수 있다.
▲그 시의 유래
「앵글로·색슨」족이 그 발상지인 북구라파「스칸디나비아」에 있었을 때 거의 신앙적으로 품고 있었던 시인관은 원시적이고 신성미를 띤 것이었다. 즉 그들은 시를 그들의신「워든」의 소리라고 믿고 있었으므로 시를 쓰는 사람을「워든」신에게 직접 봉사하고 또「워든」의 뜻을 그대로 일반 사람들에게 전해 주는 은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북구라파 사람들이 시인을 카리켜「스칼드」라 한 것은 이 때문이다.「스칼드」란말은 원래 북게르만어로「고안한다」든가「만든다」는 뜻이다. 즉「워든」신의 뜻을 받들어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말을 고안해 주는 사람이란 뜻이다.
이렇게「앵글로색슨」족의 선조들은 시인의 직책에 대해 종교적인 해석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원시적인 시인관이 영국에 이주하게 된후 기독교의 감화를 받아 몹시 변하게 되었다. 즉 7세기 또는 8세기경부터 영국에 정착하게 된「앵글로색슨」족은 시에 대해 그들 선조들처럼 조잡한 종교적 해석을 하는 경향이 희박해지고 시의 아름다운 말과 선율을 만들어 내는 시인과 이미 딴 시인이 창작한 시를 음송하는 사람인 가인 (歌人) 사이에 될 수 있는 한 직업적인 구별을 설정하려고 생각했다.
「글리맨」이라 호칭되는 고대 영국 시인들은 국민들과 직결되어 있는 현실생활의 필요에 따라 시를 읊었다. 고대 영국시의 특색인 두운법은「글리맨」의 악기에 맞추어 부르기 위해 어조상 필연적으로 따르게 되었을 것이고 그 말 수효나 액선트 등으로 일정하게 정비되었던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순전히 구전된 허다한 고대 영국시는 기록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대부분 그 자취를 감추게 되었고 또 그 시의 주제가 남성 중심의 용감한 싸움에 관한 것이었으며 여성은 그 주제에서 등한시되었다.「앵글로색슨」족은 그들의 기억력을 극도로 존중하여 기록해 놓기를 수치로 생각했으므로 그 대부분이 영원히「리이스」강에 흘러가 버렸고 즉 소부분만이 성직자이던 필사자들의 의해 남겨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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